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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일본, 코로나 우울과 버섯의 계절

NHK에 따르면 9월 27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44명으로 확진자 누계가 25,25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400명으로 사망률 1.58%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471명으로 요코하마항 크루즈선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82,997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563명으로 사망률 1.88%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95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73명이고 해외유입이 22명이다. 확진자 누계가 23,611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는 401명으로 사망률 1.70%이다.

 

일본은 주말, 일요일이라서 신규 확진자가 적게 나온 걸로 보인다. 매주 같은 패턴을 보이는데 월요일이 가장 적게 나오니까, 내일이 더 적게 나올 것이다. 그런 걸 한국 언론에서는 마치 일본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가 대폭 줄기라도 한 것처럼 보도한다. 그런 한편, 한국의 신규 확진자에 대해서는 오늘 아슬아슬하게 100명 이내라고 많다는 걸 강조하는 기사를 쓴다. 아슬아슬하게 100명 이내인 것은 맞지만 지역감염과 해외유입을 분류해서 보면 안 될까? 아니면, 한국이 코로나 감염이 대폭 증가하기를 바라고 일본의 감염이 주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싶은 건가? 그렇지 않아도 일본 언론에서도 어떻게 하면 적게 보이는 인상을 줄까 고심하는 모양이다. 예를 들어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동경도 신규 확진자가 195명이었다. 그걸 100명대라고 표현한다. 100명대인 것은 맞지만 약 200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200명에 가까운 수치이다. 나처럼 숫자를 매일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면 신규 확진자가 아주 준 것 같은 늘어도 그다지 늘지 않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런 인상 조작을 노리고 표현하는 방법이다. 

 

요새 일본에서 분위기를 보면 마치 코로나 19가 종식된 것처럼 사람들이 착각하기 좋다. 언론을 보면 코로나에 대한 보도를 보기가 힘들고 여행을 장려하고 외식과 외출하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 19를 독감 정도로 여겨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어제 블로그에 썼듯이 일본 정부 전문가 회의 회장, 감염증 전문가가 최저로 내려왔다면서 여행을 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9월에 들어 매주 일요일 전국 신규 확진자 통계를 보기로 하자. 9월 6일 449명, 13일 440명, 20일 480명, 27일 471명이다. 어제 올린 9월 동경도와 일본 전국의 신규 확진자도 숫자가 매주 비슷하게 나왔다. 나도 이런 숫자를 보면 정말로 소름이 끼친다. 도대체 뭔 짓을 하기에 9월 매주 일요일 신규 확진자가 거의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는지? 참고로 한국을 보면 9월 6일 167명, 13일 121명, 20일 82명, 27일 95명이다.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이 안정적으로 비슷한 숫자가 나오는 신공은 뭘까? 상상하게 만든다. 동경도를 보면 평균 50-60% 대가 여전히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요일별로 비슷한 숫자가 연속해서 나오는 곳이 있을까? 일본에서는 요일에 따라 증감하는 뚜렷하고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일본만의 가진 특별한 양식미를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 통계에서도 표현하고 있나?

 

오늘 다케우치 유코라는 여배우가 자살했다는 보도가 많았다. 40세인데 올해 1월에 출산을 했다면서 자살할 낌세도 없었고 자살 동기도 감이 잡히지 않는다는 보도이다. 이전 내 학생이 팬이었던 배우이고 드물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사람의 자살이라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올해 일본에서는 거물급 배우나 다른 연예인이 몇 명이나 사망했다. 그중에는 자살도 있었지만 다케우치 유코에 대해서는 그녀가 가진 안정감과 총명함에서 자살과는 아주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자살하게 보이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내가 조심스럽게 추측하면 '산후 우울증'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기사를 보면 자살 동기를 모르겠다는 걸로 온통 도배가 되었다. 그 기사 댓글에는 아이들과 남편에게 상처를 줬다는 엄마로서 가장하면 안 되는 걸 했다는 것도 있었다. 아마 그런 선택을 한 본인이 가장 힘들고 괴롭지 않았을까? 혹시  '산후 우울증'에 '코로나 우울증'이 겹친 것은 아닐까? 산후에 코로나 19 국면이 겹쳐서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도 힘들었던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산후 우울증'을 앓으면 그 자체가 아기에게 엄마로서 죄를 짓는 것 같아 죄책감을 심하게 느낀다고 한다. 그 죄책감은 엄마로서 아기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다는 걸로 나중까지 지속된다고 들은 적이 있다. 혼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먼 길을 떠났으니 무거운 짐이 있었다면 내려놓고 홀가분해졌으면 좋겠다. 

