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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다카오산의 만추 1

2013/11/23 다카오산의 만추 1

 

오늘 동경은 아주 맑고 좋은 날씨였다. 나는 친구와 같이 아침 일찍부터 다카오산과 다카하타후도에 갔었다. 지난주에 옥타마에 갔던 게 아주 좋았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다카오산이나 다카하타후도에 단풍이 절정인 계절이기도 하다. 지난주에 다카오산에 갔다 온 사람 말에 의하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상에는 앉을자리가 없었단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집에서 가까운 편이라, 일찍 갔다가 일찍 내려올 생각이었다. 일을 나갈 때도 아침 일찍 나가면 피곤한지라, 늦게 나가는 사람이다. 그런데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해서 나갔다. 자명종을 세트 해서 울리기 전에 일어나서 7시 반에 나갔다. 현지 도착 예정이 8시 16분이었다. 예정은 30분 이상 늦어서 거의 9시쯤 현지에 도착했다


친구는 아침부터 기분이 별로였다. 어제 만해도 학교에 출퇴근하는 전철에 사람이 뛰어들어 자살하는 사고가 무려 4건이나 만났단다. 거기에 오늘 아침에도 우리가 탈 전철에 자살사고가 나서 전철이 늦어진 것이다. 친구는 세상에 어떻게 단지 이틀 사이에 그것도 자신이 타는 전철에 5건이나 자살사고가 나느냐고 아주 우울해한다. 그건 친구에게 만 일어나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요즘 동경이 이렇다. 그야말로 전철을 타는 일이 있으면 자살사고에 부닥칠 확률은 100%. 그렇게 사람들이 정신을 정상으로 유지하기가 힘든 아주 일상을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나도 무섭고 두려워하는 일 중 하나가 자살사고에 부딪치는 일이다. 매일 일어나는 일이라,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다. 참 대단한 삶을 살고 있다. 사람들이 자살을 해서 피 묻은 철로를 타고 우리는 학교에 가고, 일을 가고, 데이트하러 간다. 마치 자살사고 같은 건 없는 것처럼, 속없는 사람처럼 헤헤 호호거리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미칠 것 같은 현실은 현실인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서서히 아니면 제 각각의 속도로 미쳐가는 게 아닐까…

 

내가 울화가 치미는 것은 이런 일을 정부나 매스컴에서 거의 문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매스컴에서는 마치 경제가 아주 대단히 잘 나가는 것처럼 보도하기에 바쁘다. 내가 보기에 사람들의 생활은 점점 힘들어가는 데, 매스컴에서는 경제가 잘 나간단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자살을 하느냐고? 자살사고가 왜 점점 늘어가느냐고? 이런 세상에 사는 우리는 스트레스가 말도 못 한다. 
단풍구경이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어야지…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심정이다

다카오 산은 동경 서쪽에 사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산이었다. 그런데, 인기가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인가 미쉐린에서 별을 3개 받은 이후였다. 그래서 내가 쓰는 게이오선이 주말에 더 붐볐다. 그냥 가끔 다카오산에 다니던 사람에게는 너무 붐벼서 그다지 반가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카오산이 내 산은 아닌지라, 어쩔 수가 없다. 친구가 다카오산에 간 적이 없다기에 오랜만에 다카오산에 가기로 한 것이다. 오늘은 내가 안내했다. 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많았다. 우선 화장실에 들렀다. 그리고 다카오산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늘 올라갈 때 택한 코스는 이나리야마 코스였다. 역에서 출발했다가 잘못 가서 다시 돌아와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나리야마 코스는 케이블카역 바로 옆에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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