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일본사회 2012/12/13 00:39 huiya
오늘 동경은 맑지만 기온이 낮은 추운날씨였다.
재외국민투표율이 70%를 넘었단다. 외국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먼길을 달려가서 투표를 했는지 기사와 사진을 보며, 감동스럽다. 한국사람들은 대단하고, 한국은 어느새 굉장한 나라가 되어버렸다.
나는 투표를 등록도 안했고, 투표도 안했다. 부끄럽다. 그리고, 스스로 아주 챙피하다. 그래서 블로그를 쓴다. 투표를 하시라고… 나처럼 되지말고…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대통령선거에 투표를 한번도 못해봤다. 태어나서 유학으로 나올 때까지 선거할 기회가 없었다. 독재정권 시절에 성장을 했으니까. 그리고 투표할 나이가 됐을 때는 선거도 없이 지들 맘대로 교체를 해서… 그래서 투표에 실감이 없다. 해외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해도… 재외공관, 영사관이나 대사관도 참 껄끄러운 곳이였다. 자기나라 공관인데도, 일본경찰서에 가는 것 보다 더 죄진사람 같은 기분이 드는, 어디가도 주눅들지 않는 나로 하여금 주눅들게하는 곳이였다. 그래서 안가는 게 좋은 곳으로 정해두었다. 여권갱신할 때 만 가는… 요새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작년에 여권을 갱신 때, 급하다고 했더니 여권이 나왔다고 전화까지 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질 뻔 했다. 천지가 개벽을 했나… 사실 외국에서 살면서 부당한 일이 있으면 외국경찰과도 싸운다. 그런데 자기네 나라 공관에 가서 차별대우 받으면 더 울화통이 터져서 자기네 나라 원망하게된다. 그래서 싫었다. 꼭 한 번 영사관직원이 너무나 거만해서 열받아서 영사에게 대든적이 있다. 젊어서 겁이 없을 때 였다. 80년대 중반이였다. 나는 좀 처럼 싸우지 않는데, 정말로 열받으면 싸운다. 말로만… 일단 싸우면 지지않는다.
그 전에 일본공관에 있던 사람들은 자국민을 얕봤다. 그래서 참 화가 났다. 자신들이 받들어야 할 자국민을 얕보면, 자국민이 외국인에게 어떤 대접을 받으라는 건지… 그러나, 세상은 바뀐 모양이다.
오늘 아침 수업에서 한국대통령 선거 분위기를 전했다. 재외국민투표율이 70%를 넘었다고, 나도 한국사람이지만, 한국사람들 대단하다고… 일본사람들도 나라를 생각하는 데, 그 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투표로 연결이 됐으면 좋겠다. 이번 주 일요일에 투표를 가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학생들이 기만 팍죽고 말았다. 이건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닌데… 한국이 하는데 우리가 왜 못해 이정도로 나와 줘야 한다… 얘들이 또 삐졌나… 어제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일본헌법 개정에 자민당안을 보니까, 천황을 헌법에 의해 보호를 받지않는 자로, 즉 특별한 위치로 명치시대보다 더 후퇴한 안이 나왔다. 그런데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고, 헌법 개정안을 읽어도 잘 모른단다. 법학쪽에서 올린 거니까, 정확한 거다. 무섭다. 일본이, 자민당이 도대체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정말로 살벌하다. 페이스북에 일본사람이 망명신청을 해야 할까 라고 썼다. 일본사람들은 망명을 안한다. 역사적으로, 그런데 그런 말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긴박하다.
나는 투표를 못해서 부끄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다음 주에 공개수업을 한다. 몇 사람이 모여서, 공개수업을 하는 것이다. 대학전체에서 참가를 할 수 있는 거다. 주로 내가 떠들거다. 말을 할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한중일 시민의 대화, 뭐 이런 거다. 내가 한국과 중국을 대변하고 일본교수가 세명쯤이다.
한국과 중국문맥에서 반일과 친일, 반일을 무엇을 향한 것인가. 위안부문제의 한국적 맥락, 일본의 맥락, 미국(유럽)의 맥락. 제주도 미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 한국대통령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립, 시민들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 두후보의 의미등이다. 말을 할만한 중국사람이 없어서 내가 중국측 입장까지 말한다. 유학생들도 모아서… 그런데 이런 말은 일본사람들이 아주 싫어하는 토픽이다. 아주 살벌해서 처음에는 중국유학생들이 거기에 오는 것도 망설였다. 그 걸 안다. 내가 악역을 맡는 거다. 내가 말을 꺼내야, 일본교수들도 말을 할 수있다. 그렇지만, 학생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나에게 감정적이 될 거다. 어쩔수 없다. 할 말은 해야 되니까…
그런데, 한국사람들 행동, 정치적인 행동들이 일본사람들을 압도한다. 투표율은 확실한 숫자가 나오니까, 개관적이다. 일본학생들이 재외국민 투표율에 놀라서 말을 잃는다.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투표율이 높으면, 정치가에게 국민을 만만하게 보지말라는 압력이 된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사람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된다. 한국을 얕볼수 없게 된다. 이거 아주 효과적이다. 투표를 통해서 일본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더이상 친일파가 한국을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한국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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