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31 동경도지사 선거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맑게 개인 날씨였는데, 오후가 되어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소나기가 내렸다. 세찬 소나기가 내린 후에 다시 햇볕이 쨍쨍 내렸다. 마치 동남아에서 스콜이 내린 후 같은 느낌의 날씨였다. 동경도 어느새 아열대성 기후에 들어갔나?
오늘은 7월 31일 동경도지사 선거가 있는 날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살아온 곳이 동경이지만, 동경시민으로 살면서 세금도 내고 비자상으로 영주자이지만, 외국인이라 유권자가 아니다. 그러나, 유권자가 아니라고 해서 동경도지사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동경이 잘 굴러가고 있다면 좋으련만, 유감스럽게도 동경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세계의 흐름과는 정반대로 일본 정부가 국수주의로 치닫고 있는 것 같이 동경도 같은 경향으로 일본 전체가 국수주의가 된 느낌이다. 근래는 오사카까지 더해져서 정말로 완전히 국수주의의 회오리바람이 불고 또 불었다. 일본에게 국수주의라는 것은 마약과도 같다. 마약이 필요한 때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습관적이 되면 마약중독자가 되고 마는 것을......그런데 글로벌 도시 동경은 웬만한 나라보다 규모가 크다. 아마 경제규모로는 세계적으로 봐도 손에 꼽힐 정도다. 그리고 일본의 분위기나 정부의 방향에 아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정권이 국수주의적인 성향이라면, 동경도지사는 진보적인 성향인 사람이 뽑혀서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 특히 일본이 하 수상한 시절이라, 더욱 더 절실하게 정상적인 밸런스가 필요하다.
동경이 글로벌 도시에 걸맞지 않게 국수주의로 흘러간 것은 21세기가 시작될 즈음에 고이즈미 총리와 이시하라 동경도지사의 장기집권에 의한 것이다. 동경의 경우는 이시하라라는 국수주의자의 장기집권에 의해 글로벌 도시 동경이 열린 곳이 아니라, 폐쇄적인 곳이 되고 말았다. 글로벌 도시가 쇄국처럼 폐쇄적으로 된다는 것은 자신의 목을 스스로 조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글로벌 도시는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다양한 삶을 영위할 수 가능성이 있는 열린 곳이라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국수주의를 향한 것은 최악의 수였다.
이시하라 씨 이후에도 계속 우익적인 인물이 동경도 지사를 지냈다. 지금 동경, 아니 일본은 2020년 동경올림픽이라는 국가적인 빅 이벤트를 향해 국민이 단합되어 있다. 마치 아무리 힘들어도 동경올림픽을 성공하기만 하면 희망찬 미래가 열리는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힘든 상황을 견뎌내기 위해 필요한 마약처럼 동경올림픽을 들먹인다. 일본은 올림픽 정도에 연연할 급이 아니다. 국민을 단합시켜 한마음 한뜻이 되지 않아도 올림픽 정도는 가볍게 너끈히 치르고도 남았으면 좋겠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올림픽 시기가 폭염으로 선수나 시민들이 살아남을지, 그 정도다. 세금을 내는 입장이라, 돈을 적게 썼으면 좋겠다.
지금 동경은 2020년 올림픽을 겨냥한 건축경기가 버블경기 수준을 넘어섰단다. 참으로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일본은 버블경기가 붕괴되면서 큰 홍역을 치뤘는데, 다시 버블경기를 만들고 있다. 극히 일부에게만 유익한 버블경기의 뒷감당은 나중 문제인 모양이다. 그렇게 위험한 도박 같은 걸 부추기는 것이 정권이다. 결국 일본은 도박 같은 버블경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버블경기의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는지 모르겠다.
이번 동경도 지사로 유력한 후보는 세 사람이다. 자민당에서 미는 마스다 씨에 자민당에서 뛰쳐나온 고이케 씨, 진보진영의 도리고에 씨다. 마스다 씨는 자민당과 공명당에서 밀고 있지만, 존재감이 적다. 고이케 씨라는 여성을 아주 유력시하지만, 자민당의 추천을 못 받았다. 자민당을 지지하는 표가 나눠진다는 것이다. 인기 캐스터였던 도리고에 씨는 동경도지사 선에 나온 후에 스캔들이 터졌다. 폭로된 스캔들 기사를 읽었더니 의문스러운 점이 꽤 있다. 스캔들 기사는 도리고에씨가 동경도 지사가 되는 걸 막기 위해 기획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도리고에 씨 이미지에 흠집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리고에 씨가 동경도 지사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 스스로 목을 죄고 있는 동경이 숨통이 트이는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 글로벌 도시 동경이 그에 걸맞게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다양한 삶을 영위할 가능성이 열린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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