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3 봄이 왔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오는 기온도 낮은 날씨다. 어제와 그저께는 최고기온이 29도나 되는 더운 날씨였다. 그저께는 기온이 높아도 습도가 낮아서 쾌적했다. 어제는 같은 기온이면서 습도가 높아서 아주 괴로운 날씨였다. 화요일에 수업을 하면서 몇 번인가 쓰러질 뻔했다. 그래서 어제는 교실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 주는 황금연휴가 끝나서 본격적으로 일을 하는 주간인 것이다. 요즘 일교차가 심한 날씨에 약속이 많아서 피곤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고 한국 대통령이 정해진 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드디어, 봄이 왔다. 요새, 며칠사이에 느낀 것은 대통령이 이렇게 중요한 인물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대선 투표가 있던 날, 하루 종일 마음은 콩밭에 간 상태로 일을 했다. 솔직히 문재인 후보가 당선하지 않으면 한국의 혼란이 계속될 것 같아, 돌발적인 사고가 날까봐 걱정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예상대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 만에 하나, 뭐가 잘못돼서 홍준표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당선되는 일이 발생하면 한국은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다. 내가 찍은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사회에 혼란이 가중되면 안 된다. 한국사회나 국민들도 이미 지친 상태라, 너무 힘들어진다.
저녁부터 오마이뉴스TV를 통해 개표중계를 봤다. 궁금한 것은 투표율과 문재인 후보의 득표였다. 출구조사부터 문재인 후보 당선이 유력했다. 당선은 당연하지만, 압도적인 득표이길 바랬다. 결과적으로 투표율도 예상보다 낮았고, 득표도 낮았다. 무엇보다 놀란 것은 홍준표 후보의 득표였다. 설마, 세상에…… 보수표가 유승민 후보에게 더 갈 줄 알았다. 그런데, 홍준표 후보가 2위였다. 안철수 후보가 3위, 유승민과 심상정 후보가 거의 비슷하다. 심상정 후보의 선전이었다. 유승민 후보는 예상보다 표를 못 받았지만, 좋은 인상을 남겼다. 보수를 지지하지 않지만, 유승민 후보를 주목하고 있다. 제발, 건전한 보수가 좀 더 발전하길 바란다.
개표 중계를 보다가 11시 반이 지나 문재인 후보 당선이 확실해 지면서 광화문에서 당선 소감을 말한다. 첫 마디가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었다. “사랑하는”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상투적인 수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들렸다. 언제까지나 기억하고 싶은 감동적인 '울림'이었다. 광화문에 모인 지지자(국민)에게 한 첫 마디가 자신을 선택해준 국민을 향한 ‘사랑 고백’이었다. 물론, ‘촛불 혁명’을 거친 대선에서 국민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 그걸 ‘사랑’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하기에는 지지자를 비롯한 국민의 조용하면서 뜨거운 열망이 있었다.
대통령 당선 이후가 놀랍다. 지금까지, 무능한 지도자에 도둑과 사기꾼, 미친 사람까지 대통령을 모신 경험을 가져서 그런지 기대치가 낮았다. 정치가들이 선거전 공약은 선거가 지나면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부도를 냈다. 그렇게 사기꾼들에게 속고 살아온 세월이 길어서 공약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자신이 했던 공약들을 지킬 모양이다. 대통령이 바뀐 것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줄 몰랐다. 드디어, ‘진짜’가 등장했다. ‘준비된’이라는 말도 단지 선거전략용 수사가 아니었구나, ‘든든한’이라는 말도 정말 실감이 난다. 단 며칠임에도 불구하고 ‘준비된’ 것이 실감나고,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믿음이 간다. 나도 내가 대통령의 동정을 열심히 살펴 볼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다. 연구대상이라면 몰라도, 특정 연예인에게 꽂힌 적도 없는데, 이번 주는 문 대통령의 동정을 보면서 행복함을 느낀다. 새삼스럽게 ‘투표’가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내가 찍은 대통령이니까,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생각이다.
오늘 오블지기와 카톡을 해서 안 것은 ‘달님’이라는 애칭이다. 나도 앞으로 ‘달님’을 쓰려고…… 봄이 왔다. 생각해 보니, 정말로 오랫동안 얼마나 기다리던 봄인가. 우리 모두의 ‘달님’ 대통령 당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