 

일본은 그렇지 않아도 우울한 분위기였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이라서 더욱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정치상황을 보면 스가 정권은 '아베 유령 정권'이라서 아베 정권보다 더 하 수상하다. 나 같은 경우는 '혐한'이 충만한 분위기에서 강의를 하다가 숨이 막힐 때가 있다. 요새는 매일 버섯을 따러 산책을 나가서 걷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어제는 운이 좋아서 달걀버섯을 30개 이상이나 땄다. 달걀버섯 하루 채취량으로는 가장 많다. 다른 버섯도 따서 데쳐서 냉장고에 넣어 뒀다. 어제저녁은 달걀버섯을 한꺼번에 다 넣고 베이컨과 양파도 넣고 볶아서 오믈렛을 만들었더니 양이 꽤 많았다. 오늘 아침에도 먹고 다시 한번 먹을 양이 냉장고에 있다. 오늘은 시내에서 버섯을 따는 프로 지인이 와서 주변을 싹쓸이하고 난 뒤여서 전혀 기대감이 없었지만 청소를 마치고 바깥공기를 쐬려고 산책을 나갔다. 지인이 싹쓸이해서 역시 남은 것은 별로 없었다. 달걀버섯을 다섯 개, 곰보빵처럼 생긴 대형 버섯(우리말로 이름을 모른다)을 하나, 다른 종류의 버섯을 조금씩 땄다. 냉동고에도 버섯이 가득 차서 오늘 딴 것은 오늘 먹기로 했다. 보통 때는 베이컨이나 햄을 넣는데 오늘은 넣지 않고 양파에 버섯을 볶아 간장으로 간을 해서 그런지 맛이 없어서 남겼다. 내일 다시 달걀을 풀어 넣든지 맛을 좀 조정해야 할 것 같다. 지인은 버터를 꼭 넣으라고 하는데 버터를 넣으면 질감이 무거워져서 좋아하지 않는다. 버섯을 많이 먹으니까, 야채처럼 가볍게 많이 먹고 싶다. 요새 잘 만들어 먹는 것은 달걀버섯과 민달걀버섯으로 양파와 햄이나 베이컨을 넣고 프리타타나 부침개를 만든다. 거기에 발사믹 비네거를 찍어서 레터스에 싸서 먹으면 가볍고 신선해서 많이 먹을 수 있다. 달걀버섯보다 민달걀버섯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진다. 달걀버섯은 선명한 색상으로 예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라면에 버섯을 넣으면 맛있다고 하는데 나는 라면 수프 맛이 강해서 맛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늘 저녁을 간단히 먹으려고 버섯을 볶고 라면을 끓이면서 버섯을 많이 넣었다. 맛이 별로였다. 라면 자체를 자주 먹지 않을 정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일은 저녁에 약속이 있으니까, 그전에 일찌감치 버섯을 따러 다녀와야지. 버섯 따기는 사람이 아니라, 자연을 상대하는 것이라,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다. 꼭 버섯을 따지 못해도 사람이 없는 자연에서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어서 좋다. 모기가 정신없이 달려들어서 내 피가 빨리기도 한다. 그래도 버섯을 매일 따니까, 저녁에 먹을 식량을 확보하는 편이다. 오늘은 제초작업을 하느라고 잘린 상사화도 몇 개 주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버섯을 관찰하고 따러 다니는 취미라도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 일본, 동경처럼 이상한 세상에서 우울증에 걸리지 않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실질적인 수확도 생긴다. 오늘 공원에서 손이 닿는 감나무도 발견했다. 좀 먼 공원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얼마나 열렸는지 한 번 보러 가야지. 올해는 날씨가 나빠서 감도 별로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마트에서 보면 과일 값이 두 배이상 올랐고 크기도 작다. 작은 사과나 배 하나가 도시락 하나 값보다 비싸다. 과일이 비싼 것은 올여름 날씨 탓도 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서 외국인 노동자가 들어 올 수가 없어서 생산하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거기에 외국에서 수입하는 과일도 적고 비싼 것을 보면 수입 상황도 여의치 않을 걸로 보인다. 모든 것에 사람이 관계하고 거기에 코로나 19가 개입하고 있다. 버섯 따기와 코로나 19가 상관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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