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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봄의 증상

봄의 증상

일본사회 2013/03/23 22:21 huiya


오늘 동경날씨는 흐렸지만 따뜻한 날씨였다.

아침에 드디어 앞쪽 창살까지 철거했다. , 앞쪽에는 아무런 장애없이 하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보통 내가 컴퓨터를 보고 앉아서 창밖을 보면 시야의 3분의 2가 하늘이다. 일어서면 반정도?가 하늘이다. 나에게는 이게 보통 시야였던 건데 

오늘 아침은 사회복귀 모드로 7시에 일어났다. 어젯밤에 늦게 잤지만, 일찍 일어났다. 요새 피곤하다는 핑계로 늦게 자서 늦게 일어나니 하루가 짧았다. 하루빨리 사회복귀를 해야 한다. 방학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건 아니니까, 몸과 마음이 인간계로 돌아와야 한다.


창살을 철거해서 밑에서 정리를 하는 데, 베란다 먼지를 털어내고 창문을 닦았다. 공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빨래를 해서 널고 학교도서관을 향했다. 도서관에 가기 전에 관리사무소에 들렀다. 목욕탕 전구가 나갔는 데, 그동안 촛불을 켜서 살았다. 자기전에 욕조에 몸을 담근 상태로 책을 읽는 데, 촛불로는 좀 역부족이였다. 그래도 촛불을 켜서 책을 읽었다. 전구를 교환하려니, 커버가 안열린다. 그리고 윗층에서 난리를 치던 소음문제가 어떻게 되었는 지도 궁금했다. 


윗층에서는 그 후로도 내가 시끄럽다고 난리를 쳤단다. 관리사무소에서 다른 일을 못 할 정도로 난리를 쳐서, 결국 본사로 넘겨졌단다. 그러는 중에 본의 아니게, 윗층에서 난리를 쳐서 나에 관해 조사를 했단다. 아랫층에도 물어보고, 다른 주위사람들에게도 내가 문제가 아니냐고 조사했단다. 그 결과 윗층 부부가 사이가 안좋다는 등, 윗층사람들 사생활이 드러나고 말았다. 아랫층 아줌마는 나랑 친구인 것 처럼, 전혀 문제가 없다고, 시끄럽다면 시끄럽다고 느끼는 사람이 이사를 가면 될거 아니냐고 했단다. 다른사람들도 내가 문제가 없다고, 문제삼는 사람이 이상하다는 게 되었단다. 이건 어디까지나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 범위다. 문제는 윗층사람이 '정상적'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새 관리사무소 사람도 내편이 되어, 윗층 사람들이 이상하니까, 절대로 상대를 하지 말라고 한다. 한밤중과 새벽 5시에 내가 난리를 친다고 해서, 내가 12시 쯤에 자서 아침 7시에 깬다고 했더니, 생각해보니 아침 7시부터 시끄러워 죽겠다고, 관리사무소에다 그 시간에 와서 내가 얼마나 시끄러운지 확인을 하라고 했단다. 아주 드라마를 쓴다. 내가 밤에 목욕을 해도 물도 끼얹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에 빵을 한장 먹고 세수하고 옷갈아 입어서 일을 나간다. 아침부터 청소기를 돌리는 것도 아니고 세탁기를 돌리는 것도 아니다. 탭댄스를 추는 일 따위는 죽어도 없다. 추고 싶어도 못추니까. 어디까지나 내가 하는 생활은 보통 사람들이 하는 정상적 범위내다. 아니 그러면, 나에게 어떤 생활을 하라는 것이냐. 아주 나를 만만하게 봤는 지, 화가 났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아무래도 윗층이 피해망상인 것 같다고, 대처 할 방법이 없단다. 요즘 갑자기 뜸한 데, 봄이라서 걱정이라고 한다. 보통 그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봄이 되면 그 증상이 더 뚜렸해진단다. 기가 막히다. 완전 뭔가를 뒤집어 쓴 느낌이다. 갑자기 봄이 원망스럽고 무서워진다.


항상 가는 가게에서 친하게 된 사람과 수다를 떨었다. 그사람도 주위사람과 소음문제가 있었단다. 그러면서, 절대 그런 사람과 상대를 하면 안된다고, 왜냐면 말로해서 통하는 상대가 아니란다. 사실 나도 그랬다. 드라마를 써가는 사람과 어떻게 대응을 한다는 말인가 실은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들으면 들을 수록 현실감이 없다.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 내가 이상해져가는 것 같다. 그런 것이 특징인 가?


그런데, 무섭다. 내가 하는 행동과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자신이 피해자라는 드라마를 써가는 사람이 윗층에 있다. 호러영화도 아니고 현실이다. 일본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조사를 해서, 내가 어떻다는 것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쪽에서 보면, 문제는 조금도 개선이나, 해결이 된건 아니다. 나야 말로 피해자인데...그러나 나는 정했다. 휘말리지 않기로, 그런 것에 휘말려야 할 이유가 없다.



오늘도 동백꽃이 계속된다. 종류가 다르다. 장미처럼 화사한 것, 모란이나 작약처럼 화려한 것, 꽃술 부분이 큰 것 등 아주 다양하다. 모란처럼 화려한 것은 꽃도 엄청크다. 휴대폰으로 재어 봤더니, 꽃 안에 휴대폰이 들어가고도 한참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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