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4 뒤틀림
오늘 동경은 맑고 더운 날씨였다. 어제는 기온이 낮았는 데, 오늘은 다시 기온이 올라갔다. 그래도 일기예보에 의하면 최고기온이 34도라고 나름 지내기가 수월한 날씨였다. 지난 금요일은 최고기온이 36도여서 아주 피곤한 날씨였다.
6월 말에 이사했다. 바로 옆집으로… 대학원 후배 둘과 친구가 와서 도와줬다. 내가 계획을 세우고 작업은 후배와 친구가 했다. 나는 주로 청소를 했다. 전에 이사 올 때도 느꼈지만, 이번에 이사한 집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어떤 집보다 더러웠다. 더러운 종류도 여러 가지다. 화가 난 것은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더러움이라, 정말로 화가 나고 힘이 빠졌다. 지난번 집에서 나올 때 프로가 청소를 한다고 청소비를 뺐다. 미안하지만 프로보다 내가 청소를 더 잘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와도 청소비를 빼지는 않았다. 이번에 이사 온 집에 비하면 내가 살던 집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 청소를 하니까… 집은 관리하기 나름이기도 하다.
문제는 후배 둘이 책장에서 책을 빼내었다. 책장을 그대로 옮겨달라고 했더니… 아직 그 부분을 정리하지 못했다. 이사를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다. 이번은 예정에 없던 이사라서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움직인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그런데, 내가 워낙 책장을 퍼즐처럼 정리해서 쓰는 사람이라, 한번 헝클면 원상태로 복구가 힘들어진다.
이사를 하면서 무리했는지 허리가 아프다. 지난주에는 허리에 밴드를 하고서 수업했다. 그래서 천천히 정리하려고 방에 작은 섬을 만들어 놓고 그걸 피해 다니면서 지내고 있다. 지금 내가 블로그를 쓰는 책상도 이상태에서 겨우 어떻게 하고 있다. 참고로 평상시는 이보다 훨씬 정리되어 있다. 책상에서 일하고 밥도 먹으니까, 적어도 그 정도 공간이 필요하다.
거의 정리가 된 방은 침실이다. 이사한 날 침실은 거의 정리된 상태로 만들었다. 그다음은 실이 놓인 방도 거진 정리가 된 상태로...
오늘 네팔 아이가 온다고 해서 실이 놓여있는 방도 그 아이가 잘 거라서 정리가 되고, 밥을 먹으려면 책상 위도 강제적으로 정리가 될 예정이었다. 오후에 문자가 왔다. 친구랑 같이 가스 곤로와 냉장고를 사러 간다고, 오늘 못온단다. 아휴, 다행이다. 반찬이 없어서 오전에 근처에 사러 갔는 데, 계란과 상추와 콩 밖에 못 샀다. 지난번에도 부실한 반찬으로 미안했는 데, 이번에는 밥을 좀 잘해주려고 했다. 그런데, 금요일에 깜박 잊고 반찬을 안 샀다. 사고 싶었는 데, 허리가 아파 들 수가 없어서 못 샀다. 그리고 어제와 그저께는 생각도 없이 집에 있던 파인애플과 멜론을 통째로 다 먹어 치우고 말았다. 과일도 부실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큰 가방을 네팔에 갈 때 가져가라고 비워주기로 했다. 그 가방에 네팔에 갈 때 가져갈 것을 챙겨놓겠다고 했는 데, 그것도 못했다. 아니, 조금은 사놨다. 그아이 아버지가 입을 긴소매 셔츠를 두 장, 반소매가 한 장, 티셔츠가 한 장에, 형에게 맞을 긴소매 셔츠가 한 장 있다. 옷을 정리하면 더 나올 거지만,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작업에 진전이 없었다.
몸이 아프다고 며칠 요가를 쉬고 산책도 쉬었더니, 몸이 점점 더 붓고 둔해간다. 그래도 허리가 아픈 것이 무서워서 조심에 조심을 하고 있다. 단지 허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로 몸이 많이 뒤틀렸다. 왼쪽과 오른쪽 밸런스가 정말 이상하다. 거기에다 습기가 장난이 아니라, 쉽게 피곤하고 몸이 아파온다. 그렇지만 이사해서 느끼는 것은 이사하기 전이 지옥이었다는 것이다. 비록 집이 정리가 안돼서 엉망이고 몸이 아파도 정신적으로는 평화롭다. 항상 긴장상태로 지내다가, 너무 조용해서 산속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윗층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한 사람들이었는지 확실히 알았다. 나는 내가 이상한 줄 알았다. 이렇게 비교대상이 없으면 정상적인 상태가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른다.
내가 이사해서 블로그를 쉬어도 오블 동네는 변함없이 돌아간다. 내가 마실가는 오블지기님들, 미의 여신님, 프라우고님, 너도님등은 변함없이 건필하신다. chippy님은 몸이 좀 피곤하신 모양이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 간에는 되돌아 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아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길을 가고야 만 것이다. 일본 사람들도 이렇게 쉽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길이 열릴 것이라는 걸 예측하지 못했다. 그러나, 독단적인 리더가 나타나면 이렇게 쉽게 넘어서는 안될 걸 넘는다는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패전 후에 택했던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에서,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넘어간 것이다. 과거에 일본은 ‘자국민 보호’라는 미명 하에 주변국을 여러 번 침략해서 전쟁을 일으켰다. 거기에는 자신들이 침략을 정당화하려고 만들어낸 자작극이 많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자작극은 일본의 주특기라서 과거에 침략당했던 주변 국가로서는 초긴장상태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한국 정부에서는 어떤 대응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일본 사람들은 의외로 자신들이 행한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른다. 소수의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서구 식민지에서 아시아를 구해서 대동아공영권을 구현하려 했다고 믿고 있다. 아니, 믿고 싶다. 그러기에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응은 ‘과민한 반일’로서 비친다. 지금까지는 ‘괘씸한 반일’이었지만 말이다.
일본과 주변 국가의 관계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길을 택함으로 인해 수습이 안될 정도로 뒤틀리고 말았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경제적으로는 서로가 상호의존관계에 있으면서, 정치적으로 대립관계를 만들어서 일본이 어디를 향하려는지… 아니다. 일본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역사가 증명하듯이. 그 게 무엇이든 일본이 못할 것이 전혀 없다. 잊지 마시라, 일본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내 몸은 하루빨리 뒤틀림에서 원위치로 복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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