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24 가족경영 국가?
오늘 동경은 습기가 많고 기온도 높은 날씨였다. 더위가 예사롭지 않아 집에 돌아와서 일기예보를 봤더니 최고기온이 30도였다고 한다. 어쩐지 예사롭지 않더니…
한국에 관한 기사가 지난 22일에 주요 일간지 일면 톱을 장식하고 신문에 따라 특집기사가 나오는 등 난리였다. 친구는 라디오를 듣는 데, 라디오에서도 굉장했단다. 도대체 한국에서 어떻게 나왔길래 일본에서 그렇게 쌍수를 들고 환영하느냐는 것이다. 근래 박 대통령에 관해 악담을 하던 매스컴에서 찬양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할 정도로 일본 정권에 유리하게 뭔가를 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박 대통령 인기가 V자로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읽는 한국 신문을 인터넷으로 봐도 이번 일을 심층 있게 다루는 기사가 별로 없었다. 일본에서는 완전 난리가 났는 데, 한국에서는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건 여러모로 위험한 조짐이다. 한국에서 대단한 실수를 한 것 같은 데... 오마이뉴스에서 “한국 무시하는 아베, ‘들러리’된 박 대통령”라는 기사가 가장 좋았다.
일본신문을 보면서 느낀 것은 현재 박 대통령이 한국에서 처한 위기를 일본에서 적극적인 평가로 뒷받침을 하는 인상이다. 거기에는 당연히 박 대통령이 아베 정권, 일본에 보탬이 되는 커다란 선물을 했다는 것이다. 그 선물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지만… 중국 역사를 연구하는 친구도 너무 수상하다고 모종의 ‘밀약’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내가 기가 막혔던 것은 아베 총리가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가 관여했다고, 외종조부인 사토 에이사쿠가 한일 국교정상화에 깊이 관여했다고 가족사를 거론한 것이다. 일본신문에서는 그런 내용을 못 봤다. 결국, 박정희 대통령시절에 만주 시대의 친분을 이용한 인간관계로 국교정상화를 했으니, 그 딸인 박 대통령과 연관 지어 말한 것이다. 마치, 한국이 박 대통령 가족에 의해 통치되는 것처럼, 일본을 통치하는 것이 아베 총리 가족인 것 같은 발언이다. 조상들이 국교정상화를 했으니 후손들끼리 잘 하자는 것이다.
하긴, 박 대통령은 ‘여왕’인 것 같고, 아베 총리는 ‘독재자’처럼 강행하고 있는 판이니, 민주주의 국가에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현직에 있다는 걸 망각하고 있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이번에 구체적으로 말을 한 것은 일본 측의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는 걸 협력한다는 것이다. 그 외에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는 두리뭉실하게 얼버무려져 있다. 이게 무서운 것이다. 구체적으로 명확히 알려야 한다.
내가 정말로 공포를 느끼는 것은 분위기가 갑자기 옛날,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것이다. 옛날이라는 것은 ‘한일관계’라는 것이 즉 ‘한일 유착관계’였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일본과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겉으로는 민족적인 감정을 부추기며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처럼 사기 쳐놓고, 내용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에서 권력자들이 유착해서 상호 이익을 챙기면서 실질적으로 일본을 위해서 봉사해온 시절로 되돌아가는 느낌이다.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일본의 ‘식민지’처럼 종속되고 싶다는 것인가? 정말로 이해가 안 된다.
사진은 달맞이꽃이다.
'일본사회 > 아베정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 지도자의 조건 (0) | 2020.07.11 |
---|---|
일본, ‘조폭화’한 사회 (0) | 2020.07.03 |
일본, 코로나보다 정치, 포스트 아베 쟁탈전? (4) | 2020.06.25 |
일본, 코로나 19와 한국 때리기 (2) | 2020.06.24 |
열폭하는 일본 (0) | 2020.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