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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가마쿠라 산책 10-홍차 집 2

2018/03/04 가마쿠라 산책 10-홍차 집 2

 

영국인 동료가 좋아해서 가끔 간다는 홍차 집은 아주 본격적인 전문점입니다. 그녀가 말하길 지금은 영국에서도 없어진 대단히 영국스러운 본격적인 홍차 집이라고 합니다. 케이크도 어릴 때 영국에서 먹었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여기저기 다니지만 처음 보는 케익 이름이었습니다.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케이크들은 주로 프랑스 계통으로 세련되고 섬세한 케이크가 주류라고 합니다. 사실 일본에서 양식이라는 말은 프렌치를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90년대에 이탈리안이 들어와 크게 유행하고 널리 퍼지면서 양식이 좀 캐주얼 해졌지요. 하지만 이탈리안은 이탈리안이라고 하지 양식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홍차 집은 홍차협회가 인정하는 곳으로 홍차를 알기 위한 연구회도 열리는 모양입니다. 저희는 영국인 동료가 권하는 대로 챠이와 케이크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내가 주문한 것은 그 가게에서 가장 인기가 있다는 스노 후레이크 케이크에 칼 다몬 챠이를 주문했습니다. 챠이는 대접에 나왔고 케이크를 봤더니 보통 케이크가 거꾸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모양이 참 특이한데 다 섞어서 먹으라고 합니다.

 

영국인 동료는 이 홍차 집에서 가끔 지금은 없어진 영국에서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추억에 젖는 모양입니다. 이전에 영국에서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고 주로 홍차만 마셨지요. 커피는 마실 생각도 하지 말고 커피맛을 기대하면 안 되었습니다. 지금도 홍차를 마시지만 주로 티백이라고 합니다. 이전처럼 차를 사서 넣은 것이 아니랍니다. 이제는 별다방도 꽤 있고 이전처럼 홍차를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케이크도 스콘 같은 것이 아니라, 컵케익처럼 부드러운 걸 선호한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먹었던 케이크는 지금은 시골 농장에 가면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이 홍차 집에는 지금 영국에서도 잘 볼 수가 없는 아주 영국다운 케이크를 냅니다. 그야말로 영국인이 어린 시절을 추억할 영국스러운 홍차 집이 지금 영국에는 없어졌고 일본에 있다는 것이지요. 일본에서도 가마쿠라처럼 그런 걸 찾아서 올 손님들이 있는 곳에서만 성립하는 것이지요. 일본에서도 홍차 집은 젊은 세대가 즐겨 찾지는 않을 겁니다. 이런 본격적인 홍차 전문점도 문화적인 유산이 되어 갈지도 모르겠네요.

 

홍차와 영국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마쿠라에 갈 기회가 있으면 가볼 만한 가게입니다.  

 

 

가마쿠라에 다녀온 사진을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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