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8 새순의 계절
오늘 동경은 맑고 청명한 날씨였다.
오후에 가스점검을 나온다고 해서 오전에 쇼핑을 하러 갔다. 먹을 게 없어서 식량을 보충해야 한다. 마침 야채가 싼 날이라 버섯 종류와 부추, 계란, 두부, 빵 등을 샀다. 그리고 항상 들르는 가게에 갔더니 편한 구두가 있어서 샀다. 아무래도 새학기라, 뭔가 새로운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검정 잠자리 무늬가 있는 노랑 지갑과 어린아이에게 줄 손수건과 메모지 연필이 세트로 된 것도 샀다. 지역에서 생산한 야채도 한단 샀다.
점심으로 두부와 야채를 데쳐서 미역과 잔멸치를 넣어서 샐러드처럼 먹었다. 요즘, 칼로리가 낮은 걸 먹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저녁으로 먹을 것도 같은 걸 반쯤 남겨뒀다. 저녁에는 오이를 채썰어 넣어서 작은 변화를 줬다.
점심을 먹고 있는 데, 가스점검을 나왔다. 온수기를 쓸 때 창문을 닫으라고 한다. 목욕물을 뎁힐 때도 창문을 닫으라고 한다. 창문을 안닫으면 가스중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나. 참으로 귀찮은 주문이다. 가스점검을 받았다고 사인을 하는 게 폐지되었단다. 그 대신 지정된 엽서에 써서 보내야 한다고, 이거 사용자가 귀찮아지는 시스템이다. 자기네 편하려고 사용자를 귀찮게 하는 시스템을 택하다니, 참 웃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엽서를 안 보내겠지. 그러면, 가스점검 상황이 어떤지 파악이 안 될 거고, 그러면 시스템을 점검해서 바꾸겠지.
다음 뜨개질할 것을 정했다. 면실로 여름 기분이 나는 색과 디자인으로 정해서 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산책을 나갔다. 사진을 찍기에는 좀 늦은 시간이었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갔다.
서울에 다녀오는 일주일 사이에 주위가 신록으로 푸르러졌다. 일주일 사이에 주변에 있는 나무와 풀들이 열심히 일을 했나 보다. 새순이라, 옅은 연두색에 노르스름하다. 끝은 아직 노란색이다. 공원에 갔더니 각양각색의 신록으로 푸르름이 경쟁을 한다. 신록의 향연이라고 해도 좋겠다. 해질 무렵 공원에서 석양을 받아 조금씩 다른 푸르름이 빛난다. 사진을 찍으니 눈으로 보고 느낀 것과 다르게 나온다. 이렇게 여린 새순들이 표현하는 푸르름의 향연은 아주 짧은 기간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이다. 자연은 계절에 따른 섬세한 변화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나무들이 살아서 숨 쉬고 성장하고 있다는, 계절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준다. 어제 석양은 강요배선생의 그림처럼 멋있어서 한참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른 아름다움을 보았다. 그리고 심호흡을 했다.
나도 내일부터 새학기가 시작된다. 내일은 회의라서 안가도 되지만, 사회복귀 훈련차 나가야 겠다. 인간계를 이탈한 육체로 일하러 나갈 때 입는 옷을 입을 수 있을지, 정말로 자신이 없지만… 사회복귀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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