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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혹시나 역시나

2016/07/11 혹시나 역시나

 

오늘 동경은 맑고 기온도 좀 높아서 최고기온이 34도였다아침에 볼일이 있어서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해서 가방을 메고 나갔다서류를 확인할 것이 있어서 시청에 들러야 했다작년 말에 배달이 되었던 마이넘버가 나에게는 배달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학교에서 서류가 필요하다고 독촉해서 오늘은 마음먹고 서류를 확인하러 갔다다시 배달해 달라고 부탁하고 도서관을 향했다.

 

햇살이 따가워서 돌아오는 길에 야채를 사러 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덜 더운 아침에 야채를 사러 갔더니 야채가 별로 없다마침 거기에 온 아줌마와 정보교환 차원으로 수다를 떨었다다른 좋은 농가도 자세히 알려준다그 농가는 단골이 많아서 아침 9시가 되면 물건이 없다네친구와 같이 한번 가봐야지.

 

오늘은 월요일이라도서관에 새 책이 들어오는 날이다항상 월요일에는 도서관에 가지만 오늘은 특별히 어제 있었던 참의원 선거에 관한 자세한 기사를 보고 싶었다어젯밤에 예상대로 자민당이 압승을 한 것은 알고 있었다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이번 선거부터 투표를 할 수 있게 된 10대의 투표율과 어디에 관심을 가졌는지 알고 싶었다.

 

오늘 아사히신문을 참고로 하면 젊은 세대일수록 여당에 투표를 했고 나이가 올라갈수록 야당에 투표를 했단다. 10대에서 20대까지 가장 많이, 50%이상이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에 투표를 했다고이번 선거는 여당이 얼마나 의석을 얻느냐에 따라 개헌이 결정되는 중요한 선거였다그러나투표내용을 봤더니 실질적으로 개헌에는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가장 중요한 관심은 경기부양과 고용이었고다음이 사회보장세 번째로 자녀양육지원네 번째가 개헌이며다섯 번째가 외교와 안전보장마지막이 소비세 인상이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자민당이 원하는 개헌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개헌에 관해서 국민들이 그다지 관심이 없으니까……

 

일본에서 젊은 세대의 보수화가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드러났다투표할 수 있는 연령을 20세에서 18세로 낮췄지만자민당의 압승을 도와주는 결과가 되었다물론투표할 수 있는 연령을 젊게 책정한 것도 자민당에서 승산이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작은 이변이 있었다면 후쿠시마와 오키나와에서 아베 정권의 장관급 인사가 선거에 졌다는 것이다. 아베 정권에 불신임을 나타낸 것이다. 후쿠시마가 오키나와처럼 소외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은 일본 전국이 후쿠시마나 오키나와처럼 각성을 해야 했다

 

이번 선거는 개헌이 걸렸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쟁점이었지만개헌에 대한 국민들이 불편한 심정에 거스르지 않으려고 선거에서 개헌이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그래서 관심이 없으면 개헌이 걸린 것조차 모를 정도였다정작개헌이 가능할 정도로 이기니까성급히도 개헌에 대해 조바심을 비춘다역시 그렇구나개헌이라는 본심을 감추고 선거를 치른 것이다아베정권에 들어서 선거를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다내가 보기에는 선거에 이기는 것도 땅 짚고 헤엄치기다. 왜냐하면 아베 정권이 매스컴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가 개헌이 걸린 아주 중요한 선거라는 것이 국민에게 잘 인지되지 않았을 정도다중요한 걸 인지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사기가 아닐까? 개헌도 그렇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겠지.

 

영국의 투표결과 블렉시트가 결정되어 세계적인 혼란과 자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는 걸 봤다. 무엇보다도 인종차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영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걸 보고 있다. 자신들 목을 스스로가 조르는 꼴이 된 것이다. 거기에 대해 일본에서는 국민들이 생각없이 투표한 결과라고 비웃고 있었다. 내심 영국의 블렉시트가 일본에게 교훈을 주길 바랬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바램으로 끝나고 말았다. 다른나라의 사례가 교훈으로 살려진 것이 아니었다. 일본의 개헌도 자신들 목을 조르면서 주변 국가를 위협하는 복잡한 위치를 자처하는 꼴이 된다.

 

영국의 블렉시트를 비롯해서 일본이 개헌을 함으로 지금까지 유지했던 균형을 강대국이 깨면서 세계는 점점 혼돈스럽게 될 것이다전쟁이 가능한 국가가 된다는 것이 자민당의 오랜 숙원 일지 몰라도 지금 일본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는 국민들의 복지보다 군사비에 돈을 쓰겠다는 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매일같이 일어나는 지하철 자살사고가 정치적인 이슈가 안 되는 이상한 나라지금 살아있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국가에서 여자들이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겠냐고고령화문제는 국민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여성의 부담을 줄이는 것에 걸렸다고 본다.

 

아베 정권이 개헌을 향해 달린다는 걸 확실히 함으로 일본은 더 어려운 국면에 처하게 되었다자민당이 원하는 대로 개헌을 하겠지만개헌을 함으로 주변 국가와의 관계 개선은 더 어려워진다일본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관계일 뿐다른 주변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할 필요가 없겠지정부가정치가들이 국민을 더 힘들게 하는 것 같다제발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게 하는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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