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0 하 수상한 일본 정국
오늘 동경 날씨는 아주 맑고 쾌청하다.
며칠 맑은 날씨이다. 겨울에 맑은 날씨는 기온이 낮아도 햇볕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 특히 집에 있는 날은 더욱 그렇다. 문제는 너무 건조하다는 것이다. 나는 습기가 많은 것보다 건조한 편이 좋다. 그러나, 건조함에도 정도는 있는 법, 요새 습도가 30% 미만이라, 모든 게 바싹바싹 건조해 간다. 손발도 갈라져 간다. 나는 가습기를 안 켜고 물이나 차를 많이 마신다.
어제는 쇼핑을 위해서 리스트를 가지고 나갔다. 빨래를 말리는 행거가 두 동강이가 났기 때문에 사야 한다. 물을 끓이는 포트도 개비를 해야 하고, 살게 몇 개 있다. 나는 쉽게 버릴 수 없는 물건은 잘 안 산다. 버리기가 어렵고 귀찮기 때문이다. 재활용하기도 어렵다. 빨래를 너는 행거와 베개를 샀다. 그리고 잼도 두 병, 고구마를 한 상자, 카만벨치즈도 여섯 개 샀다. 마음먹고 쇼핑을 나가서 한 바퀴 돌았다. 물가가 비싸졌다. 연말 물가로 향했다. 평소에도 평일날보다 주말이 비싸다. 평일날에도 오전 중과 오후, 저녁, 폐점시간이 임박했을 때 가격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시간을 골라서 갈 수는 없는 처지라, 나갔을 때 가격이 괜찮으면 사는 편이다. 요즘은 폐점시간에 반찬이나, 도시락 가격이 반액이 되는 걸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 걸 냉동해서 먹는단다. 학생 중에도 그런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있다. 가격으로 보면 그 게 싸다. 그러나, 가능하면 자기대로 음식을 만들라고 권한다. 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드는 것은 여러모로 귀찮지만 그 걸 통해서 아는 것도 많다. 귀찮고 비싸다고 그 걸 안 하면, 점점 뭔가를 느끼고 생각하는 기회가 줄어든다. 냉동식품만 먹다 보면 음식이 아니라, 사료가 될 것 같아 슬프다. 신선한 음식을 먹는 작은 기쁨마저도 어렵다는 것인가…
지난 주말은 선거를 앞두고 약간 긴장과 고조된 느낌이었다. 이번 주 일요일에 있을 동경도지사선과 중의원 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평소 선거 때 긴장감이나 고조감은 없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사회가 긴장하고, 선거 결과를 걱정하고 있다.
요즘 일본 정계가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다. 하 수상하다.
지난 9월 26일에 있었던 자민당 총재선에 아베 신조 씨가 당선이 되면서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참고로 아베 신조 씨는 역사교과서에서 위안부를 삭제시켰으며, 위안부에 관한 프로그램을 NHK에 압력을 걸어 내용을 바꾸게 한 인물이며,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이슈로 고이즈미 씨에 이어 수상이 되었던 인물이다. 지금도 위안부는 강제적이 아니었다는 잠꼬대를 한다. 물론 수상이 되어 일 년 사이에 별다른 일도 못하고 수상직을 내던진 사람이기도 하다.
올여름 8월에 한국과 영토문제가 야기되었고, 9월에 중국과 영토분쟁을 일으키면서 중국 각지에서 반일 데모가 일어났다. 중국 데모는 단지 데모로 끝난 게 아니라, 일본 상품 불매로 이어졌다. 물론 그것은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줬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과의 문제는 자민당 지지율을 드높였다. 일본 정치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는 국내문제를 주변 국가들과 문제를 일으켜 국민들의 불평불만을 주변 국가로 향하게 해왔다. 그 경향은 21세기에 들어와 극대화 해 간다. 고이즈미 집권 시 대북관계를 보면 뚜렷하게 보인다. 마치 드라마처럼 드라마틱하게 김정일과 만나서 악수를 했다가, 뒤돌아서 북한의 뒤통수를 치고 원수가 되어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는… 그런데 복수를 하는 기간이 너무 길어져서 복수도 제대로 못했고, 사람들도 식상했다. 그런데 결국 성공한 것은 일본 국내에 있는 한국인을 포함한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 극대화에, 북한을 '가상적국'에서 '적국화' 한 것이다. 틈만 있으면 북한이 일본을 공격한다고 해왔으니까… 그 후로도 고이즈미 씨가 했던 드라마를 계속 연출을 하려고 했지만, 수상의 탤랜트 성 부족과 각본의 허접함 등으로 일본 드라마가 지지부진해서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받은 것처럼, 관심 밖이 되었다.
아니다, 일본 사람들이 믿었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특히 연금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면 서다. 일본 국민들은 정치가를 안 믿어도, 정부와 관료를 믿어왔는데, 국민들이 기본적인 생활 그것도 노후가 걸린 문제인 연금관리가 너무나도 허접했던 것이다. 정말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그리고 연금이 그럴 적에는 세금은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국민들은 울화통이 터지고, 기가 막혔다. 그런 것은 고스란히 북한에 적대감정으로 전환, 국내에서 외국인 차별을 조장했다.
