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아버지의 피눈물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피해자 아버지의 피눈물

재일 제주도 사람들 2012/09/16 22:03 huiya

어제 오후부터 동경 날씨는 비가 오다가 그치다가를 반복했다. 아무래도 가을이 가까워지나 보다.

이틀전까지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2013년 1월 27일 정정)이라는 걸 몰랐다.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과도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일인 줄만 알고 있었다. 그 시대에 어린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는 학교교육이나 사회분위기를 통해, ‘반공사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괴물’에 의해 인간이 가질 아주 기본적인 지적호기심과 상상력까지 말살당했다. 간첩사건이나, 북한관련은 모르는게 좋은 거고, 알려고 해서도 안되는 일이였다. 그런 것에 의문을 가지거나 알려는 일 자체가 위험한 것이였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나도 착실히 ‘반공’이여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사실 반대해야하는 게, 뭔지는 전혀 몰랐다. 유학을 나올 때도 여권을 발부받으려면 소양교육을 받아야했다. 그 내용에는 일본에 가면 조총련과 접촉을 하면 안된다는 것도 있었다. 간첩으로 포섭이 된다는 것이였다. 나는 전혀 걱정을 안했다. 조총련에 전혀 관심도 없고, 그동안 들어왔던 ‘간첩’들 처럼 혹독한 훈련을 받고 그런 일을 할 존재가 못되니까. 애시당초 ‘위험한 일’에 낄 생각이 없었다.

재일동포에 관한 것도 일본에 와서 알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일동포 친척도 있었다. 아마, 제주도를 왔다갔다 했으니까, 조총련은 아니였을 거다. 사실, 누가 조총련인지 모른다. 제주도사람들에 관해 연구를 해보니,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국적’이냐, 보통 조총련으로 여기는 ‘조선적’이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사람들 정체성은, 소속된 국적이 아니라, 제주도사람이며 ‘조선사람’인 것이다. 설사, 국적이 달라도 같은 민족이며, 분단되지 않은 땅 조선반도(한반도)가 조국이라고 한다. 자신들은 현재의 분단국가인 ‘한국’이 생기기 전에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한국’은 요전에 생긴 나라라고 한다. 그렇다고 북한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 


내 연구방법중 인터뷰로 라이프히스토리를 듣는 게 있다. 사실 재일동포들의 생활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었다. 라이프히스토리를 듣다보면 어쩔 수 없이 밀항을 하는 일도 있고, 먹고 살려고 야미장사를 하는 일도 나온다. 그리고 4.3사건에 관련된 것도, 6.25를 피해서 도망한 것도 나온다. 이 건 범법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라이프히스토리가 역사적 증언이지만, 4.3사건이나, 어떤 특정한 사항이나, 개인을 부각시키지 않는다. 어느 특정한 일을 크게 부각시킨다는 것은 역사의 흐름을 왜곡시킬 위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라이프히스토리를 제공한 분이 노출되지 않게 한다. 개인이 노출되지 않게 특정사건에 관련된 것 또한 부각시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적어도 무엇에 관해 말을 하는 지 알아야한다. 그런데, 어떤 때는 그런 걸 명확히하는 것도 힘들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아직 규명이 되지 않은 사건일 경우, 리이프히스토리라는 증언이 공개되면 어떤 파장이 올지 모른다. 라이프히스토리를 제공하신 분께 어떤 영향이 있을 지 가늠도 못하고, 내가 그런 것에서 그 분들을 지킬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 사건에 관해서 아는 사람만이 읽어서 알 정도로 만 밝히는 내용도 있다. 어쩌면 그런 내용들이 많다. 그런데, 나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2013년 1월 27일 정정)을 어렴풋이 들은 적이 있지만, 내용을 몰랐다. 아니, 알고싶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받았던 ‘반공’교육의 성과가 본능적으로 알면 안된다고 자신의 촉각을 꺽었는지도 모른다.


