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의 망상이라는 걸 알았다. 어젯밤에 한겨레 뉴스에 속보가 떴다. 일본 NHK 뉴스에서 한국에 수출한 것을 재료로 '사린 가스'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한국이 '사린 가스'를 만든다는 거네. 아, 극우적 상상력이었구나. 그리고, 승패가 보였다. 일본 정부, 특히 아베 정권은 허점이 많다. 아베 총리가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거짓말도 아주 쉽게 한다. 조작질을 너무 많이 해서 뭐가 진실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일본에서 통한다고 한국이나 국제사회에도 통할 줄 아는 모양이다.
오늘 동경은 오전에 흐렸다가 오후가 되어 약간 맑아졌다. 맑은 날씨가 반갑고 고마울 정도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의 연속이었다. 첫 교시 강의를 마치고 다음 주 수업 준비를 하고 감상문 채점도 끝냈다. 도서관에 와서 앞에 앉아 간단히 점심을 먹고 도서관에 들어갔다. 월요일에 도서관에 가지 못해서 새로 온 책이 궁금했고 반납할 책도 있었기 때문이다. 볼만한 책이 두 권 밖에 없어서 서둘러 읽고 책을 반납하고 나왔다. 야채 무인판매에 들렀지만 살 것이 없었다. 집에 와서 가방을 내려놓고 긴소매 셔츠와 긴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비닐봉지 몇 장에 과도를 들고 버섯을 캐러 나갔다. 지난 토요일부터 버섯을 찾는 것이 재미있을 정도로 내가 사는 주변에 버섯이 있었다. 모기에 물려 가면서 바로 집 앞과 근처에서 엄청난 양의 버섯을 캤다. 썰어서 말리라는 말도 들었지만, 날씨가 나빠서 말릴 수가 없다. 냉동을 하는데 냉동고가 가득 찼다. 내일 먹을 것은 냉장실에 내놓았다. 요새 매일 집 주위에서 캔 버섯을 먹고 있다. 포르치니라는 버섯만 캐고 있다. 알고 보니 내가 포르치니 버섯 밭 가까이에 살고 있었다. 가끔 이런 행운도 있어야지.
첫 교시가 '아시아 사회론'이라는 과목이다. 지난주 학생들이 한국과 일본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한 해설을 듣겠다는 것도 없고 감상문도 저조했다. 오늘 아침에는 학생들에게 이런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지금 학생들의 공통된 의식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의식적으로 한국에 관한 것을 피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분은 앞으로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내가 하는 해설은 일본 어디에서도 들을 수가 없다고 했다. 학생들은 자기네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고 싶지 않다. 눈치로 한국에 또 나쁜 일을 하고 있는구나 하고 여기는 모양이다. 한국, 아니 주변 국가와의 '갈등'에 지친 모양이다.
나는 신문이나, 다른 보도를 보고 내가 느끼는 것과 차이가 있으면 금방 주변에서 확인한다. 오늘 일본 신문, 닛케이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사람들 70%가 20대 젊은이라고 나왔는데 학생들에게 확인차 거수해달라고 했다. 일본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신조이기 때문에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아도 나는 개의치 않고 여러분의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 먼저,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사람 손을 들라고 했더니, 의외로 손을 드는 학생이 없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나중에 감상문에 쓰겠지. 신문에 지지층 70%가 20대 젊은이라는데, 이상하잖아. 그러면 아베 총리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 거수하라고 했더니 약 3분 1 정도가 손을 든다. 어떤 학생을 일어서기라도 할 것처럼 번쩍 손을 든다. 일본 학생들 이렇게 손을 드는 일이 없는데 적극적으로 손을 든다. 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일본의 20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충 분위기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다. 대학에서 느끼는 것은 아베 총리를 지지하는 학생은 소수로 '넷우익'과 비슷한 의견을 가졌다. 일본의 '넷우익'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사회를 장악한 느낌이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지난번 감상문에 딱 한 명이 일본이 한국에 수출규제를 한다는 쓴 학생이 있었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수출규제라고 하지만 경제 보복이고 사실은 한국을 망하게 하려고 작심하고 폭탄을 던졌다. 이건 전쟁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국가 간에 티격태격 다투는 일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을 망하게 하려고 작심해서 공격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다. 무엇보다 이번 일이 끝난 다음에 양국 간에 '우호'를 바라볼 수 있겠나?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한다는 것은 '적대시'한다는 뜻이다. 여러분에게 묻겠다. 한국에서 유엔제재를 무시하고 일본에서 수입한 것은 북한에 밀수출한다는데,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냐, 거수하라고 했다. 학생들이 손을 들지 않는다. 한국이나 북한에서 유엔제재를 지키려고 아주 신경을 쓰고 있다. 바로 옆에서 일본이 살벌하게 감시하면서 트집을 잡지 못해 혈안이 되어 있는데, 책잡히면 한국이나 북한도 곤란하다. 