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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총선이 있던 날

NHK 보도에 의하면 4월 15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는 127명으로 누계 2,446명이 되었다. 일본 전체로는 신규 감염자가 548명, 크루즈선을 포함한 누계가 9,433명이 되었다. 매일 발표하는 일본의 신규 감염자와 누계는 그냥 경향을 보는 자료로 참조하시길 바란다. 먼저 PCR 검사가 적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황을 반영하는 통계로 볼 수가 없다.

 

아베 총리에 관한 뉴스는 매일 빠짐없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 지지율이 떨어져서 다시 30%대로 내려갔다고 한다. 그래도 아베 총리가 하는 것에 비해 지지율을 항상 상당히 높게 나오는 걸로 보인다. FNN 프라임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2월, 3월, 4월에 걸쳐서 사람들의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코로나 19 감염에 대한 불안을 4월에 들어 95%로 최고조에 달했다. 2월에서 3월 사이에는 불안감이 줄어서 당시 매스컴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본만 코로나 19 감염을 억제하고 있다"라고 근거 없는 '자화자찬'을 해서 사람들은 믿고 있었다. 실은 코로나 19로 인해 3월 초순에 중국의 시진핑 주석 방일이 연기되고,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PCR 검사를 억제하고 '은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월 24일에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한 후 아베 총리를 비롯해 동경도지사도 직전까지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던 걸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갑자기 코로나 19에 올인하면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펼쳐나갔다. 아베 정권의 '코로나 19 대처를 평가하느냐'에 평가하지 않는다가 64%고 3분 2를 차지하고 평가한다는 29%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아이를 가진 30대 여성들이 높아서 82%라고 한다. '평가한다'가 가장 높은 사람들은 자민당 지지층으로 50%를 차지한다. 자민당 지지층도 아베 총리의 코로나 19 대처를 평가하기 어려운 모양이다. '비상사태 선언'을 평가한다는 65%로, 평가하지 않는다 29%다. '비상사태 선언'이 너무 늦었다가 83%라고 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휴직이나 수입이 준 세대에게 배부한다는 30만 엔 지원금에 대해 항의가 많고 아베 총리의 코로나 19 대책에 평가가 낮다. 이번에는 공명당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소득제한 없이 10만 엔씩 주는 걸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코로나 19 대책을 보면 어제 했던 말을 오늘 바꾸는 식이다. 국가예산을 집행하는 걸 생각하면 이렇게 간단히 내지르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아베 총리는 그렇게 한다. 다른 말로 하면 대책에 대한 기준이 뭔지도 모르겠고 형평성이나 예산 등과 어떻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하루 사이에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통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참고로 GDP 20%나 되는 108조 엔을 푼다는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는 것도 52%이다. 아마, 금액이 아니라 정책의 방향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오늘 이시다 준이치라는 배우도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TV 아사히 간판 앵커로 감염되어 입원하고 있는 도미카와 아나운서에 대해 평소에 '갑질'을 했다는 등 비난이 일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경향으로 인기 있던 사람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면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그런 의미에서 코로나 19 감염자가 많은 동경에서 지방으로 '동경 탈출'한 사람들에게 감염자가 없는 지방에서 경계하고 있다. 한국에서 우한에서 돌아온 교민에게 자가격리 시설에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데모를 보고 일본에서 같은 나라 사람에게 한국 사람들 왜 저러냐고 하더니 감염자도 아닌데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을 경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PCR 검사를 하면 좋을 텐데, 검사를 하지 않으니 서로 답답할 노릇이다.

 

욕먹을 짓을 한 국회의원 뉴스가 나왔다. 오늘 탈당계를 낸 입헌민주당의 다카이 의원이 비상사태 선언 후에 가부키초 '섹시 캬바쿠라'라는 풍속점에서 유흥을 했다고 한다. 한국에서 보면 룸살롱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비싼 고급 룸살롱에서 그렇지 않은 성매매로 이어지는 곳까지 다양하다. 입헌민주당 이미지가 실추하게 생겼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일본에서는 한국과 반대로 여당인 자민당에 관대하고 야당에 높은 도덕심을 요구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학교가 휴교를 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도둑이 도둑질하러 집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과 마주치는 일이 늘고 있다고 한다. 도둑이 아이를 보고 놀라서 도망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을 협박하고 목적한 도둑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집에서 지내면서 문을 잠그지 않을 걸 노려서 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웃지 못할 세태이지만 아이에게 험한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도둑이 아이를 보고 놀랐다고 했지만 아이는 얼마나 놀랐을까.

