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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학생

일교차가 심하다

2018/04/12 일교차가 심하다

 

오늘 동경은 기온이 급격히 올라간 더운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26도나 올라가서 정신이 없었다. 오늘은 여성학과 노동사회학이 있는 날이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라, 아침 저녁에는 쌀쌀하다. 집에서 나가서 전철을 타면 밀폐가 되어 덥고 답답하다. 전철에는 아직 냉방을 틀었다.

 

학교에 가는 길은 산이 보이고 나무가 많은 전원 지대를 통과한다. 멀리 산이 가지각색의 녹색으로 패치웍을 한 것 같이 예쁘다. 녹색이 다양하게 어우러졌다. 지금 이 계절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학교에 가면서 내일 만날 학생에게 문자를 했다. 오늘 취직 면접에 간다고 긴장해서 떨린단다. 내일 만나서 점심을 먹자고 했는데 점심시간에 바쁠 것 같으니까, 3교시가 끝나서 같이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방학이 끝나서 오랜만에 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학생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다

 

학기가 막 시작돼서 그런지 스쿨버스도 자전거가 달리는 속도로 달린다. 학교에 도착하는 게 늦어진다. 학생들에게는 수업에 가기 좋은 시간이라도 나에게는 시간이 부족하다. 자료를 카피하고 교실에 가도 늦다. 사정을 모르는 학생들이 보면 내가 성실하지 않게 보일 것이다. 다행히 수강생이 많지 않다. 지각해서 직원에게 안내를 받아 들어오는 여학생이 한 명 있었다. 얼핏 보기에 한국 유학생으로 보인다. 첫 강의라서 안내만 하고 끝냈다. 마지막에 감상문을 쓰라고 했더니 유학생이라서 잘 쓰지 못한단다. 그전부터 내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데 어리광이 섞여 있었다. 나는 기가 막혀서 유학생이던 일본인 학생이던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 유학생이면 일본인 학생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유학생이 졸업한 후에 일본에서 일할 때 외국인이니까, 못한다고 봐주는 것이 아니다. 한국 유학생은 선생이 한국사람이니까, 편할 줄 알았나? 그 자리에서 감상문을 쓰지 않겠다고 한다. 일본어를 잘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한국어나 영어로 써도 내가 읽을 수 있지만 그러면 일본에 유학한 의미가 없지 않겠어? 잘 쓰지 못해도 써야 한다고 했다. 이 강의를 안 들을 것 같으니까, 안 쓴다고 한다. 그리고 교실에서 나갔다. 지금까지 다양한 학생을 봤지만 이런 학생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더군다나 한국 유학생이다. 이런 학생이면 강의를 듣지 않는 게 좋다. 솔직히 놀랬다. 일본 학생들도 그학생의 당돌함과 무례함에 놀랐을 것이다.

 

점심시간에 서류를 처리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밀렸던 서류도 정리하고 3교시 수업에 들어갔다. 3교시에도 학생이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강의에 대한 안내를 하고 수업을 조금 했다. 수업을 마치고 스쿨버스를 타고 역까지 오는데 앉을자리가 없어서 서서 왔다. 스쿨버스는 자전거처럼 천천히 달린다. 날씨가 더운데 버스는 창문을 닫아서 사람은 많고 흔들리며 서있는데 정신이 혼미해지는 느낌이다. 역에서 앉아서 전철을 기다리다가 아는 학생을 만났다. 공무원 시험을 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다. 수다를 떨면서 왔다.

 

마지막 전철을 타기 전에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저녁거리로 여름에 먹는 냉면을 샀다. 집에 오기 전에 가까운 대학에 들러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아침부터 오늘 새로 신은 신발이 좀 불편했다. 학교에서 가져온 자료에 등에 진 짐이 더 무거워진 상태에 날씨는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덥다. 아침에 입었던 재킷도 한 장은 손에 들고 저녁거리도 손에 들어서 불편한 신발로 산에 있는 학교를 향해서 걸으니 곡예를 하는 기분이다. 그래도 학교에 갔더니 직원이 내 도장을 받으려고 두 명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도장을 찍고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왔다. 신발이 불편하지 않으면 찬바람을 쐬면서 걸어오고 싶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길에 널브러지지 않고 무사히 집에 돌아온 것이 다행이다. 하루를 지내는데 모험 여행이라도 다녀온 것처럼 파란만장하다. 날씨가 너무 들쑥날쑥해서 사람들이 다 지쳤다.

 

사진은 하얀 동백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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