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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코로나 19

일본, 코로나 19 방향키 없는 항해

6월 27일 NHK에 의하면 동경도의 신규 확진자는 57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6,054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25명으로 사망률 5.36%이다.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는 89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19,118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985명으로 사망률 5.15%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51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31명, 해외유입이 20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12,653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282명으로 사망률 2.22%이다.

 

동경도의 경우, 비상사태 해제 이후 최다를 경신했다. 요새는 20-30대의 신규 확진자가 많다고 한다. 주로 유흥업소 관련 신규 확진자가 많다고 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시중에 감염이 확대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한다( https://headlines.yahoo.co.jp/videonews/ann?a=20200627-00000035-ann-soci). 매스컴에서 보도하는 분위기를 보면 동경도 지사 선거까지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늘고 있지만 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밀고 나갈 것 같다. 지금까지 동경도가 하는 걸 보면 올림픽을 연기하고 초기에는 뭔가 하는 듯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많은 것을 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 효과가 있는 대책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언해서 '집에 있으라'는 것뿐이었다.

 

비상사태가 해제된 후에 오사카부가 독자적인 기준으로 코로나 19 사태에 대처해서 인기가 올라가는 걸 보고 동경도가 독자적으로 '도쿄 얼러트'를 발령하기도 했다. 그것도 예쁘게 축제처럼 막을 내리고 동시에 동경도 지사 재출마 선언을 했다. 참고로 6월 2일 '도쿄 얼러트'를 발령할 때 신규 확진자는 34명이었다. 요새 증가 추세인 신규 확진자를 보면 대체로 50명이 넘는다. 24일 55명, 25일 48명, 26일 54명, 오늘 57명이다. 동경도 지사는 코로나 19에 대해서 아베 총리 못지않게 어디까지나 '정치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 누락했다는 150명이 넘는 확진자는 언제까지나 통계에 반영이 안 되고 있다. '도쿄 얼러트'를 해제하면서 기준을 다시 정한다고 했지만, 그때 뿐으로 계속 신규 확진자가 50명이 넘어 가는데도 '괜찮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전에 '도쿄 얼러트'를 발령한 것은 폼이었나? 아무튼 자신의 재선을 위해 코로나 19 사태는 그냥 방치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지난 24일에 코로나 담당 장관이 '전문가 회의'를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회의'는 같은 시간에 일본 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었다. '전문가 회의'의 리더에게 기자가 지금 정부에서 '폐지'한다고 발표했다고 하니, 오히려 기자에게 질문을 해서 확인했다. "지금 장관이 그런 발표를 했느냐? 나는 몰랐다". 정부가 '전문가 회의'에 사전에 알리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그것도 '전문가 회의'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같은 시간에 발표한 것이다. 그래도 '전문가 회의'에서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보통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도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는다. 설사, 정부가 '전문가 회의'와 뜻이 맞지 않아도 형식적으로라도 사전에 폐지하는 걸 협의해서 정한다. 내용적으로는 아직 코로나 19 사태가 종식된 것도 아니고, 현재 진행형인데 '전문가 회의'를 없앤다는 것은 국민에게 불안을 가중한다. '전문가 회의'의 '회의록'이 없다는 보도를 듣고 말도 안 된다고 봤다. 일본에서 회의를 하는데 '회의록'이 없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코로나 19와 관련의 '전문가 회의'에서 '회의록'이 없다니 전대미문이다. 아베 정권에서는 전대미문이 아주 보통일이 되었기에 이제는 익숙해진 경지에 이르렀다.

 

'전문가 회의'가 아베 정권의 입맛에 맞춤형으로 움직이는 인상이었다. 그래도 내부에서는 '전문가'의 역할이 있었던 모양이다. 예를 들어 비상사태 해제는 늦춰야 한다는 것이나, 코로나 19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도록 주문하는 것 등이다. 아베 정권에서는 경제가 침체한다는 이유로 비상사태 선언을 늦추고 싶었고 해제를 일찍 하고 싶었다. 결국은 아베 정권의 뜻을 관철시킨 형태가 되었다. '전문가 회의'가 전격적으로 '폐지'된 것은 총리 관저에서 경제학자 4명을 '전문가 회의'에 포함시키려고 했다(https://lite-ra.com/2020/06/post-5493.html )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일본 정부는 경제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의견을 조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경제전문가를 넣고 싶었는데, '전문가 회의'에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급기야 담당 장관이 일방적으로 '전문가 회의'를 '폐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전문가 회의'를 '폐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제 우선인 담당 장관의 '폭주'라고 하지만, 적어도 아베 총리와 이마이 보좌관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마이 보좌관은 거의 '최순실 급'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전부터 '전문가 회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도구로,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이용했다. 그런 아베 정권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기자회견에서 대표는 "국가의 정책이나 감염증 대책은 '전문가 회의'가 정하는 이미지를 만들었고, 정부가 그렇게 만들어 갔다'라고 발언했다. 원래 전문가가 조언하는 조직은 현상을 분석하고 평가를 근거로 그에 대해 정부에 제언을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정부는 그 제언을 받아들이고 결정해서 정책의 실행에 대해 책임을 진다. 책임의 주체는 정부라는 걸 명확히 했다. 하지만 관저와 정부는 '전문가 회의'가 기자회견을 하는 것도 달갑지 않아서 방해했기 때문에 일본 기자협회에서 기자회견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아베 총리가 전국 휴교령을 내릴 때도 전문가의 판단을 듣고 '정치적인 결단'을 한 것으로 했다. '전문가 회의'에서는 그에 대해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수상관저의 독단적인 판단이었던 모양이다.  

 

 '전문가 회의'에서 "무증상이나 경증인 감염자가 감염확대를 강하게 밀고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냈지만 정부에서는 "패닉이 일어난다, 무증상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해서 "증상이 가벼운 사람도 자기도 모르게 감염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PCR 검사를 받기 어렵게 하는 조건이라든지 정부의 태만을 '전문가 회의'에 책임을 전가하는 식으로 이용했다.

 

앞으로 정부에서 '전문가 회의'와 닮은 다른 조직을 만들지 모르지만 정부의 뜻에 맞게 '경제 최우선'인 논리가 통하는 조직으로 해서 '전문가'를 '어용화'해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지금까지 '전문가 회의'는 어용조직으로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책의 논리를 담당하는 역할을 한 줄 알았다. 앞으로는 정권과 더 짝짜꿍이 맞는 그럴듯한 조직을 만들어서 다시 사람들을 기만하지 않을까. 아직, 코로나 19가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듣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전문가 회의'를 '폐지' 했다는 것은 코로나 19 사태에서 배가 방향키도 없이 항해를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전문가 회의'가 있어도 중요한 국면에서는 항상 '정치적인 판단'으로 여기까지 끌고 왔다. 방향키를 없앴다는 것은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른다는 말이다. 코로나 19의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모험 여행을 즐기려는 것은 아니겠지? 일본에서는 코로나 19를 너무 우습게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른 나라에서 보면 코로나 19에게 된통 당하고 있는데? 일본인은 타고난 유전자가 코로나 19에 강하다는 걸 입증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나도 꼭 증명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