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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미소지니와 제노포비아

일본 대학생, 심각한 '혐한과 혐중'

10월 10일 NHK에 따르면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249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7,56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21명으로 사망률 1.52%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68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89,766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641명으로 사망률 1.82%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72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61명이고 해외유입이 11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24,548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430명으로 사망률 1.75%이다. 

 

근래 한 달 단위로 동경도와 일본, 한국의 확진자 누계와 사망자 누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동경도                        일본                       한국

6/10 확진자 누계           5,426                    18,018                  11,902               

6/10 사망자 누계            311                        935                      276 

7/10 확진자 누계           7,515(+2,089)       21,910(+3,000)       13,338(+1,486)

7/10 사망자 누계            325(+14)               995(+60)                288(+12)

8/10 확진자 누계          16,064(+8,549)        50,461(+28,551)      14,626(+1,288)

8/10 사망자 누계            334(+9)                 1,066(+71)               305(+17)

9/10 확진자 누계          22,444(+6,380)         74,738(+24,277)      21,743(+7,117)

9/10 사망자 누계             379(+45)               1,429(+363)             346(+41)

10/10 확진자 누계         27,569(+5,125)         89,766(+15028)       24,548(+2,805)

10/10 사망자 누계            421(+42)               1,641(+212)             430(+84)

 

일본은 7-9월에 걸쳐 확진자가 많이 늘었고 사망자도 는 추세이다. 한국은 8.15 집회로 인한 감염 확대와 그에 따른 사망자 증가가 너무나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개천절에 차벽을 설치해서 집회를 할 수 없게 한 것과 어제 한글날 집회가 허락되지 않은 것은 정말로 다행이었다. 한국 언론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침범하는 것처럼 쓰고 있지만,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다. 

 

오늘 관동지방에 상륙할지도 모른다는 태풍은 유턴을 해서 남쪽으로 갔다고 한다. 그래도 날씨가 춥고 계속 비가 오고 있다. 큰 비는 아니지만 며칠이나 계속 오고 있다. 나는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11시가 넘어서 하루의 반이 지나고 말았다. 평일에는 수면이 부족한 상태라서 주말에 정신없이 잔 것인지 비가 오고 추워서 일어나지 못한 건지는 모르겠다. 오후에 들어온 뉴스로  "북한 조동당 창건 75주년 김정은 연설 주요 내용"이라는 제목 기사가 떴다(news.v.daum.net/v/20201010200642467). 거기에는 "사랑하는 남녘 동포들에게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굳건하게 손 맞잡길 기원한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북한 연설이나 보도를 들을 때, 기가 막히는 워딩을 본다. 이번 연설 내용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서로의 힘든 상황을 위로하는 문구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화답하는 것으로 보였다. 정말로 남북한이 손 맞잡고 나갈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절실한 것은 남북한이지 다른 어떤 나라도 아니다. 남북한이 손을 잡고 같이 나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기쁜 뉴스였다. 

 

어제 내가 담당하는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으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왔다는 메일이 왔다. 3일 전에 온 메일이었는데 자주 로그인하는 계정이 아니어서 모르고 있었다. 어제 그 메일을 읽고 한마디로 '멘붕'이 오고 말았다. 메일 내용에는 작년에도 강의 내용에 관해 '한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하는 걸 문제시하고 있었다. 학생이 과목 내용과 상관이 없는데 자꾸 '한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한다는 것이었다. 물론, 교무위원은 강의 내용을 모른다. 학생의 컴플레인을 듣고 나에게 확인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작년에 지역 연구 호주라는 과목에서 '아시아계 이민'의 역사에 대해서 '중국인 이민'을 사례로 강의했다. 그 내용에 대해서 골드러시 때 중국인 이민에 대한 차별과 배척이 '백호주의'를 형성하게 만든 계기이기도 하면서 근래 호주 이민에 중국인, 특히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서 빼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호주의 '아시아계 이민'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었지 중국에 대한 내용이 아니었다. 그래서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라, 호주의 문맥에서 강의하는데 '중국인 이민'이 사례였다는 설명을 했다.

