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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옆집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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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2012/10/22 21:41 huiya



오늘 동경 날씨는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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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가 오지 않으면 아주 좋은 날씨이다. 햇볕은 아직 조금 날카로움이 남아있지만, 따뜻하고 적당히 건조하고 밤에 춥지않다. 이 때 가을날씨가 아주 좋다. 이렇게 황홀하게 좋은 날씨에는 그냥 특별한 이유도 없이 들뜬다.


주말에는 집에서 지내면서 여름옷과 신발을 집어넣고 소매가 긴 옷을 내놨다. 얇은 반코트 쟈켓도 내놨다. 걸어놓은 옷을 보니 완전 검정색에 곤색이다. 가을, 겨울옷은 색이 어둡다. 아직은 속에 소매가 짧은 옷을 입고, 겉에는 바람을 막아주는 옷을 입는 정도이다. 그래도 밤에 찬바람이 돌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잘 때는 양말을 신었다.

나는 화요일 부터 금요일 까지 일을 하고 주말에서 월요일 까지 쉰다. 금요일 퇴근 때 시장을 봐서 주말에 먹는다. 지난 주는 밤마실로 시장을 못봐서 토요일 아침에 갔다. 물건은 비싼데 주말이라 사람이 많았다. 별로 산것도 없이 돈을 쓰고 들어왔다.

보통 주말에 쉬고, 월요일은 집이나 도서관에서 수업준비를 한다. 월요일은 청소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도 오전에 햇볕이 들 때, 온갖 창문을 열어놓고 청소를 하면서 베게와 각종 깔게를 말린다. 물론 먼지를 팡팡 털어낸다. 기분이 조금 꿀꿀할 때, 청소나 빨래를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 제일 간단히 기분전환하는 방법이다. 내가 하는 청소에는 제일 간단한 코스에서 해도해도 끝이 없는 코스까지 있다. 때에 따라 산책코스를 고르는 것 처럼, 청소코스를 선택한다. 오늘은 간단한 코스로 청소를 끝냈다. 오후에는 라디오를 들으면서 내일 강의과목에 맞춰서 수업준비에 들어간다. 시간이 제일 많이 걸리는 것 부터 시작한다. 일을 하면서 전기밥솥에 고구마를 쪘다. 요새는 이 요리방법을 개발했다. 간단해서 좋다. 재료를 썰어서 물을 조금 넣고 스윗치를 넣은면 된다. 어제는 단호박을 쪘다. 호박만 먹기가 거북해서 오늘 아침에는 나머지로 샐러드를 만들었다. 찐호박에 삶은 달걀, 사과와 양파, 레터스를 넣어서 소금과 후추에 마요네즈를 넣었다. 그래도 먹을 만 했다. 오늘 오후에 점심겸 저녁으로 먹은 찐고구마를 먹을 때는 인스턴트 스프를 같이 먹었다. 고구마 만 먹으면 목에 걸려서 안 넘어간다.

책을 읽다가 저녁 해가 질 무렵에 산책을 나갔다. 요새 삼일째 산책을 나갔다. 아침에 요가를 하고 저녁에 풀코스로 산책을 하면, 잠도 잘오고 아침에도 상쾌하게 일찍 눈이 떠지고, 소화도 잘된다. 몸도 가볍고 아주 좋다. 그러나 항상 그러질 못한다. 요새는 몸이 팽창에 팽창을 거듭해서 산책으로 몸속에 거품을 뽑아내야 한다. 특히 이번 주말에 엄마네 집에 가니, 신경을 써서 조정에 들어갔다. 오전에 날씨가 따뜻할 때, 머리도 숫을 약간 쳐냈다. 기분이 약간 산뜻해진다. 


산책나가는 길에 단지 어린이 놀이터에서 옆집사람을 만났다. 남자아이가 많이 컸다. 작년 호주에서 돌아와 보니 옆집사람들이 바뀌었다. 그 전에는 독신 아일랜드사람이였는데, 이 번에는 아일랜드 출신 남자와 일본여자 커플에 여자아이와 남자아기가 있다. 작년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나고, 여자아이가 쫑알거렸는데, 그 아기가 성장했다. 놀이터에서 뛰어논다. 내가 어머, 아기가 컸네, 갖난애 울음소리였는데 아이들이 시끄럽죠, 미안합니다. 아이엄마가 인사를 한다. 아니요, 전혀 안 시끄러워요. 저는 낮에 아기가 노는 소리가 안들려서 보육원에 맡기고 일다니는 줄 알았어요. 그래요? 일은 안다녀요. 낮에는 아이들이랑 집에 있어요. 아이들 하고 만 있으면 답답하겠네요. 요새는 날씨가 좋아서 산책도 다니고 밖에서 놀아요. 그런데, 밑에 층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세번이나 주의를 받았어요. 걱정스러운 눈치이다. 나는 내가 먼저 인사를 해요. 오며가며, 먼저 내가 시끄럽지 않냐고, 그러면 괜찮다고 해요. 나도 윗층 소리가 그대로 들리지만, 밑에 층에는 내가 사는 소음이 그대로 들리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두 번째 주의가 관리사무소를 통해서 왔을 때 물어봤지요. 직접가서 사과를 하는 게 좋으냐고, 그냥 있으라고 해요. 감정적으로 마찰이 생기면 곤란하니까, 그냥 있으라고. 글쎄, 어떻게 하는 게 좋을 지 모르겠네요. 어떤사람들인지 본 적이 있어요? 아니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어떤사람들이 사는 지 몰라요. 혹시 보면 먼저 인사를 하라고 했다. 먼저, 아이들이 있어서 시끄럽지요, 죄송합니다 하면서 인사를 하라고


일본에서는 이사를 하면 주위 이웃들에게 인사를 한다. 작은 타올이라도 돌린다. 아파트에서는 위아래층과 양옆집 정도에 인사를 한다. 아니면 같은 통로는 다 인사를 한다. 나도 인사를 했다. 전에 살던 데서 맛있다는 우동을 박스로 사와서 우동을 돌렸다. 나도 같은 통로사람들에게 타올을 받는다. 내가 없을 때는 인사하는 메모와 함께 우체통에 넣어둔다. 그러면 나도 메모지에 고맙다고 쪽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어둔다. 그런데, 아까 본 옆집사람은 이사를 했다고 인사를 제대로 했는 지 궁금하다. 나는 인사를 안 받았다. 거꾸로 내가 인사를 했다. 나도 그 전에 아이들이 귀여워서 멜론을 준 적도 있고, 일본에서 멜론은 비싼 과일이다. 집을 비울 때, 남은 식량을 우체통에 넣은 적도 있다. 그 남편은 가끔 퇴근길에 본다. 그런데 마누라가 그런 것에 관해 인사를 한 적이 없다. 나는 그런 것에 신경을 안쓴다. 일본사람들 끼리는 그런 걸 제대로 해야 한다. 아니면 관계가 껄끄럽다. 젊은사람이라, 그런 걸 제대로 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 걸 물을 수가 없다. 내 학생이라면 묻는다. 그러나 보통은 상식적인 것이라, 그 걸 묻는 다는 자체가 실례가 된다. 일본사람들은 은근히 그런 걸 따진다. 결코 말을 하는 법은 없지만 , 골치아프다.


어린아이들이 있으면 나름 시끄럽다. 그러나 아이들이 전혀 유난스럽지 않다. 그냥 보통아이들이다. 그래도 시끄럽다고 느끼면 시끄러울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할 수도 없는 일, 불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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