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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컴퓨터 청소

2015/08/19 컴퓨터 청소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이 32도라는 비교적 선선한 날씨다. 요새 내가 사는 아파트 주변에서 제초작업을 하고 있다. 어젯밤에 좀 늦게 잤는 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이상한 소리에 뒤숭숭하게 잠에서 깼다. 아침 일찍부터 제초작업을 시작해서 바로 코앞까지 왔던 것이다. 편하게 잠을 못 잤는지 베개는 벽까지 올라가 있다

시끄러우니까 일어나서 창문을 닫고 아침을 준비한다. 제초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보니 여자들이 꽤 있다. 어제 지나면서 봤을 때는 제초한 것을 정리하는 사람만 여자 더니 이제는 여자들도 이런 작업을 하는구나 싶었다. 지금까지 여자들이 이런 작업을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워낙, 무거워 보이는 기계를 다루는 일에, 주로 남자들끼리 뭉쳐서 일을 하기에 여자들이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것이다

남자들이 하던 일에 여자들이 한다는 것에 신선함을 느끼지만 한편으로 남자들이 할 일이 적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저께 오랜만에 비가 오는 날씨였다. 끈적거리는 날씨에 머리가 길어 답답해서 머리를 자르러 나갔다. 집을 나갔더니 비가 막 쏟아졌다.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싹 밀고 과자를 사서 돌아왔다. 그저께 비가 아주 많이 와서 어제까지도 습기가 많아 쾌청하지 않았다. 오늘도 오후가 되면서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진다. 비라도 올려나…

어제는 일을 하다가 근처 농가에 야채와 계란을 사러 나갔다 왔다. 돌아와서 컴퓨터을 켰더니, 기동이 안된다. 전원을 넣었다가 빼기를 반복해도 안된다. 저녁이라, 하룻밤 자고나면 상황이 자동적으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그냥 둘까 생각했다. 평소에 쓰지 않는 랩톱을 꺼내서 USB를 찔렀더니, 요새 진행중인 일이 저장이 며칠 전 것이었다. 안되겠다. 뭔가 적극적인 방도를 찾아야지

어둑해진 저녁에 모기에 뜯겨가면서 컴퓨터를 열었다. 지난번에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더니, 고장은 없었고 내부를 청소했다는 말이 생각났다. 메모리도 내가 증설을 했는 데, 컴퓨터를 열어서 청소라도 하고 원인을 확인하자. 아니면 완전히 갔으면 포기해야 한다. 지금은 컴퓨터를 사는 것도 컴퓨터로 해야 하고 요새 하던 작업도 마무리해야 한다. 뭐든지 컴퓨터가 없으면 안 되는 세상이다. 평소에도 청소기로 컴퓨터의 먼지를 청소하는 편이다. 틈새에 낀 먼지는 이쑤시개를 쓰면 좋다. 어제 컴퓨터 안은 먼지가 꽤 많았다. 청소기와 브러쉬, 면봉으로 청소를 했다. 문제가 되는 전원을 키는 곳이 접촉 불량인 것 같아서 봤더니 이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본체 앞에 씌워진 커버를 떼어내고 본체를 닫았다. 책상 밑에 놓고 쓰던 커다란 본체도 책상 위에 올려놔서 책상이 좁아졌다

본체 커버를 벗기니까, 전원이 켜져 불이 반짝거리는 것이나, 커버가 없어서 보기가 흉하고 먼지도 들어갈 것 같아 검은색 계통 손수건으로 막았다. 우선은 눈에 자극적인 걸 막으니까 당분간은 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컴퓨터를 쓸 줄은 알지만, 내부가 어떻게 되었는지 전혀 모른다.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 청소를 하고 메모리를 증설할 정도는 한다. 알아서가 아니라, 그냥 하는 거다. 다른 사람들도 한다는 데, 나도 조심히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에서 한다. 구조도 전혀 모르지만, 선이 연결이 되어 있는지 아닌지는 눈에 보이는 거니까, 뚜껑을 열어 본다.

전원을 넣을 때 누르는 곳 플라스틱이 닳아서 켜지지 않는 것 같다. 당분간은 본체를 책상 위에 놓고 전원을 키고 끄면서 써야겠다. 작업하는 걸 저장하는 것도 잊지말고…

그런데, 컴퓨터를 열어 보니까, 재미있다. 컴퓨터 속에 담긴 것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제대로 알면 내가 좋아하는 구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일찍 컴퓨터 뚜껑을 열어보고 새로운 세계를 접할 기회를 놓쳤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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