 

이번에는 과목과 상관이 없는 '한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하고 실라버스와 상관없이 강의를 진행한다는 컴플레인이 들어갔다고 한다. 어제 메일로 학생들이 과제에서 질문이 들어온 것에 대해 피드백을 통해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학생들이 1학년 때 내 강의를 듣고 동아시아에 대한 과목을 듣는 학생들이 질문한다. 근래 학생들이 '한국과 중국'에 대한 반발심이 강해서 어쨌든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듣기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다음 주에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물어보겠다. 학생들의 질문이 들어와도 '한국과 중국'에 대해 언급하면 불편하다는 학생이 있으니까,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좋은지, 아니면 피드백 자체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물어보겠다고 했다. 나는 피드백을 하지 않으면 훨씬 더 편하다.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나처럼 피드백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정말 드물다. 학생들은 아침 첫 교시 강의에도 다른 학생이 쓴 내용과 피드백을 듣고 싶어 지각하지 않는다. 내 강의보다 피드백 내용에 관심을 가지고 중시하는 학생이 많을 정도다. 내 피드백은 더 넓은 의미에서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 설명하고 깊이 분석하기에 다른 곳에서는 얻을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 걸 통해서 학생들이 자국인 일본 상황이나 정치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도 일본 언론에서 알리는 왜곡된 내용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실라버스와 상관없이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훨씬 더 귀찮고 어렵기에 실라버스에 따라 강의한다. 단지, 강의 진행에 따라 조금 밀린다던지 전후하는 일은 있다. 기본적으로 실라버스에 따라 강의를 하기에 실라버스와 상관없다는 것은 사실이 다르다. 내가 '멘붕'이 온 것은 단지 사실관계 확인이나 컴플레인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학생은 강의를 따라오지 못해서 단위를 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작년과 올해 같은 학생이 컴플레인을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올해 컴플레인을 한 학생도 강의를 따라오지 못하는 걸로 본다. 거기에 무조건 '한국과 중국'에 관한 걸 듣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일본 사회가 얼마나 '혐한과 혐중'이 심각한지 알려준다. 강의 문맥이나 학생의 질문에 답하는 피드백이나 상관없이 '한국과 중국'에 대해서 듣고 싶지 않다는 심리다. 더 나가서 한국인에게 강의를 듣는 것도 싫은 게 아닐까? 지금까지 강의를 해서 학생들이 컴플레인을 할 때는 강의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걸 한다. 이런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수업에 따라오지 못해서 단위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다. 근래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걸 이유로 삼는 학생들도 있다. 왜 한국인에게 강의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이다. 금요일 강의에서 학생 질문이 아주 개인적인 것이라서 피드백을 통해서 왜 그런 걸 알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한국인이라거나 개인적인 신상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이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강의를 하는 거다. 요새 스가 총리가 어떤 집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학교가 어쩌고 하는 것이 일본에서 유행이라 묻는 것인지 모르지만 내가 그런 걸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연구나 캐리어에 관해서는 얼마든지 알려준다. 개인적인 신상을 왜 묻는 걸까? 나도 학생의 개인적인 신상에 관해 묻지 않는다. 

 

예전부터 일본에서는 대학이라도 외국인 특히 한국인이나 중국인을 비롯한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심했다. 하지만, 그런 걸 노골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분위기였다. 21세기에 들어와서, 특히 아베 정권 이후는 '혐한과 혐중'이 국책과 같은 수준이라서 일본 사회 전체가 그런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애국적인 국민들이 국책을 따르고 나라 전체가 그런 분위기에 언론에서 매일 같이 '혐한'을 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같은 분위기가 된다. 대학생이나 그 부모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 대학 선생들도 그런 걸 예사롭게 표현하는 것이 드문 현상이 아닌 세상이 되고 말았다. 그런 한편, 대학이나 사회에서는 각종 '해러스먼트'에 대해 민감해졌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국책처럼 이웃국가를 혐오해서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 자신들 사이에 벌어지는 혐오에 대해서는 민감하다는 더블 스탠더드가 아무런 모순이 없다. 아니, 일본은 항상 더블 스탠더드이기에 아주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요새 새로운 경향으로 학생이 선생을 '마운트'하기도 한다. '마운트'는 자신이 우위를 선점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공격해서 제압하는 것이라고 한다. 격투기 경기나 경찰이 범인을 잡는 경우가 아닌 이상 인간관계에서 하면 안 되는 행위이다. 이번 학기에 학생이 나에게 '마운트'를 하고 있는 케이스도 있다. 나는 대학에 그 사실을 알리고 상담할 것이다. 우선, 나만 당하고 있는 게 아니라, 대학에 알려서 문제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문제가 더 커져서 대처하기에도 대학에서 대처하도록 요청할 생각이다. 학생은 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걸 개인적인 문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학생들은 사회인이 돼도 문제가 있다. 지금 일본, 대학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기에 전혀 놀랍지가 않다. 너무나 심각한 '혐한과 혐중'으로 일본 전체가 혐오로 오염된 느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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