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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가을이 빛난 날 1

2017/11/25 가을이 빛난 날 1

 

오늘 동경은 맑게 개인 날이었다. 날씨가 좋은 주말에는 집안 일이 많다. 햇볕이 좋은 시간에 단풍을 보러 가야 하는데, 마음은 꽃밭에 가있다. 아침을 먹기 전에 이불과 베개를 밖에 넌다. 다음 주에는 친구가 온다고 해서 손님용 겨울이불도 꺼내서 바람을 쏘인다. 어제까지 비가 와서 베란다에 물이 고여 있고 땅도 젖어 있어 볕이 나도 날씨가 금방 따뜻해지지 않는다. 이불을 말려 가면서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으로 찐고구마에 된장국을 먹는다. 세탁기를 돌려서 옅은 빨래를 했다. 베란다의 공간을 적절히 배분하면서 이불을 한쪽으로 하고 빨래를 말린다. 밖에 나가고 싶지만, 이불도 말리고 빨래도 어느 정도 말려야 나갈 있다. 마른 이불은 들여 놓고 말리는 이불은 베란다에 남겼다. 손빨래도 해서 널었다. 빨래가 빨리 마르라고 계속 뒤적거린다.

 

올해는 여름에도 가을에도 비가 많이 왔다. 가을이 들어 주변 풍경이 예뻐지는 타이밍이 절정에 이르기 전에 갑자기 겨울이 닥치고 말았다. 요새 날씨는 가을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겨울 날씨다. 아직 몸과 마음이 겨울을 맞을 준비가 끝나지 않았다. 겨울이 온 것이 너무 갑작스러워 여름옷을 다 정리해서 넣고 겨울옷을 꺼내지도 못 했다.

 

주변 단풍이 가장 예쁠 시기가 이번 주말이 아닌가 싶다. 같은 단지에 사는 친구와는 다음 주말에 단풍을 보러 가기로 했는데, 다음 주가 되면 예쁜 단풍도 낙엽이 되어 사라질 것 같다. 일요일인 내일은 날씨가 나쁘다고 한다. 오늘 날씨가 좋아서 청소도 하고 싶었지만, 단풍을 보러 가느라고 못했다. 오늘은 가을이 빛나는 황홀한 날씨였다. 집안일을 마치고 12시가 되어서야 밖에 나갔다.

 

집 주변에서 빛나는 가을날을 찍었다. 단풍이 폭포수가 되어 나를 덮쳤다.. 예쁜 물감이 엎질러진 그림도 있었다. 모든 것이 빛의 조화였다. 절적 한 타이밍에 예쁘게 물든 단풍에 빛의 조명이 더해졌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단풍을 봤더니, 나도 단풍의 연못에 풍덩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언제까지나 형형색색의 단풍 연못에서 허우적거리고 싶었다. 색감에 홀리고 취한다는 걸 경험했다. 가을이 황홀하게 빛난 날이었다. 삭막한 겨울을 견디라고 미리 받는 선물인 것 같다.

 

오늘 찍은 사진을 올립니다. 사진은 제가 봤던 것만큼은 못하지만, 사진으로나마 제가 봤던 풍경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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