일본이 우경화는 21세기에 들어서 가속화했다. 그동안 가속화했던 게, 지금 결실이 되어 드러난다. 9월 하순 자민당 총재선에 아베 씨가 당선, 10월 하순에 동경도지사였던 이시하라 씨가 도지사를 임기중에 도중하차하면서 연내에 선거를 대비하면서 움직임이 급격화했다. 그동안 오사카를 중심으로 유신회를 만든 하시모토 씨와 이시하라 씨가, 동경과 오사카라는 일본의 핵심을 극우의 리더가 이끄는, 정부는 민주당이 집권을 했지만, 뒤틀린 현상을 보였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시하라 씨는 장기집권이었다. 이시하라 씨가 금방이라도 하시모토 씨와 합류를 할 줄 알았는데, 합류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결국은 합류해서 일본의 동과 서, 전쟁전 후세대 극우 동맹이 결성되었다. 거기에다 11월 하순에 가다 유키코 씨가 일본미래당이라는 당을 만들었는데 오자와 이치로라는 거물이 합류했다. 반원전이 중심이다. 오자와 씨는 자민당에서 나와 민주당을 만든 중심인물이었다.
일본 정국이 움직이면서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했다. 도대체 어디를 향해서 굴러가는지 알고 싶어서. 아베 씨가 자민당 총재가 되고 자민당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아마 그가 다시 수상이 될 거라는, 그가 수상이 돼도 좋은 게 없다는 것이다. 그가 수상이 되면 헌법 9조를 바꿔서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될 거(전쟁을 할 거)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그 걸 위해서 이시하라 씨와 하시모토 씨도 합세를 할 것이다. 헌법 9조는 일본이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소유하지 않으며, 교전권을 부인하는 게 골자로 ‘평화헌법’이라고도 했다. 일본은 2차 대전에서 패전 후, 전쟁포기를 하지 않으면, 일본이 천황제를 포기해야 했다. 천황제를 남기기 위해 전쟁을 포기한다는 선택을 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 자위대가 있어도 군대가 아니라는 게 일본 입장이다. 왜냐하면 헌법 9조가 있기 때문이다. 그걸 이번에 자민당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개명한단다. 실체와 이름을 동일시하자고. 물론 거기에는 한국과 중국에 의해서 영토를 침략받고 있다는, 그래서 지켜야 한다는 게 명분이다. 한국과 중국, 북한이 '적국'이 되었다는 것이다.
지킨다는 것은 두 가지로 나뉜다. 소극적으로는 대외적인 침략에서 방어를 뜻하고, 또 하나는 적극적으로 지킨다는 명분으로 주변 국가를 침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근대에 들어와 주변국과 와의 전쟁은 항상 ‘지킨다’는 명분이었다는 걸 알아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가 있다. 일본 역사가 증명하듯이 말이다. 헌법 9조가 바뀐다는 것에 일본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우울해한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사실은 호전적이며 주변 국가를 침략해 왔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긴장하고 있다. 자민당이 집권을 하면 일본이 위험하다. 그러나, 자민당이 집권을 할 거라는 게 지배적이다. 그저께 내 페이스북에 친구가 올려놓은 게 있었다. 일본 헌법을 바꾸는 초안인데, 현행 제97조 이 헌법이 일본 국민에게 보장하는 기본적인 인권은, 인류의… 에서 ‘기본적인 인권’을 송두리째 빼자는 게 자민당 안이란다. 나는 거기에 썼다, ‘너무 멋있어’ 라고… 이 게 일본이다. 거기에 일본 사람들이 반응은 별로 없다. 포기다.
나는 지금부터 ‘외교와 안보의 시대’라고 본다. 아주 긴박하고 중요한 시기이다. 지금 세계가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동북아시아 일본을 비롯해 중국과 한국이 긴장감이 고조되어가고 있다. 물론 그 뒤에서 미국이 휘두르고 있다. 그래서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투표하라고 권한다.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그래도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왔다고.
어떤 리더가 필요한가. 건전한 세계관과 국가관,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외교에 관해 확고한 철학과 튼튼한 브레인이 필요하다. 일본과 중국을 제대로 알고 미국과 맞짱을 뜰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국방을 대신할 것이다. 남자와 여자 따질 시기가 아니다. 여자의 정치는 못한다, 왜냐하면 남자에 의해 지배를 받고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여자는 남자보다 더 남자여야 한다. 여자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에 여성의원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미안하지만 말도 안 된다..
일본 사람들이 우울한 이유는,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기로… ‘명치유신’은 젊은 세대에 의해 이루어졌다. 전쟁을 해서 저항하는 지방세력을 몰락시키고, 중앙집권적 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주변 국가로 침략을 해 갔다. 그들은 ‘명치유신’이 빛나는 과거라고 하지만, 결코 빛날 수 없는 빛나서도 안 되는 역사라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짐작하고 있다. 그래서 NHK까지 동원해서 캠페인을 벌여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들의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패배감'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는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박정희의 딸이니까…
젊은 사람들이여, 투표를 하시라, 그리고 자신들의 리더를 택하라,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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