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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금목서를 찾아서

2018/09/29 금목서를 찾아서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비가 계속 오고 추운 날씨였다. 어제가 일주일 가장 피곤한 금요일이라, 평소보다 늦게 와서 쉬지만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오늘은 주말이라, 늦게 일어나 아침을 만들어 먹었다. 아침으로 마를 많이 넣어서 볶음밥을 만들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비가 조금씩 와도 주변을 보러 가고 싶었다. 태풍이 온다니 야채와 식품을 많이 살겸 바깥에 나가고 싶었다. 비가 오고 있는데 비닐우산을 쓰고 나갔다.

 

단지 안에 금목서를 찾아보고 싶었다. 비가 와도 바깥에 나갔더니 기분이 상쾌하다. 단지 안에 금목서가 있는데 나무가 크거나 많지 않았다. 우산을 바닥에 놓고 사진을 찍었다. 어제 올린 글이 '금목서와 연어'였는데 정작 금목서 사진이 없어서 전혀 다른 걸 올렸다. 연어는 사진을 찍을 정도가 아니어도 금목서는 사진을 찍어야지. 우선 사진 몇 장이라도 찍었으니 다행이다. 다음은 야채를 사러 농가를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단지를 나가서 길을 건너면 꽃과 텃밭을 열심히 가꾸는 집이다. 가을 풍경에 맞는 작은 꽃이 핀 것을 찍었다. 요새 찍은 신선한 사진이 부족하다.

 

항상 지나는 큰 공원을 걷는데 다른 주말과는 달리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비가 오고 태풍이 온다고 해서 날씨가 나쁘기 때문이다. 농가를 향해서 공원을 거의 다 지나려고 하는데 주위 공기가 다 금목서 향으로 채워진 느낌이 든다. 그럴리가, 금목서 나무가 보이지 않는데 이렇게 큰 공원을 채울 만큼 향기가 어디서 날까? 문을 나서려다 멈춰 서서 큰 공원을 자세히 둘러봤다.. 저 쪽에 큰 금목서 나무가 세 그루 서있다. 저 나무 세 그루에서 나오는 금목서 향기가 공원을 채우다니 놀랍다. 가까이 가서 나무를 보고 사진을 찍었다. 공원 입구에도 금목서 나무가 있어서 사진을 찍었다. 큰 공원이 금목서 향으로 가득 찼던 광경을 드문 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지금 이 시기가 금목서가 많이 펴서 향기를 뿜고 있는 것 같다. 비가 와서 향기가 낮게 풍겨서 더 잘 느끼는 것도 있다. 공원을 나갔더니 바로 앞에 있는 집 담장이 금목서 나무로 된 담장이었다. 이런 담장도 좋겠다. 일 년에 두 번 계절이 되면 금목서 향기에 둘러 싸이겠구나..

 

농가 마당에 갔더니 가지와 피망에 고추가 같이 담긴 것이 있었다. 가지와 피망과 고추를 한 봉지씩 사서 가방에 넣었다. 다시 걸어서 강을 넘었다. 주변에 금목서를 찾아서 봤더니 이전 농가였을 마당이 있고 담장의 나무도 크게 자라서 성벽처럼 된 집에 큰 금목서 나무가 두 그루 있었다.. 사진을 찍고 다시 걸었다. 걷다가 큰 금목서 나무가 보이면 다시 찍고 갔다. 야채 무인판매에 가지 전에 길을 조금 올라간 곳에 맨드라미가 있다. 요전에 봤을 때보다 상태가 안 좋은데 비도 맞았다. 그래도 비가 오는 가운데 강렬한 색이 주는 느낌이 좋아서 사진을 찍었다. 야채 무인판매에는 사고 싶은 야채가 없었다. 야채가 조금 있는데 그다지 당기지 않았다. 다시 걸어서 마트에 갔다.

 

주말에 마트에 가는 일은 드물지만 사람이 많을 시간대가 아닌데 사람이 많았다. 나는 좀 당황했다. 사람이 없을 것 같은 시간대를 택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적응이 안된다. 비가 오는데 마트에 갔으니까, 태풍을 대비해서 비축식량이라도 사고 싶었다. 한 번 전체를 휙 둘러봤더니 사고 싶은 것이 없고 은근히 가격이 비싸다. , 마트에 사람이 많은 것은 나와 비슷한 심리인 것 같다. 비가 더 세게 오기 전에, 태풍이 온다니까 일찌감치 식료품을 넉넉하게 사두려는 것이다. 물건도 많이 사고 계산하려고 선 줄도 길다. 나는 거기서 사는 걸 포기했다. 살 것이 많지 않은데 사서 줄 서서 기다리다 계산하고 나오면 피곤할 것 같아 빈손으로 나왔다.

 

마트를 나와서 다시 강을 건너 강가에 있는 작은 공원에 갔다. 이전에 살던 사람이 기부한 것으로 작고 긴 공원이다. 거기에도 끝자락에 금목서가 있었다. 사진을 찍었다. 금목서 사진을 찍으면서 안 것은 모기들이 금목서 나무속에 숨어서 비를 피하는 모양이다. 내가 가까이 가면 사정없이 나에게 달려든다. 사진을 얼른 찍고 도망가기를 반복해야 했다. 우산을 들고 있다가 내려놓고 사진을 찍고 도망가기를 거듭했다. 비도 많이 와서 젖는 휴대폰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사진을 찍었다. 작고 긴 강가 공원을 왕복하고 집으로 오는 길에 500년 된 은행나무 앞을 지났다. 지금 은행이 아주 많이 떨어져 있었다. 거기 은행이 일대에서 가장 맛있다고 한다. 나는 은행을 좋아하지만, 많이 떨어진 맛있다는 은행을 줏어다 껍질을 벗기고 말릴 정도로 열심은 아니다.

 

집에서 가까운 단지 입구 앞에 있는 공원에 들렀다. 비가 오지만 마침 짐도 없어서 홀가분한 터라, 공원을 걷고 싶었다. 경사가 가파르고 돌길에 흙길도 있었지만 공원을 탐험했다. 이 공원은 정비를 많이 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인 상태를 유지해서 식물들을 관찰하고 동물도 관찰하는 곳이다. 도토리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 정작 도토리를 먹을 동물이 없네 하면서 도토리를 밟으며 계단을 올라가는데 옆에서 작은 동물이 두 마리 후다닥 지나갔다. 작은 다람쥐로 보였다. 여기에도 다람쥐가 있었나? 가까운 곳에서 두더지는 본 적이 있는데, 다람쥐는 본 적이 없다. 비가 오는 가운데 공원을 오르내리며 버섯을 보고 사진도 찍으며 걷다가 집에 돌아왔다. 비에 젖고 신발도 더러워졌지만, 두 시간 가까이 산책해서 맑은 공기를 맡아서 기분이 좋았다. 평소에 하는 일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라, 나름 스트레스가 있다. 주말에는 자연을 접하며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쉬어야 밸런스가 잡힌다. 집 주변에 공원이 많아서 정말로 다행이다.

 

오늘은 금목서를 찾아 나선 길이 되고 말았다. 금목서는 예상외로 주변에 많았고 큰 나무가 꽤 있었다. 꽃이 핀 계절에만 작은 꽃을 보이고 향기를 뿜어서 존재를 드러낸다. 지면에 떨어진 꽃을 보고 위로 쳐다봐야 꽃이 핀 금목서가 있다는 걸 안다. 비가 와서 물기를 머금은 금목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당분간 내 블로그는 금목서 사진으로 도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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