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28 불친절한 중국 여행기 9 – 남경음식
오늘 동경은 비교적 선선하고 상쾌한 날씨였다. 지난 주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비가 와서 장마철에 접어든 줄 알았다. 장마철에 접어들면 불쾌지수가 올라가서 지내기가 힘든 날씨가 된다.
지금 동경에서는 사람들이 철도에 뛰어드는 ‘자살사고’는 익숙한 일상이다. 그러나, 목요일 출근길에는 다른사건으로 지각했다. 평소 시간대로 갔더니, 마지막 전철을 갈아타는 곳에서 전철이 예정된 목적지에 가지 않는단다. 안내방송에는 도중 역 선로에 ‘수상한’ 것이 놓여 있어서 치우느라고 전철이 멈췄다. 나는 그 걸 전혀모르고 그냥 갔던 것이다. 다행히도 사건은 수습이 되어 전철이 움직였다. 목적지에 도착해도 시간이 지났으니 스쿨버스도 없었다. 학생들을 데리고 택시를 탔다. 가는 도중에 폭포처럼 장대비가 쏟아져서 현실감이 없었다. 거기에 택시운전사에게 들은 것은 ‘수상한’ 물건은 ‘폭발물’이었고, 그래서 군부대에서 한시간 반이나 걸려서 ‘폭발물’ 처리반이 와서 처리했단다. 그 시간대에는 반경 200m에에 접근금지로 대단했다는 말을 듣고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일본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테러’는 일어날 가능성이 적다. 일본 사람들이 외국인 차별이라는 ‘테러’행위를 하는 것 또한 다른 일상이기도 하다. 요즘은 특히 북한의 미사일을 쏘아 올린 것과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이 겹쳐서 일본에서는 한반도 상황에 ‘광분’ 하고 있는 상태다.
학교에 가서 여성학 시간은 좀 늦게 시작했다. 점심시간에 다른 동료가 말하길 ‘폭발물’이라는 건, ‘수류탄’이었다고 헉, 정말이야? 무차별 테러인가? ‘수상한’ 물건의 정체가 점점 구체화되면서 사건은 점점 더 커져갔다. 저녁에 집에 와서 확인한 바로는 ‘수류탄’이 가짜였으며, 네 개였다고 한다. 나에게는 ‘수류탄’이나 무차별 테러보다 일본사람들이 ‘광분’한 상태가 훨씬 더 무섭다. ‘수류탄’이나, 무차별 테러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광분’한 일본사람들은 ‘한국인’을 차별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도 내가 ‘한국인’이라고‘공격’한다. 일본의 ‘광분’상태에 관해서는 별도로 쓰기로 한다.
이번 중국에 가면서 남경에 갈 기회가 생겼다. 소주에서 열흘을 지내고 매일 근처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도보거리에서 지내다가 시내에 가서 졸정원과 사자림을 봤다. 그리고, 남경으로 갔다. 남경으로 갈 기차표를 친구네 보모에게 부탁해서 하고 표는 역에 가서 줄서서 받았다. 역에 일찌감치 간 것은 참 다행이었다. 표를 받는것도 시간이 걸리지만, 역에 들어가는 것이나 지하철을 탈 때도 공항처럼 액체류와 짐을 검사한다. 역도 엄청나게 크고 사람들도 많다. 미리 가서 기다리다가 자기가 탈 기차를 타야 한다.
남경에서는 오블지기인 메이데이님의 신세를 톡톡히 지게 된다. 중국에 가기 전에 연락을 해서 남경에도 가기로 한 것이다. 아마, 메이데이님이 안 계셨다면 남경에 갔을지 의문이다. 남경역에 도착해서 완벽히 현지화한메이데이님을 만나서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봤던 다른 버전의 한국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메이데이님의 수고와 따님의 배려로 남경에서는 편하게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메이데이님과 따님이 가르치는 학교에서 강의를 한 날, 강의를 마치고 셋이서 남경요리를 먹으러 갔다. 남경요리를 먹으러 간 곳은 유명한 곳으로 가게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주 많았다. 기다리는 사람들도 아주즐거운 기운이 넘치는 분위기였다. 가게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감이 높아간다. 메이데이님과 따님의 공동작전으로 그다지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서 맛있는 걸 골라서 먹을 수가 있었다. 처음에는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사진 찍는 걸 잊고 있다가 중간부터 사진을 찍었다. 음식은 다 맛있었지만, 특별히 내가 좋아한 것은 두 번째 사진 오른쪽에 있는 나물 같은 것이다.
가게가 엄청 크고 음식 종류도 참 많았다. 가게 입구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번호를 부르는 것도 큰 목소리로 손님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며 흥분을 고조시키는 것 같았다. 레스토랑 전체가 마치 큰 무대로 무대에 올라간 손님과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먹는 걸 테마로 한 연극을 하는 것 같았다. 지극히 발달한 식문화의 일부분이 먹는 일에 임하는 사람들의 태도마저도 엔터테인먼트화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삶, 그 자체가 연극과도 같은 것이라면, 무대가 마련되어 거기에 올라서면 맡겨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사람들은 다 배우일지도 모른다. 가게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었다. 한편에는 배달을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연극을 하는 것 같은 무대에서 즐거운 경험을 했다. 식사의 즐거움이 반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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