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14 가을학기 개강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오면서 날씨가 흐렸다. 올해 여름은 더워서 가을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동경은 갑자기 매일 비가 오면서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졌다. 낮에는 아직도 햇볕이 강하지만, 가을도 갑자기 오는 것 같다.
오늘은 첫교시에 수업이 있는 날이다. 가을학기가 개강한 것이다. 개강을 했지만 아직 여름방학이 끝난 기분이 아니다. 방학동안은 거의 전철을 타는 일도 없이 지내다가 개강을 하면 일을 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 목표는 시간에 맞춰서 학교에 가서 자료를 준비해서 강의에 들어가는 것이다. 수강생이 봄학기보다 반 정도로 줄었다. 다행이다. 학생이 적으면 아무래도 관리하기가 쉽다. 오늘도 아침부터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다. 수업 중에 스마트폰을 내놓고 만지지 말라고 주의했다. 학생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모자를 책상에 올려놔 스마트폰을 숨기고 만진다. 앞으로도 수업 중에 스마트폰을 만지면 주의한다고 했다.
강의를 마치고 도서관을 향했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더니 도서관을 쓰는 학교는 아직 방학이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식당이 한 곳만 문을 열었다. 평소에 내가 가는 식당을 열지 않아서 점심은 포기했다. 실은 아침도 부실하게 먹었다. 달걀 프라이 두 개에 작은 사과를 하나 먹고 갔다.
도서관에서 책을 두 권 빌리고, 엽서를 두 장 썼다. 엽서를 쓰는 것은 시야가 확 트인 도서관 4층 지정석에 앉아서 쓴다. 도서관을 나오는 길에 아는 사람을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 집을 향해 걸으면서 야채 무인판매에 들렀지만, 살 것이 없었다. 여러가지 술을 파는 곳에도 들러봤다. 나는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이라, 술에 관해서는 거의 모른다. 선물로 가져갈 술을 사려고 봤지만, 어떤 술을 사는 게 좋을지 몰라서 사기가 애매했다. 무거워서 가져가기도 힘드니까, 술을 사지 않기로 했다.
내일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져갈 걸 요전 날 마트에서 좀 샀다. 오늘도 쇼핑을 좀 하려고 아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뭘 사면 좋으냐고 했더니 학교 이름이 쓰인 떡을 사가라고 한다. 가서 봤더니 너무 작아서 사지 않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집에 선물로 가져갈 것이 있을 것 같다. 집에서 찾아서 가져갈 걸 챙기기로 했다.
항상 야채를 사러 들르는 농가 마당에 봤더니, 오늘은 감자가 있어서 한봉지 샀다. 그 집 마당 감나무에서 감이 몇 개 떨어져 있어 주었다. 지금 떨어지는 감은 벌레가 먹었던지, 새가 쪼아 먹은 감이지만, 익은 감이라 먹을 만하다. 요즘 길에 떨어진 걸 주워 먹는 메뉴는 대추와 감이다.
돌아오는 길에 우체국에도 들렀다. 엽서를 부치는데, 우표가 20엔 부족했다. 내가 자주 쓰는 엽서에 필요한 우표가 있는지 물었더니, 70엔짜리는 10월에 나오고 18엔짜리는 11월에 나온단다. 그동안은 내가 사서 뒀던 우표를 써야겠다.
집에 왔더니 땀으로 옷이 젖었다. 샤워를 하고 저녁을 준비했다. 잡곡밥에 달걀집에서 얻은 햇밤을 넣은 것이다. 반찬으로 가지를 볶으려고 했더니 가지가 썩었다. 양배추에 어묵을 넣어서 볶아서 잡곡밥과 같이 먹었다. 이렇게 개강한 날도 하루가 끝나려고 한다.
오늘 내가 본 이상한 걸 봤다. 집에 와서 컴퓨터를 켜고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26도라고 했다. 그런데, 현재 기온이 28도라고 나온다. 최고기온이 26도면 26도보다 높은 온도가 나오면 안 되지, 일기예보가 웃긴다.
올여름은 동경에 있어서 오늘 개강했지만, 9월 중순 개강은 너무 일러서 첫 수업은 휴강한다. 다음 주 후반부터 다른 과목들도 본격적으로 개강해서 강의하는 생활로 돌아간다.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될 때까지 준비해서 가을학기를 잘 맞아야 한다. 컴퓨터도 아직 정상이 아니다. 컴퓨터도 정상가동이 돼야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간다. 컴퓨터가 없으면 생활이 돌아가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