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5 야스쿠니 2017-2
오늘 야스쿠니에 다녀온걸 마저 쓰기로 한다. 오늘 야스쿠니는 미친듯한 열광도 터질 것 같았던 긴장감과 고조감도 없었다. 세상 밖으로, 일상으로 야스쿠니가 녹아 들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다. 세상이 야스쿠니가 되었다면, 야스쿠니에 집결된 특별함이 변하는 게 당연하겠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오늘 눈에 띈 것은 '군복 코스플레이'였다. '군복'만이 아니라, 단체로 옷을 맞춰서 입은 사람들과 경비를 서고 있는 사람들과 구분이 잘 안 간다. . 단체로 옷을 맞춰서 입은 사람들은 그 걸 노린 것이기도 하다. 겉모습이랄까, 입은 옷은 비슷하지만, 그 둘은 공통점을 가지면서 전혀 다른 집단이기도 하다. 경비를 서는 사람들은 경찰이다. '군복'같은 옷을 단체로 입은 사람들은 경찰과는 정반대로 '조폭'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경찰'이나, '조폭' 둘 다 '폭(무)력'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단지 그 '무력'이 '합법적'이냐, '비합법적'이냐의 차이가 있다. '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자신들을 유지하는 최고의 '권력(힘)'이기도 한 집단이다. 그렇기에 둘은 다르면서도 서로가 잘 아는 아주 가까운 관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현역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과 '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역시 다르다.
지금까지는 '군복 코스플레이'는 야스쿠니의 분위기를 살리는 효과적인 무대장치의 한 부분이었다. 이상하다는 느낌으로는 아주 인상적이다. 그러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지, 한복판을 활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군복 코스플레이'가 늘어서 눈에 띄게 많은 것처럼 느껴진다. 나름 눈여겨보면서 지나간다.
늘어난 '군복 코스플레이'를 보면서 느낀 것은 못 볼 것을 본 것 같다. 결코 좋은 기분이 되진 않는다. 어떤 효과를 노린 것일까, 어쨌든 사람들 눈에 띄어 주목을 받는다. 그런데, 군복이라는 제복은 훈련을 받은 절제된 뭔가가 있어서 어울리는 것이다. 절제된 뭔가를 표현하는 것은 군복이라는 옷이라기보다 안에 든 정신과 육체와 동작에 깃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군복은 아주 이상한 옷이 되고 군복을 입은 사람은 아주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만다. 미안하지만, 오늘 본 '군복 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갭을 모르는 것인지, 알면서도 무시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갭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눈다. 물론, 갭이 '매력'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권위'에 대한 갭은 '존경이나 선망'을 나타내지만, 반대로 '모욕'이 되기도 한다. 그 건 원하든 아니든 보고 느끼는 사람에 의해서 정해진다.
그런 것과는 상관이 없이 특정의 제복에 대해 편집광적인 집착도 있겠다. 이런 경우는 본인과의 거리에 따라 '변태'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 내가 오늘 못 볼 것을 본 것 같은 느낌은 '군복 코스플레이'가 '변태'로 보이고 만 것이다. 비가 오는 날씨 탓도 있지만, '군복 코스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이 하나 같이 후줄근하다. 긴장감이 전혀 없는 육체에 동작이다. 사람들 관심을 받고 싶다는 것이 보인다. 그야말로 '변태'가 아닌가. 이렇게 되면 자신들이 경애하는 구일본군을 '모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봐왔던 사람들이 광적인 열광은 '애국심'이었을까? 아니면 '군복 코스플레이'처럼 어디까지나 '코스플레이'인 것일까? 지금까지 '애국심'이었다고 했지만, 실은 '코스플레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참으로 '허망'하다. 아니, '코스플레이' 같은 '장난'으로 사람들이 '공포'에 떨게 했다면 '코스플레이'로서 훌륭한 것이 되는 건가? 설사, '애국심'이라고 해도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 아닌 '망령'을 쫓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애국심'을 미래지향적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은 '군복 코스플레이'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머리라서 그런지 모르겠다. 어쨌든 '변태'는 보고 싶지 않다. 그것도 단체로........ 대낮에 귀신을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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