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서바이벌하는 일상

오늘 동경은 최고기온 36도, 최저기온 28도라고 한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더운 날씨가 된다고 한다. 요즘 매일 같이 이렇게 생존을 위협하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최고기온이 30도로 내려가고 비도 온다는 일기예보다. 제발 비가 왔으면 좋겠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아침 일찍부터 기온이 금방 올라가서 밤이 되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동안 산책했던 오후  4시가 되어도 기온이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산책도 포기해야 할 지경이다. 그래서 어제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산책을 나갔다. 전날에도 산책을 못해서 덥다고 매일 방에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제는 그래도 오늘보다 조금 덜 더웠던 것 같다. 산책 나가서 버섯을 따다 먹고 하루 종일 밤늦게까지 집중해서 일을 했다. 나중에는 눈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장시간 집중해서 단순작업을 했다. 집에서 에어컨을 켜서 지냈는데도 불구하고 어제는 등 뒤에 땀띠가 난 것처럼 가려웠다.

 

어젯밤에는 천천히 목욕을 하고 늦게 잤다. 젤을 얼린 걸 베개 위에 겹쳐서 어젯밤은 잠을 푹 자기 힘든 조건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 늦은 시간까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정신없이 잤다. 아침에 깬 것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다. 아마, 어제 너무 장시간 집중해서 일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천천히 아침을 시작했다. 그래도 9시 전에 아침을 먹고 어제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한다. 오늘 아침 9시에 기온을 봤더니 34도까지 올라가서 깜짝 놀랐다. 어제보다 더 더울 것 같아서다. 나는 요새 집에서 지낼 때도 에어컨을 켜는 것은 오후가 되어서다. 오후가 되어 집안 온도가 올라가면 에어컨을 켜서 밤까지 에어컨을 켜서 지낸다. 오늘은 10시쯤에 실내 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서 에어컨을 켰다. 오전 중은 실내온도가 28도라 에어컨을 켜지 않고 선풍기만으로도 충분히 쾌적하게 지낼 수 있다. 에어컨을 켜도 설정온도가 27.5도다. 오늘은 역시 다른 날보다 더 더웠던 것 같다. 저녁 5시 넘어서 여전히 35도였으니까 말이다. 시간에 따라 기온을 확인하면서 메모를 해둔다. 메모를 보면 같은 시간이라도 매일 조금씩 기온이 다르다. 이런 더위에는 1도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오전에 친한 이웃에게 전화를 했다. 요새 산책을 나가지 않아서 친한 이웃을 보지도 못한다. 어제 아침에는 새벽에 산책을 다녀왔다고 너무 더워서 산책을 못하겠다고 했다. 친한 이웃은 저녁을 먹고 6시 넘어서 양산 쓰고 산책했다고 한다. 친한 이웃도 잠을 잘 못 자니까, 나처럼 젤을 얼려서 베개에 넣고 자라고 했다. 오늘 밤에는 케이크를 살 때 넣어주는 걸 얼려서 해보겠다고 한다. 저녁에 봐서 산책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면 전화한다고 했다. 생존을 위협받는 더위가 가시지 않으면 산책을 같이 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러면 우리 만날 수 있는 것은 가을이 되어야 하겠다고 한다. 

 

저녁에 먹으려고 양배추와 오이, 양파를 새콤 달콤하게 무쳤다. 고추장을 새로 사서 처음으로 뜯었는데 부풀어 오른 것 같아 깜짝 놀라 냉장고에 넣었다. 저녁 6시가 넘어서 산책을 갈 수 있을까 싶어 창문을 열었더니 열풍이 들어온다. 산책을 하기는 힘들 것 같다. 친한 이웃과 다른 이웃에게 매실잼을 가져가려고 다른 이웃네 집 앞에서 잠깐 만나기로 했다. 밀봉을 못한 매실잼이 8병이었는데 오늘로 다 돌렸다. 다른 이웃네 집은 도보로 10분 걸리는데 천천히 나무 그늘 길만 걸었다. 친한 이웃과 만나서 집으로 왔는데 집에 왔더니 자꾸 머리에서 물이 줄줄 흐른다. 땀이 날 정도가 아니었는데 머리에서 물이 흐른다. 산책이라도 했다면 몸에서 땀이 줄줄 흐를 것 같다. 친한 이웃이나 다른 이웃과도 나눈 대화가 너무 덥다고 조심하자고 무리해서 산책하지 말자는 말이 전부였다.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더위인 것은 틀림없다. 저녁에는 소면을 삶아서 새콤달콤하게 무친 것과 같이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마지막 남은 달걀도 삶아서 얹었다. 

 

내일은 점심 먹으러 가는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에 부설된 가게에 가서 신선한 야채를 살 작정이다. 화요일에 산 오이와 양배추, 양파가 정말로 신선하고 맛있었다. 거기에 다른 식료품도 없어서 마트에 갈 작정이다. 날씨가 더워서 마트에 가기도 힘드니까, 가기 전에 필요한 걸 메모해서 빠뜨리지 않고 살 작정이다. 쌈장을 만들 재료도 사서 쌈장을 넉넉하게 만들 예정이다.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마트에 가는 것도 힘들어 정말로 생존을 위해 서바이벌하는 느낌이 든다. 하루하루를 건강히 쾌적하게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더위로 일상이 서바이벌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