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17 아베 정권의 민낯
오늘 동경은 겨울이 돌아온 것 같이 추웠다. 기온이 낮은데다가 저녁이 되자 비까지 와서 완전히 겨울 느낌이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내일도 오늘과 같은 날씨라고 한다. 내일도 춥다는 것이다.
오늘 같은 과목 강의가 2교시와 3교시에 두 개 있었다. 2교시는 수강생이 적고, 3교시에는 교실이 넘친다. 2교시에는 교실이 더워서 환기선을 틀었다. 3교시에는 학생이 많아서 교실이 뜨겁다. 더워도 창문을 열면 추워서 창문을 닫고 수업을 했다. 학생이 많고 실질적 수업은 처음이라, 신경을 집중해서 강의가 끝나니 걷잡을 수 없이 피로가 몰려온다. 집에 오고 싶어도 기운을 차려야 움직일 수가 있다.
수업을 마치고 다음 강의를 준비하고 엽서도 두 장 써서 돌아오는 길에 우체통에 넣었다. 오늘 점심시간에 학생이 시골집에 갔다가 할머니가 반찬을 만들어 줬다고 가져왔다. 떡도 많이 가져왔다. 산나물과 야채에 닭고기를 넣은 조림에 도넛과 오이절임도 있었다. 점심에는 삶은 달걀과 두부로 요기를 했다. 이스터에 쿠키를 구워서 가져오던 교수님이 퇴직하셨는데 오늘도 같은 쿠키가 있었다. 퇴직한 교수님이 만들어서 보내셨다고 한다. 나는 종류별로 쿠키를 덜어서 먹었다.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렀다. 마트에서 살 것이 없어서 한 곳에서 달걀을 사고 과일을 사서 돌아왔다. 저녁으로 치킨 수프를 데워서 먹고 학생 할머니가 보낸 야채조림을 먹었다. 도넛도 두 개 먹었다. 너무 많이 먹었다. 도넛은 내일 점심 도시락으로 가져가도 되겠다. 학생 할머니가 반찬을 만들고 먹을 것을 챙겨 보낸 것이 고마워서 더 맛있게 느껴진다.
점심시간에 동료와 지금 아베 정권의 상황에 대해 의견교환을 했다. 어제 재무성 사무차관의 성희롱 기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해서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야말로 아베 총리 친구인 저널리스트 야마구치의 성폭행과 세트로 현정권 권력 중추의 여성관과 도덕관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것에 동의한다. 이런 사태가 정권을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런 현상은 아베 정권 만이 아니라, 일본 대학이나 기업도 마찬가지다. 권력의 핵심이 부패해 있어 건전한 상태가 아니다. 아베 정권의 가장 큰 리스크는 다름 아닌 자신들이다. 부인을 비롯해서 측근이라는 주변 인물들이 권력을 등에 업고 범법 행위들. '아름다운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의 실체가 무엇인지 아낌없이 보여준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아베 정권의 행태가 일본 본연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자한당과 일베가 정권을 잡았다고 보면 된다. 일본 사람들도 사태가 진행되는 것을 남의 일처럼 지켜보고 있다. 어디까지 가려나?
나는 아베 정권이 갈 데까지 가야 한다고 본다. 어중간하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가야 다음 막이 열릴 것이다. 권력이 집중해서 이런 사태를 만들어 낸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아니면 부패한 것에 대한 정화도 못하고 건전한 변화를 이끌어 내지도 못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극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자민당이 아닌 다른 당이 정권을 잡기가 힘들다. 자민당에서 힘을 가진 세력은 현 정권과 오십 보 백보로 세습 정치가이기에 별다른 대안이 있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의 부패와 타락은 더 이상 은폐하지 못할 정도로 드러나고 말았다. 전에는 언론을 장악해서 좀 더 은밀히 감출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여력이 없어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언론이 건전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쨌든 잘 된 것이다. 일부 아는 사람들만 아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아베 정권의 실체를 알게 되었으니까.......
아베 총리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서 미국에 갔다. 미국에서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일본 국내에서도 기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정권연장에 필요한 영양제를 가져올 수 있다면 성공인 것이다. 영양제가 있다면 각종 은폐와 조작으로 너덜너덜해진 정권도 수명을 연장할 것이다. 그러면 일본이 더 망가지겠지. 에효.......
사진은 어제 찍은 신록과 등나무 꽃이다. 등나무 꽃이 벌써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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