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5 문제학생
오늘 동경은 이상한 날씨였다. 아침에는 화창하게 맑고 햇살도 강했었다. 나는 일기예보를 보면서 빨래를 했다. 아침에 큰 담요를 빨아서 널고 외출했다. 날씨가 좋을 것 같아서 작은 담요도 세탁기에 넣었다. 외출한 사이에 빨아서 오후에 말릴 심산이었다. 근데 외출했더니 갑자기 빗방울이 비추는 것이 아닌가. 아직 일을 보지 못했고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 널어놓은 담요가 젖을까 봐 조바심이 났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집에 왔더니 비가 오지는 않고 날씨가 좋아졌다. 큰 담요를 걷어들이고 작은 담요를 널어서 거진 말라가는 참에 천둥이 우르릉 쾅쾅거린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가랑비가 내렸다. 하늘은 여전히 밝았다. 밖에 널었던 빨래를 안에 들여놨다. 저녁이 되니까, 석양이 강하게 빛났다. 낮에는 약한 안개가 낀 것 같지만 밝은 날이었다. 날씨가 헷갈리는 요상한 날씨였다.
요새 사진을 찍은 것이 없어서 블로그를 좀 쉬고 있었다. 이번 주 사건은 수업에 문제학생이 있어서 골치 아팠다는 것이다. 화요일 수업에 처음으로 등장해서 맨 뒤에서 능글능글하게 반말을 하면서 수업에 임하는 태도에 진지함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도저히 대학생이라고 볼 수가 없는 대학생이 아니라, 길가에서도 피하고 싶은 불쾌감을 조성하는 아저씨 포스였다. 거기에 다른 4학년 여학생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다. 4학년 두 명이 수업을 망칠 것 같다. 큰일이다. 앞으로 갈 길이 막막하다. 그 날 수업이 끝나서 머리가 아프고 피곤했다. 여차하면 그 수업을 망친다.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수요일 도서관에 가서 몬스터 회사원에 관한 책을 빌어왔다. 내가 보기에 문제학생은 몬스터학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몬스터학생에 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에게 문제학생을 대처하는 방법을 물었다. 학생에게 관심과 압력을 가하면 그런 학생들은 수업에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기본적으로 수업에 제대로 참가할 의욕은 전혀 없고 넘치는 에너지로 수업을 방해해서 수업을 망치는 것이다. 몬스터학생으로부터 다른 학생을 보호하고 수업도 제대로 해야 한다. 골치가 아프다.
금요일 수업에 들어갔다. 문제학생은 다시 맨 뒤에 앉았다. 처음에 지난 번 수업에서 했던 걸 복습하고 한 명씩 체크하기 시작했다. 출석부에 적힌 순서에 따라 문제학생을 첫 번째로 지목했다. 4학년이니까,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달라고 했다. 예상대로 엉망진창이었다. 다른 학생들이 하는 걸 잘 들으라고 했다. 다른 학생들은 문제학생보다 훨씬 더 잘했다. 마지막에 문제학생에게 물었다. 다른 학생들이 하는 걸 보니까 어땠냐고. 다른 학생들이 참 잘했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꼭 같은 수업을 받았는 데, 왜 다른 학생들과 차가 나는지, 앞으로 좀 열심히 하자.
수업을 진행하는 데, 내가 보지 않을 때는 전혀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내 시선을 느끼면 서둘러 수업에 참여하는 시늉을 낸다. 참지 못해서 지적했다. 아주 요령 있게 하는 것 같은 데, 요령이 나쁜 것이라고. 그러면서 물어봤다. 4학년이 왜 이 수업을 듣느냐고? 같은 과목을 세 번이나 떨어졌단다. 그러면 그렇지. 근데 왜 다시 듣느냐니까, 과목자체는 좋아한단다. 내가 실은 아주 골치가 아파서 고민했어. 내가 골치가 아플 정도면 다른 선생들에게 정말로 힘들었을 거야.. 우선 자리를 항상 내 시선이 닿는 앞자리에 앉아. 지금이라도 옮길까요? 그래, 지금 옮겨. 그리고 교과서도 빨리 준비하고 지시한 대로 복습과 예습을 해.
그런데 수업을 진행하는 데, 문제학생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태도와 얼굴이 달라졌다. 맨 뒤에 앉아서 능글능글하고 징그럽게 쳐다보던 아저씨 같은 학생이 돌변했다. 눈을 반짝 뜨고 진지한 태도를 보이자 전혀 다르게 보인다. 같은 인간이 이렇게 돌변하는 것도 부담스럽고 당황스럽다. 어쨌든 말을 하면 들으니까, 대화를 하면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업이 끝나니까, 확 피로가 몰려왔다. 아무래도 긴장하니까 피로감이 다르다. 문제학생과는…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