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흐린 날씨였다. 오후 늦게 산책을 할 때는 비까지 뿌렸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이웃에 사는 분에게 쓰지 않을 실과 지인에게 받은 가죽을 전하려고 가방을 가지고 걷고 있었다. 아는 아저씨가 오랜만에 보여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는 잘 계시지요? 아저씨가 오랜만에 봐서 몰랐구나 하시면서 아주머니가 돌아 가셔서 2년이 넘었다고 한다. 어머, 그러셨어요? 힘드셨겠어요. 인사를 했다. 같은 단지에 살지만 이름도 모른다. 아주머니가 치매에 걸리고 아저씨가 항상 아주머니 손을 잡고 다녔다. 단지 앞에 데이케어 센터 차가 오면 데려 갔다가 다시 오곤 했다. 주변 사람들이 저러기가 쉽지 않은데 했다. 아주머니가 요양원에 들어 가고 아저씨는 훨훨 날아 다녔다. 오늘 들었더니, 치매에 걸려 2년만에 요양원에 들어 갔고, 요양원에 들어 간지 2년 후에 돌아 가셨단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아저씨는 하는 일이 있어서 일주일에 반은 일을 보고 지낸다고 한다. 예전에 가수활동도 하셨다고 한다. 아주머니가 돌아 가시고 1년은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하신다. 이제는 자식이 있어도 돌보지 못하니 서로가 건강을 챙기며 살아야지, 그냥 말로 위로를 건넨다. 아저씨가 반갑다고 수다를 마치고 마지막에 요새 중의원 일을 돕는다고 한다. 나는 깜짝 놀라서 한국의 '태극기 집회' 같은 모임이라도 나가시나? 했다. 하지만, 외로운 아저씨에게 사회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으면 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아저씨에게는 필요한 것인지 모른다. 그래요,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가셔야죠. 인사를 했지만, 만약에 그게 한국에서 말하는 '태극기 집회'라고 해도 나는 그런 곳에 가지말라 소리를 못한다는 걸 알았다. 아저씨에게는 자신을 필요로 해주는 곳이 절실하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웃에 갔더니, 강아지가 죽어서 49일이 지나지 않았다고 현관에 강아지 상을 차려놓고 있었다. 나는 그런 걸 몰라서 전혀 준비도 없이 갔다가 전할 것을 전하고 차를 마시고 감도 받아서 나왔다. 강아지 49제를 하고 나서 상을 치운다고 한다. 일본사람 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다. 허긴 10년 이상 가족으로 지냈으니 보내는 일도 가족이니까........
도서관에 가면서 야채 무인판매에 들렀다. 오늘은 살 것이 꽤 있어서 많이 샀다. 야콘과 키위, 보라색 무우 등을 많이 사서 짊어지고 손에 들고 도서관에 갔다. 집을 나서면서 책이 있어서 짐이 무거운데 감도 받아서 넣었다. 거기에 야채를 엄청 사서 더욱 무거워졌다. 감은 하나 먹고 짐을 줄이려고 키위도 한봉지 아는 직원에게 줬다. 오늘따라 빌릴 책도 많았다. 도서관에서 읽던 책을 마저 읽고 반납하고 새로 책을 다섯권이나 빌렸다.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데 짐을 지고 양쪽 손에 들고 하기에는 너무 무거워서 동네분에게 전화했다. 오늘은 짐이 많으니까, 산책 코스를 어떻게 할까요?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는 도중에 만나서 강아지와 산책을 시작했더니 비가 온다. 우산이 없다. 우산이 있어도 쓸 손이 없다. 강아지 주인네 집에 가서 우산과 강아지 비옷도 챙겨서 나왔다. 우리집 가까이를 지나면서 짐을 놓고 다시 조금 더 산책을 했다. 요즘 강아지와 산책을 하면서 위안을 얻는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찍은 보라색 장미꽃이다. 짙은 색이라서 그런지 조화처럼 보인다. 낯선 색감이어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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