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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가마쿠라 산책 6- 사사노하

2018/03/03 가마쿠라 산책 6- 사사노하

 

어제는 날씨가 참 좋았다. 도케이지에서 나와서 11시 반에 점심을 예약한 곳으로 갔다. 가마쿠라에 사는 동료가 예약을 한 곳으로 유기농으로 채식을 하는 가게였다. 동료 중에 둘이 채식주의자여서 거기로 정한 것이다. 나도 고기를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서 채식이 좋았다. 가마쿠라에는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갈만한 곳이 꽤 있다고 한다. 한국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채식주의자가 갈 수 있는 가게가 그리 흔하거나 많지가 않다. 일본에서도 야채를 많이 먹는다고 여기기에 오히려 채식이라는 것에 둔감한 편이다.

 

가마쿠라에 사는 동료에 의하면 요즘 전에 못 보던 새로운 가게가 많이 생겼다고 한다. 주위를 보면 주로 중년 여성들이 활발히 많이 다니는 걸로 봐서 가게가 가마쿠라 역 근처에 있는 젊은이를 상대로 한 곳이 아닌 걸 알 수 있다. 처음에 나온 사진 넉 장은 수제 초콜릿 가게로 분위기가 좋았다. 한 알에 몇 백 엔 하는 걸로 먹지 않아서 그 가격이 싸다 비싸다는 말을 못 하겠다. 영국인 동료가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초콜릿이 너무 비싸져서 올해는 남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지 않았다며 골라서 산다.

 

다음에 예약을 한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가게가 선로 바로 아래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 가게가 시끄럽지 않나? 막상 좁은 가게에 들어갔더니 시끄럽지 않아 선로 바로 아래라는 걸 전혀 못 느꼈다. 같이 간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나는 가게 입구에 놓인 천과 작은 소품들을 보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결국, 나는 천과 손수건에 컵과 꽃병들을 샀다. 손수건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무늬라서 샀지만, 천이 옛날에 짠 것으로 지금은 어디에서도 입수가 불가능한 것이다. 그중 하나는 아주 정교하게 수직으로 짠 것으로 한눈에 봐도 원래 가격은 나름 비쌌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예전에는 일본가옥과 분위기가 잘 맞았는데 요새는 맞지 않아서 잘 팔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물건의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샀다.

 

같이 간 동료에게 보였더니 깜짝 놀란다. 어디서 그런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샀냐고 한다. 저기에 있었다고 했더니 영국인 동료가 처음에 일본에 왔을 때, 옥스퍼드에 있는 골동품 가게에서 일본 골동품을 사서 보내달라고 해서 자신은 물건을 보는 눈이 없어서 곤란했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이 적격인데, 자신에게 부탁했었다고....... 호기심에 어제 산 것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한 장이 현재 팔고 있는 것으로 6480엔이었다. 나는 100엔에 샀다. 내가 다시 되팔거나 하는 일은 없다. 어울리는 사람에게 줄 것으로 보관한다. 어제 산 것 중에 기분이 좋은 것은 노란색 컵과 작은 꽃병이다. 봄이 가까워서 그런가 보다.

 

식사는 볼륨이 있었지만 전혀 부담이 없었다. 재미있던 것은 거기서 식사를 하는 사람이 모두가 중년 여성이었다. 가게 입구에는 유명한? 사람들 사인이 많이 걸려 있어서 그 가게가 잘 알려진 곳이라는 걸 알았다.

 

어제 다녀온 가마쿠라의 사진을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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