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4 악몽 같은 현실
오늘 동경은 맑게 개인 조금은 더운 상쾌한 초여름 날씨였다.
나는 아침에 관리사무소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서 친구와 같이 갔다. 이사할 날을 정해서 현재 사는 집에서 나가고, 들어갈 집을 정하려고 갔다. 친구와 같이 가장 가까운 두 집을 다시 한번 보고 결정해서 관리사무소에 갔다. 지금 사는집 계약을 해지하고 이사 갈 곳을 계약해야 한다. 가까운 영업소에 가서 계약하려고 서류를 준비하면서 확인하는 전화를 했다. 거기서부터 상황이 요상하게 꼬이기 시작한다.
아주 간단하고 단순한 일이 한국 막장드라마 뺨칠 정도로 수습이 안되게 꼬인다. 나는 친구가 옆에 없었으면 눈앞에서 전개되는 상황이 믿을 수 없어 내가 미친 줄 알았겠다. 실은, 지난 월요일 본부에 가서 구두로 거의 내정을 했던 일이고, 담당자도 내가 원한다면 옆집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옆집으로 정해서 계약하려 했더니, 이런저런 이유로 계약을 못한다고… 월요일에 담당자와 다시 말을 해야겠다. 만약에 옆집에 못들어 간다면, 옆집 아래층을 월요일까지 임시로 잡아둘 수 없느냐고 했다. 옆집 아래층은 2층이라, 길가에서 집안이 보이고 주변에 나무가 우거져서 벌레도 많이 들어올 것 같아 3층이 더 좋다. 일 순위는 옆집인 3층이고, 이순위가 2층인 것이다. 그랬더니, 이 직원이 하는 말이 요새는 인터넷으로도 계약을 할 수가 있어서 2층을 월요일까지 나를 위해서 잡아둘 수가 없단다. 말이 그렇지, 집도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계약하는 일은 거의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방을 보고 결정했다. 3층을 계약하고 싶지만, 못하고 있는 것은 내 사정이 아니라, 자기네 사정인 데, 3층도 잘 모르겠다, 2층 임시계약도 못한다면 나더러 어쩌라는 것인지.
내가 가기 싫다는 다른 곳 4층이나, 5층으로 가라는 것인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이사가 아니라, 위층 피해망상 환자에게 이지메 공격과 감시당하는 생활을 참다가 내가 노이로제나, 우울증이 될 것 같아서 피난하는 것이다. 그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대응하는 태도가 마치 내가 또라이인 것처럼 대해서 내가 헛말을 하는 것 같다. 자신들 서로가 전달사항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서 일어난 내부 사정이지, 내가 또라이인 것도 헛말도 아닌 것이다. 공교롭게도 담당자가 오늘 쉬는 날이라서, 일이 진행이 안된다. 관리사무소 직원이 고장 난 테이프처럼 했던 말을 반복, 다시 반복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내 옆에 있던 친구가 드디어 폭발했다. 당신네 말이야, 위층 사람이 일방적으로 공격해서 피난하는 걸 아는 사람들이 뭐야, 일 제대로 해. 어쨌든 당신네가 알아서 이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소리 질렀다. 나도 화가 났다. 저 한가한 사람 아니에요. 이일로 휘둘려서 일도 못하고 예정에도 없던 이사를 해야 하는 데, 뭐 하는 거냐고… 둘은 화를 내고 관리사무소를 나왔다. 세상에 기가 막힌 드라마가 펼쳐지느라고 2시간 반이나 허비했다. 둘 다 머리가 아프고 뒷골이 당긴다.. 목도 말라서 친구네 집으로 갔다. 나는 가서 그냥 누워버렸다. 도대체, 뭔 일이야. 친구에게 말했다. 내가 혼자였으면, 드디어 내가 미쳤구나 했을 거야, 아니 이런 황당한 일이 왜 생겨? 요새는 황당한 일이 많아서 내가 미칠 것 같아, 아무것도 아닌 일이 왜 이렇게 꼬이는 데, 사람들이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무서워.
친구가 있었기에 정말로 다행이었다.. 둘이 점심으로 야키소바 같은 파스타를 만들어서 먹고 차를 마시면서 기운을 차렸다. 오전 중에 일어난 일이 꿈에서 일어난 일처럼 현실감이 없다. 요새 동경이 이렇다. 간단한 일이 이상하게 복잡해지고, 진행이 제대로 안된다. 그런 세상이 분명히 현실인 데도, 현실이 아닌 꿈속인 것 같다. 아니다, 그런 걸 현실이라고 직시하면 내가 미친다. 그런 현실은 현실이 아닌 꿈이다. 그것도 악몽인 것이다. 꿈이고, 악몽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상처 받고 미칠 것 같다. 단순한 꿈이 아닌, 단지 악몽이 아니라는 것이다. 꿈이면 깨고, 드라마는 끝이 난다. 끝나지 않는 악몽 같은 드라마다.
사진은 요전 날 찍은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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