요새 한국 매스컴에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2013년 1월 27일 정정)이 자주 거론되어서, 내용을 체크해 봤다. 내가 아는 선배도 관련이 있었다. 그 뿐이 아니라, 내가 채록을 한 어느 증언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확인을 했다. 아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아, 그 아버지가 피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증언했던것은 이 사건이였구나. 나는 두 시간 동안 쇼크로 인해, 내가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쓰던 논문이 순식간에 날라갔다. 무릎아래가 없는 것 같았다. 그래도 친구네가 온다니까, 가방을 끌고 나가서 식량을 조달했다. 계산을 할 때, 내가 수상해 보였는지, 계산대 사람이 묻는다. 손님 괜찮으세요. 아, 예. 물건들을 쑤셔놓고 집에 왔다. 엄청 샀는데, 정작 필요한 것은 안사고. 친구를 만나서 오늘 좀 쇼크를 받아서 제정신이 아니니까, 좀 이상하더라도 양해를 해달라고 말을 해 뒀다. 친구와 말을 해도 건성이다. 요새말로 ‘멘붕’이라는 게 이런건가, 수습이 안된다. 내가 쇼크였던 것은, 자신에 관한 것이였다. 25년이나 사람들 말을 듣고 다니면서, 뚤린 귓구멍이라고, 무슨 말을 들었던 것인가, 이렇게 무딘 감성과 돌대가리를 가지고, 연구를 했답시고, 글을 쓰고 있었다는 것. 어쩌면 사람들이 그런 증언을 못 느낄만큼 내가 ‘오만’해져 있다는 것 등이였다. 그렇다면, 연구자고 뭐고가 아니라, 인간쓰레기다. 그 걸 이제 알았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2013년 1월 27일 정정)이라는 것을 조작해 내서 ‘살인’을 한 사람 자식, 그냥 자식이 아니라, 그 시대에 퍼스트레이디로서 공범적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 일에 관한 반성조차 없이 대통령후보, 그 것도 유력한 후보라는 점에 소름이 끼쳤다. 이 건 말이 안된다.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미치지 않고서야, 그런 걸 용인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내가 그 아버지로 부터 증언을 듣고 채록한 것은 1993년 4월29일이다. 아직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2013년 1월 27일 정정)이 규명되지 않았던 단계이다.

그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감정이 격양되어 증언 도중에 눈물이 나와서 증언을 중단하고 잠시 안으로 들어가서 감정을 추스리고 나왔다”고 면접상황이 쓰여있다. 사건이름은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내가 이미 알고있을 것이라고 본 것 같다. 장남, 재일동포 2세, 오사카에서 명문고를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그 정도면 동경대에 들어가는 수준이였던 청년이 조국으로 유학을 갔다. 서울대학에서 유학을 하던 아들이 갑자기 잡혀간 것이다. 일본에서 갔던 재일동포유학생들이 일제히 체포된것이다. 일본에서도 크게 보도되었다고 한다. 죄명은 국가보안법위반, 반공스파이(첩보?)였다고 한다. 너는 주모자라고, 일심에서 삼심까지 사형이 언도 되었다. 그 후 무기로 감형이 되어, 20년으로 감형, 결국 15년형을 살고 나온다. 아들이 잡혀서 일심에서 사형판결이 난 후에 면회가 허락되어 얼굴을 본다. 이심 재판을 방청할 때 보니, 그룹별로 나왔는데, 서울대가 11명, 아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형이 5년 정도로 가벼웠단다. 재판관이 아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했더니, 자신이 리더라고, 다른사람들은 자기가 지도를 해서 이런 죄를 지었으니, 자신은 사형을 해도 좋지만 다른사람들은 무죄라고 했단다. 

장남이 잡힌후, 가족들 생활은 장남구원운동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경영하던 공장도 도산하고, 부인은 아들을 면회하러 50번은 왕복을 했을 거란다. 대졸인 아버지가 생계를 위해 남의 공장에서 육체노동을 하면서 구원운동을 했다. 그 운동에는 아들이 다니던 학교 동창생(일본인)들이 중심이였단다. 구원운동을 하는 단체는 오사카, 동경/가나가와, 교토 세군데 있었고, 구원운동 멤버는 다 일본인이였다. 아버지도 탄원서를 가지고 한국과 일본에서 유력 정치가를 만난다. 그리고, 유럽까지 가서 구원운동을 한다. 유럽에서 호소한 것은 아들이 감방에 있어도 24시간 수갑을 채운채 있어서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아들이 기소된 것은 “북한에 가서 지령을 받고 한국정부를 전복하기위해 운동을 했다는 것이였다. 학생이 어떻게 간단히 북한에 갈 수 있는지? 그 시기에 북해도에 여행을 갔고, 북해도에서 묵었던 민박집주인등 아들이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에게서 아들을 만났다는 편지가 왔다. 그 사람중 세 명을 증인으로 데려갔지만, 한국정부에서 인정하지 않았다.” 북해도에서 아들이 오다가다 만난 사람들도 서울에 가서 아들에게 성원을 보냈다고 한다. 구원회에서는 아들이 석방되어 나올 때까지 면회비용, 한 달에 책10권을 보내는 등 계속적인 지원을 했단다. 대단한 일이다. 이 일을 통해서 아버지는 일본이라는 국가와 일본사람 개인을 달리 본다. 

그리고 아들의 기소장을 읽고 3분의 2는 조작된 것이라고 한다. 국가권력이 꾸민 음모라고. 

그러면서, 문세광사건에 관해 의문이라고 한다. 문세광형이 학교선생인데, 신문기자에게 “동생은 이용당할대로 당하고 살해당했다고, 언젠가 진상을 폭로하겠다”고 했단다. 이 것도 국가권력의 음모로 인한 것이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