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30 점입가경, 漸入佳境
오늘 동경은 흐리고 겨울처럼 추운 날씨였다. 어제는 날씨가 흐려도 따뜻했는데, 오늘은 아주 추웠다. 요새, 동경 날씨가 하루는 더웠다가, 다음 날은 춥기를 반복하는 아주 이상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씨가 너무 이상하다 보니 몸이 적응을 못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 그냥, 정해진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날씨가 불순하면 힘들다.
이번 주말을 가까운 곳에서 핼러윈 축제라서 벼룩시장이 열렸다. 어제와 오늘은 벼룩시장에 다녀오고 빨래와 청소를 하면서 지냈다. 올해 벼룩시장은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아니면 가까운 다른 곳에서 벼룩시장을 크게 해서 그런지 가게도 사람들도 적었다. 이번에 산 것은 천종류가 많았다. 그 전에 살던 곳에서도 벼룩시장이 열리는 날이었지만, 가지 않았다.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다.
지난 주는 한국 뉴스를 읽느라고 정신없이 보냈다. 한국뉴스가 너무 재미있어서 잠을 잘 시간을 줄이면서 뉴스를 읽어서 피곤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뉴스가 터진 후에 영문 기사가 페북에도 올라왔다. 거기에 쓴 말이 ‘농담이 아니라, 진실’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 보면 농담일 정도의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나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인간이 아니라, 한국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로봇이 아닌가 생각했다. 핵심적인 것은 아무래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관여한 것 같다고 상상하고 있었다. 이명박 시절에 물고기로봇이 한 때 들썩거리기도 했지만, 박 대통령이 이명박의 엄청난 과오를 전혀 문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인간이 아니라, 로봇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은 한국을 망하게 하기 위해 하늘이 내리신 분으로 알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한국에 살지 않아 박 대통령의 연설을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미친년 널뛰듯, 종잡을 수 없게 일관성 없는 움직임에 예측을 불허하는 행동이었다. 항상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한국을 망하게 하는 쪽으로 일을 아주 잘했다. 한국을 망하게 하는 것이 실질적인 정치적 목표였다면, 박 대통령은 대단히 일을 잘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정치를 제대로 못하면 자연히 국민들 정치의식이 높아지고 애국심이 생긴다. 하늘에서 한국을 완전히 망하게 하지 않으려고 그런 시련을 내리는 극단의 조치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러면 아주 이해가 잘 된다.
눈가림으로 정신없이 옷을 갈아입는 패션쇼를 하고 바쁘게 해외순방이라는 해외여행을 많이 했다. 그 많은 해외여행으로 어떤 수확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패션쇼를 했다는 것만은 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항상 웃는 얼굴로 행복하게 보였다. 국민들이 살아가는 것은 눈에 보이게 힘들어 가는데, 대통령은 그런 것과 전혀 상관없이 여왕님 코스플레이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도 전에 보던 얼굴과도 많이 달라져서 요기에 괴기까지 더해져서 인간계를 이탈한 것 같았지만, 현실이 아니라 상상으로는 얼마든지 어떤 일이든지 가능한 것이다. 그렇게 박 대통령은 상상을 초월한 ‘현실감’이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최순실과 박 대통령이 세트였다는 것이다. 최순실이 머리였고, 박 대통령이 손발이었다. 내가 느끼던 ‘현실감’이 없었던 이유와 패션쇼의 백스테이지가 조금 드러났다. 최순실이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드라마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최순실이 들어왔다는 것은 드라마의 각본이 완성된 것이다. 정유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유라가 솔직한 표현을 하는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그리고 이대와 관련해서 정유라의 증언이 필요한 게 아닌가? 그리고 다른 주인공들도 다 나타나야지. 진짜로 재미있는 드라마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하다. 위안부 합의도 최순실의 작품인가?
박 대통령은 하야하지 않는다. 청와대에서 나올 생각이 없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탄핵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마무리하는 최악의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한국이 더 망해가겠지.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민이 어쩌고, 국가가 어떻고가 머리에 있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자기집으로 알고 있는 청와대에 들어가서 사는 것, 여왕으로 군림하며 패션쇼를 하고 해외여행을 즐기는 것이 주된 설계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사람들을 주위에 배치해야 한다. 그렇다면, 박 대통령이 원한 것은 다 이루어진 것이다. 국민들의 삶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으니까, 어떻든 상관이 없다.
최순실이 들어와서 드라마가 클라이막스를 거쳐 완성을 향하고 있다. 국민들이 정말로 정신차리고 긴장해서 어떻게 일을 처리하는지 잘 감시해야 한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기 전, 대통령선거 직전에 BBK가 터지면서 김경준이 입국할 때,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하는 일은 없을 줄 알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경준이 형무소에 가게 된다면 그 타이밍에 들어올 수가 없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권력의 음모로 판이 엎어지면서 김경준이 형무소에 들어가며, 김경준이 이명박 대통령이 되는 걸 도와준 꼴이 되고 말았다.
즉, 권력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한다는 걸 잊으면 다시 속는다. 지금까지도 속았지만, 더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박 대통령으로 인해 조금은 높아진 정치의식과 각성된 애국심으로, 드라마의 전개를 지켜봐야 한다. 아니면, 한국을 버리고 이민을 가면 된다. 일본은 아니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 곳에서 살면 된다. 대한민국 탈출!
사진은 호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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