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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피곤한 학기말

2013/01/23 피곤한 학기말

 

오늘도 동경은 따뜻한 날씨였다.


어젯밤에는 집 창문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어서 날씨가 아주 추워질 줄 알았다오늘 아침은 예상외로 포근했다오늘은 아침 첫 교시 강의가 끝나는 날이다. 리포트는 채점을 마쳐서 가져갔고출석통계도 프린트해서 가져갔다학생들에게 확인을 하라고… 지난 주까지 10번 이상 결석을 해놓고 단위를 달라고 생떼 쓰던 여학생은 포기했는지 안 보인다. 지각해서 온 학생이 수업이 끝나서 취직활동 때문에 5번 결석했다고 선처해달라고 한다취직활동 때문에 결석한 증명을 가져오라고 했다나중에 가져온 걸 보니 어디서 인쇄 해왔는지 정체불명의 종이를 가져왔다이게 어떻게 취직활동과 관련이 있는지 알 수가 없다내가 봐서 너의 취직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서류라고 판단이 서는 걸 가져오라고다시 지시했다. 요즘 학생들은 아인지어른인지 구분이 안 간다. 그 학생이 추리닝 바람에 학교에 왔는데, 추리닝이 꽤 더럽다속으로는 얘야옷도 좀 따뜻하고 깨끗하게 입고 다녀라, 잔소리하고 싶지만 참는다취직활동해서 제대로 취직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학기말이라서 사무적인 일처리와 다른 마무리를 하면서 다른 선생과 수다를 떤다요새 '이런' 학생들이 와요그전에는 '그런' 학생들이 없었는데어떻게 해야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이런 게 나이를 먹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네요. 이런저런 말을 하면서 다른 선생들도 같은 문제로 고민을 한다는 걸 안다항상 학기말이 되면 피곤하고여러 가지로 마음이 복잡해진다이번은 무사히 평화스러운 학기말을 맞을 줄 알았는데 세상에 쉬운 게 없나 보다.

 

오전 중에 일 라운드를 마치고 점심으로 가져간 유부초밥을 먹고 도서관으로 갔다도서관에 가면 새로 나온 책이 있는 곳으로 간다운이 좋은 날은 읽을 만한 책이 많이 있다오늘은 운이 좋은 날이었다. 열 권쯤 책을 골라서 쫙 훑어봤다. 그리고집에 데려가서 읽을 만한 것을 엄선한다. 세 권이었다. 먼저 빌린 책을 반납하고 새로 책을 빌리려고 했더니 시험기간이라고 책을 못 빌린단다시험기간이 끝나길 기다려야지… 정신집중해서 책을 한 무더기 읽고 났더니 오랜만에 청소를 한 것처럼 상쾌하다가끔 정신집중 해서 단시간에 책을 몰두해서 읽다 보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전환이 된다.

 

학교에서 나와 이번에는 헌책방에 들렀다. 그리고 그림책인 잡지를 한참 봤다아주 성이 차게 실컷 그림책을 봤다한 권도 안 사면서… 그리고 강가를 지나공원을 거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심호흡을 하면서 집에 돌아왔다. 피곤함을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킨다공원을 거쳐서 오면서 겨울나무들을 찍었다.

 

마침 참새들이 저녁 미팅 시간이었는지 동네 참새가 다 모였다. 짹짹 시끄러웠는데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조용해졌다. 참새가 긴장을 했나 보다.

집에 와서는 아침에 열고 나갔던 창문들을 닫고 고구마를 쪄서 먹었다그리고 영양가 없는 드라마를 보면서 뜨개질을 한다이렇게 학기말에 싱숭생숭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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