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16 야스쿠니 2014-6
올해 야스쿠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분위기가 아주 달랐다는 것이다. 어쩌면 여기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던 대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라는 이름으로 전쟁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또는 수상인 아베 씨가 참배해서일까.
친구와 연못가에 앉아서 휴식을 했다. 연못가는 선선하기도 했지만, 니시키고이 (한국어로는 비단잉어)가 많이 있었다. 연못도 어제까지 비가 와서 보통은 흙탕물일 텐데 아주 맑았다. 친구는 그게 아주 부자연스럽게 보인단다. 아주 맑은 연못에 많은 니시키고이가 헤엄을 치고 있는 것이 대비되어 비현실적으로 아름답게 보인다. 친구가 하는 말이 이상해, 저 고기들 렌트한 것이 아닐까? 이사람이 좀 엉뚱한 데가 있다. 내가 대답하길, 아니야, 오늘을 맞이하려고 에스테 갔다 온 거야, 마사지받고 보톡스도 맞고…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가 어렵지, 아무래도 어제쯤 렌트 한 것이 맞아. 아니, 이사람이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는 신성한 성역이에요. 보통 상식적인 생각으로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여기는 특별히 신성한 곳이라서 비가 왔다고 연못이 흙탕물이 되는 것도 없고요, 고기들도 항상 저렇게 아름다운 거라고요. 둘이서, 엉뚱한 말을 하면서 눈앞에 보이는 비현실적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먹이를 주고 사진을 찍는다. 나도 거기 가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으면서 바라보니, 사진찍기에 너무 좋은 소재로 보인다. 우선,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화려하다. 얼마나 사진을 많이 찍었는지 모르겠다. 니시키고이들이 움직임, 색채들이 선명히 현란하다. 끝임없이 움직이는 색채들이 조합과 물결, 빛이 비친다. 세상에 아무리 찍어도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사진을 컴퓨터로 보면서 알았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는 것을… 사진을 보니 아름답다기보다 징그럽다. 너무도 생생하다. 유슈관에 전시물을 보면서 멋있다, 귀엽다고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로 맑은 연못에 니시키고이를 보면서 아름답게만 비췄던 것이다. 현혹되었다고 할까? 사진을 자세히 봤더니, 아름다움으로만 보였던 것이, 징그러움으로 다가온다. 유슈관 전시물이 겉모습처럼, 귀엽고 멋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사진은 가끔 가혹하게도 현실을 오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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