 

경찰학교에서도 코로나 19 감염이 발생했다. 여성 순사를 포함해서 3명이 감염되어 경시청이 경찰학교 1,119명을 기숙사에서 자가격리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일본에서는 병원에서 의사가 감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감염한 의사가 열이 나도 일주일이나 출근해서 일을 하는 식이다. 그래서 병원이 폐쇄되고 동료가 자가격리를 하게 된다. 의사의 경각심이 부족한 데서 발생하는 한편 감염자가 입원한 병원에서 마스크와 방호복 등 의료장비가 부족해서 환자를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서 '의료 붕괴'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의 '의료 붕괴'는 감염자가 많아서 만이 아닌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를 후생노동성 클라스터반 전문가가 밝히고 있다. 사람들 접촉이 80% 이하로 줄지 않고 그대로 가면 "중증 환자가 15-64세에 20만 명, 고령자 65만 명이 발생해서 전국 85만 명 감염자가 발생한다. 중증에서 치사율이 49%이다. 일본에는 인공호흡기가 13,000대 밖에 없기 때문에 41만 명은 사망하게 된다"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일을 쉬고 싶어도 쉴 수 있는 보상이나 노동환경이 없으면 쉴 수가 없다. 정부에서 그런 대안을 마련하고 기업과 조정해서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충분히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비하지 않고 갑자기 이렇게 '협박'해도 어쩔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동경은 맑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기온도 20도 이상으로 올라간 좋은 날씨였다. 개강이 늦어져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하게 될 모양이다. 카메라 울렁증이 있는 나도 온라인 강의에 대비해서 준비를 위한 강습을 신청했다. 다음주부터 강의라서 오늘이 마지막 강습회였다. 지난주에 신청해서 지시대로 오늘 시작하기 10분 전에 입장해서 기다렸다. 11:30에 시작하는 강습 시작 10분이 지나도 화면이 깜깜한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45분이 되어 처음 안내 음성이 나왔는데 끊겨서 전혀 모르겠다. 48분에 인터넷이 끊길 우려가 있다고 한다. 그동안 알아들은 내용은 그게 전부다. 50분이 되어 안내문 한 장이 화면에 나왔다. 52분에 오늘 강습 내용은 메일로 동영상을 보내겠다고 한다. 그런 공지도 어두운 화면에서 겨우 식별할 정도다. 나는 거기서 포기하고 나왔다. 30분 강습시간에 한 일을 다 메모한 내용이다. 12:30에 동영상을 첨부한 메일이 왔다. 나는 아직 강습내용 동영상을 보지 않았다. 오늘 오전에 할 중요한 일과가 정신적인 충격이라는 보너스를 안기고 이렇게 날아갔다. 온라인 강의를 서포트하는 업체에서 신청을 받아 정해진 사람과 시간에 온라인으로 하는 강습회다. 전문업체가 자기네 회사에서 하는 강습회도 못하는데 '컴맹'이 많은 선생들이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전문업체라고 지금 많은 대학에서 사용하게 되는 곳이 이런 것도 못한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 고등학교 방송반도 더 잘하지 않을까? '컴맹'인 선생들이 각자 사무실이나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할 수 있을까? 일본 정부의 코로나 대책처럼 대책이 없는데, 온라인 강의도 그냥 시작하게 될 모양이다. 

 

온라인 강습회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해소를 겸해서 야채를 사러 나갔다. 무인 야채판매에 갔더니 삶은 죽순이 있었다. 죽순 두 봉지, 파 한 단, 보라색 무 하나를 샀다. 마트에 갔더니 사람이 꽤 많았지만 살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 눈여겨봐 뒀던 머위가 나는 곳에 가서 머위를 많이 따서 다듬었다. 머위 잎과 줄기를 분리해서 줄기를 죽순과 함께 조렸다. 선거 개표 방송을 보려고 저녁을 일찌감치 먹고 유튜브를 켰는데 아직 결과를 알기에는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총선 투표율이 66%를 넘었다고 한다.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투표율, 열망이 아닐 수 없다. 한국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려고 한다. 꼭 당선되기를 바라는 후보들이 당선했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죽순을 먹으면서 투표 결과를 봐야지. '한일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일 잘하는 문재인 정부를 보고 싶다. 지금까지 미통당이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발목을 잡아도 시민과 힘을 합쳐 일을 진행했는데 일 잘하게 되면 얼마나 잘하는지 꼭 보고 싶다. 

 

한국에서 열망을 담고 총선이 진행된 날, 일본에서 코로나 19도 차분히 진행이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