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20 미국과 일본의 인종주의
오늘 동경은 정말로 오랜만에 햇빛이 났다. 지난 블로그를 보니 거의 열흘만에 햇빛이 난 것 같다. 아침부터 날씨가 맑았다. 일기예보에는 저녁에 비가 오는 걸로 되어있었지만, 아침에 맑았다. 어제도 비는 오지 않았지만, 날씨가 흐려서 어두컴컴했다. 그동안 날씨가 흐리고 매일 비가 왔다. 그러니 더운 것은 둘째치고 햇빛이 났다는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아침에 빨래를 하고 이불을 널었다. 낮에는 산책을 겸해서 수박이 나왔는지 농가와 야채 무인판매를 돌았다. 아무런 수확이 없이 돌아왔다. 오늘은 주말이라, 집에서 쉬는 날이다. 날씨가 좋아서 청소를 하려다가, 그냥 쉬기로 했다. 맑았던 날씨가 저녁이 되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폭우가 한시간 이상 퍼부어서 매일 비가 조금씩 내리던 것 보다 훨씬 비가 많이 내렸다. 지금 내가 사는 주위는 고온다습한 관계로 버섯이 왕창 났다. 땅의 물기가 마를 날이 언제일지.......
지난 8월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폭력시위에 맞선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차량이 돌진해서 사상자가 발생한 이후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우월주의자의 폭력시위에 바로 맞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일어났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에 대한 미국 정부와 시민들의 반응이 문제다.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의 폭력시위가 신나치주의와 관련이 있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말았다. 그에 대해 독일의 매르켈 총리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지탄을 했다. 그 지탄은 백인 우월주의자를 향했다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세력인 백인 우월주의자에 대해 비판적인 코멘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반발로 다시 코멘트를 바꾸고 또 바꿔서 사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변 사람들은 태도를 확실히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력을 넣었다. 정계와 재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고 오늘은 극우 성향의 측근이었던 배넌 씨가 경질에 이르렀다. 그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극우성향의 측근으로 백인 우월주의자를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대표 같은 심볼릭 한 인물이기도 하다.
백인 우월주의자의 대두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렇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데모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지지율도 오르지 않았다. 백인 우월주의 그 자체가 미국의 역사의 '흑역사'라고 할 수 있는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마, 미국이 가장 극복하고 싶은 과제이기도 한 것을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부활' 시킨 셈이 되고 말았다. 거기에 신나치주의라는 독일의 '흑역사'이면서 유럽의 '흑역사'까지 더한 상상하기도 싫은 '최악'의 버전이 나왔다. 이 것에 대해 정계를 비롯해 재계에서도 들고일어난 것은 당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자가 자신의 지지기반이기에 비판하기가 어렵겠지만, 미국 사회가 파괴되고 국가가 망하는 길이다. 단지, 대통령의 지지기반이라는 문제가 아닌 국가, 인류가 지향해온 역사를 역행하는 것이기에 도저히 찬성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으로 보는 한국 신문만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일 이후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 느낌이 든다.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백인 우월주의자의 폭력시위는 일본에서 일어나는 '헤이트 스피치'와 같다. 예를 들어 재특회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활동을 암묵시하며 지지했던 정권과 결부된 것이었다. 아베 정권의 각료들도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과 지지기반이라도 주변에서 백인 우월주의를 용인하지 않고 명확히 비판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일본 사회에서 모두가 침묵했다는 것이다. 즉, 용인했다. 몇 년이나 지나서야 '헤이트 스피치'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등장한다.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는 법안이 10년 후에 생겼지만, 이것은 규제하는 시늉만 하는 것이다.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는 단지 '조선인(한국인)'을 향한 것이 아닌, 일본의 마이노리티를 향한 것으로 확산되었다. 미국의 '노예제도'는 아니지만,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역사적인 경위로 행해졌던 민족차별이 다른 형태로 새로운 '시민운동'을 가장해 교활하게 이루어졌다. '시민운동'을 가장해 사회적 약자를 공격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자신들의 사회를 파괴하는 행위다. 이런 것을 정부가 용인했다는 것은 어떤 말로 정당화해도 제대로 된 정치가 될 수가 없다. 자신들이 행한 것은 자신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백인 우월주의자가 멤버인 밴드 이름이 '헤이트 스피치'라는 걸 읽었을 때, 그들에게 일본이 부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나라에도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정치 세력화한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정권이 묵인하고 그런 세력을 이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일이다.
일본 사람들은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 자신들 사회에서 자행되었다는 걸 모르겠지? '민족차별'이 '인종차별'이라는 걸 모른다. 설마, 지금 이 시대에 케케묵은 '민족차별'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른다. '인종차별'은 외국인이 별로 없으니까, 있으래야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 어디를 향하는지 관심을 갖고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 '인종차별' 반대!
사진은 매미가 나온 구멍에 매미가 갖 탈피한 것을 중심으로 올린다. 매미가 탈피했을 때는 아직 연두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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