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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월요일은 도서관


오늘 동경은 오전에는 맑았는데 전체적으로 흐린 날씨였다. 월요일은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아침에 화재경보기를 새로 교체하러 온다고 했는데 일찍 오기를 바랬다. 아침 9시 넘어서 금방 왔다. 드물게 기분좋게 일을 마치고 돌아갔다. 다행이다. 이런 사람들이 오면 꼭 호기심에 넘치는 질문을 해서 기분이 상하는데 오늘은 좋게 하고 갔다. 이런 사람은 칭찬해줘야 하는데 칭찬할 곳이 없다. 


도서관 가는 길에 단풍이 예쁜 곳을 거쳐서 갔다. 야채 무인판매에 가고 싶었지만 짐이 무거워지면 안되니까 그냥 도서관에 갔다. 도서관에 갈 때 엽서를 가져갈 생각이었는데 우표와 주소가 담긴 봉투를 못 찾았다. 다음 주에 엽서를 써야지. 


도서관 4층 창문에 햇볕이 들어 온다고 블라인드를 길게 내렸다. 햇볕이 들지 않아 도서관이 춥다. 점퍼를 입고 스카프로 무릎을 덥어도 추워서 덜덜 떨었다. 읽을 책을 대충 읽고 났더니 더 떨다가는 감기에 걸릴 것 같아 도서관을 나왔다. 바깥 보다 도서관 안이 더 춥다니, 온도조절이 어떻게 된건가. 


근처에 사는 도서관 직원이 집 마당에 열린 것이라면서 귤을 3개 봉지에 넣어서 줬다. 귤이 예쁘고 맛있었다. 요새, 이 부근에서 재배한 귤을 먹고 있는데 귤이 꽤 맛있다는 것이다. 친구네 집은 오다와라에 귤밭이 있는데 맛이 별로다. 이 부근은 귤을 본격적으로 재배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먹으려고 한 두 그루 심는 정도다. 그러니까, 파는 것은 별로 없다. 올해 마트에서 귤을 보니 가격이 꽤 나간다. 마트에 파는 브랜드 귤 보다 근처 농가 귤이 더 맛있다.


오늘 읽은 책에는 요즘 일본에서 '혐한' 쓰나미가 휩쓸고 있는데, 그동안 '혐한'을 관찰했던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생각을 쓴 것이 있었다. 그는 계속 '헤이트 스피치'를 취재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취재해 온 저널리스트라서 신뢰가 간다. '헤이트'를 당하는 당사자인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은 현상을 지켜본 일본인 저널리스트가 느끼는 것도 같다면 사실인 것이다. 


'혐한'이나 '헤이트 스피치'를 보면서 느끼는 일본사회는 정말 희망이 없는 것 같다. 단지, 일본사회의 일부가 아니라, 일본사회의 주류, 그것도 정치가 들이 '혐한'이나 '헤이트 스피치'를 부추기는 것을 보면 믿기지 않는다. 한 두 명이 아니라, 내각을 책임지고 있는 대부분의 정치가가 그렇다. 


지금 일본 정당 중에 한국에 대한 것은 공산당에서 하는 말이 정상적으로 들릴 정도다. 공산당의 지지율을 봤더니 11월이 2.9%다. 자민당이 37.4% 다음으로 입헌민주당이 6.2%다. 지지하는 정당 없음이 40.7%로 가장 높다. 


이전에는 공산당이 과격한 줄 알았다. 다른 정당이 너무 변해서 공산당이 변함이 없다 보니, 요새는 공산당이 정상으로 보일 정도가 되었다. 


어제인가, 한국뉴스에서 2025년 오사카 박람회가 결정되었다는 걸 봤다. 아이고, 지금 일본은 2020년 동경올림픽을 바라보면서 올림픽, 올림픽으로 경기를 연명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세상이 끝날 것 같이 2020년에 폭발하는 시한폭탄 같은 경제였다. 다음은 박람회로 허황된 꿈을 안기며 다시 연명 하려는 것이 보인다. 올림픽으로 뭘 가져온다고 올림픽을 빙자해서 국민을 우롱하는 것 같은데.......올림픽도 겨우 치룰 것 같은데......다시 박람회를 한다니. 올림픽이라는 '마약'을 주입해서 중독시키더니, 다음은 박람회구나 싶다. 다 '마약'중독자를 만들 작정이구나. 


나이 먹은 사람들에게 동경올림픽이 꿈이여 다시 한 번이라는 환상을 준다. 동경올림픽 한 번으로 충분하다. 오사카박람회도 같은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나이를 먹고 억지로 '청춘'인 척 하려는 몸부림으로 보인다. 나이는 나이다. 허황된 꿈에서 깨어 현실을 직시 했으면 좋겠다. 잘못하면 정말로 '미친' 노인 밖에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빚'이 많은 나라가 이상한 곳에 돈을 써서 젊은 세대에게 '빚'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말자. 고령화에 저출산에 허덕이면서 '파멸'을 향해 돌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정당 지지율을 보면 당분간 어쩌면 영원히 자민당이 집권 할 것 같다.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사진은 작은 나무 다리와 공원에 어린이 놀이터다. 놀 아이는 적어도 놀이터가 곳곳에 있다. 거미줄에 달린 낙엽이다. 일본이 거미줄에 달린 낙엽으로 보인다. 거미줄이 꽤 강도가 높다고 들었지만, 거미줄은 거미줄이다.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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