유엔제재를 충실히 지키는 것이 한국과 북한에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유엔제재를 충실히 지키지 않았다는 명분으로 북한에 더 제재가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북한이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방해가 된다. 한국 정부가 아닌, 개인이 그런 일을 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건 '불법'이지, 한국 정부나 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어젯밤 NHK 뉴스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것으로 한국에서 '사린 가스'를 제조한다고 했다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한국에서 '사린 가스'를 제조할 것이라는 사람 손 들어라. 한 명도 없다. 그러면, 한국에서 '사린 가스'를 제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했더니, 학생들이 자신 있게 손을 든다. 나는 '사린 가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감이 왔다. 일본 국민에 대해 한국과 북한에 대한 '혐오'를 극대화하려는구나. '극우적' 상상력이고 극우의 망상이다. 학생이나 내가 재료의 특성을 아는 것도 아니고 '사린 가스'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 '사린 가스'는 옴진리교라는 위험한 종교단체가 제조해서 '테러'를 일으킨 맹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사린 가스'라는 말이 나오면 본능적으로 소름이 돋을 정도로 혐오감이 든다. 그 혐오감이라는 '무기'로 한국을 겨뤘다. 일본에서 수입한 재료로 한국에서 '사린 가스'를 생산해서 뭘 하느냐, 만약에 NHK 뉴스대로 한국에서 했다면 미친 짓이다. 일본에서는 극우들이 한국 사람들 다 미쳐서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취급하는데, 한국 사회는 일본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건전하다. 일본 극우들처럼 '극단적'으로 가지 않는다. 일본 극우의 논리는 자신들의 의식과 상상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아베 총리를 지지한다는 학생이 한 명 감상문을 썼다. 이번에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는 했지만, 한국에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것 또한 일본 극우들의 논리다. 폭탄을 던져놓고,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해괴한 논리다. 항상 그렇다. 이지메의 논리인 것이다. 이지메를 해놓고 '너를 좋아해서 이지메 했어'하는 식이다. 이번에도 한국에 폭탄을 던져놓고 수습을 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항상 그렇지만 당하는 사람 입장은 없다. 가해자가 피해자인양, 호들갑을 떤다.
지금, 일본 정치가가 나서서 한국을 공격하고 있어. 아베 총리가 손수 나서서 협박하고 있는데, 나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어. 설사 속내가 그렇다고 해도 총리가 나서서 하면 일본의 품격이 떨어지잖아.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는지, 눈이 뒤집혔는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난리야. 한국 사람들 일본 좋아하는 사람들 많았는데, 관광객이 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 그런 사람들까지 적으로 돌리면서 일본이 얻을 것이 뭘까? 일본은 그렇게 해서 주변 국가, 아시아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평화'를 향하는 여정에 동참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웃나라에 터무니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우면서 망하게 공격하는 것, 국민들의 '혐오'를 극대화하는 것은 '전쟁'을 향한 길이지 '우호'를 향한 것은 아니야.
북한을 이지메에 이지메를 해서 더 이상 이지메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이지메 했어. 이번에 한국을 타깃으로 이지메에 나섰네. 한국이 만만하다 이거지. 안타깝게도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네.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바보 멍청이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일본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 한국에 자유 한국당이라고 자민당과 똑 닮은 정당이 하는 걸 보고 '극우'들의 사고 패턴을 학습했거든. 앞뒤가 안 맞아. 구멍 투성이야. 유감스럽게도 이번 일로 일본은 만만하게 늘 옆에 있어준 '친구'를 잃고 말았네. 잊으면 안 되지. 일본이 어떤 나라인지. 한국은 '탈일본'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일본에게 그렇게 당하고도 언제 목에 칼이 들어올 줄 모르는데 일본에 의존하면 안 되지. 한국에서는 조용히 확실하게 '탈일본'을 실천하는 '집단지성'의 힘을 발휘했으면 좋겠어. 지금이야, 일본 제품이 아니어도 대체제가 많으니까, 즐겁게 '탈일본' 생활을 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미안하지만, '한국 때리기'로 지지율을 올리고 참의원 선거에 압승해서 개헌까지 가져가고 싶었던 아베 총리의 야망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아무리 우경화에 '극우'가 주류인 세상이 되었지만, 사람들이 정상적으로 판단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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