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12 오사카 이쿠노 제주도 사람들
내일 아침 오사카로 간다.
이쿠노에 도착하는 건 오후3시쯤이다.
어제부터 오사카에 갈 가방을 챙기고 연락을 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사실 오사카에 가지고 갈 가방은 한 달 전부터 비어 있었고 그안에 넣을 걸 준비하기 시작한 게 오늘 아침이다.
일주일 동안 입을 옷과 필요한것들을 챙겨야한다. 책상 위에 잡다하게 이것 저것이 있을 뿐 아직 가방에 집어넣지 못했다.
내일 오후면 이쿠노에 도착한다.
이쿠노는 나에게 특별한 장소라, 벌써 긴장이 된다.
에히메대학에 있는 친구가 학생들을 데리고 온다니까, 오랜만에 친구도 만난다.
저녁에는 어머니학교라는 주로 재일 제주도사람 일세 할머니들이 와서 (일본) 글을 배우는 곳에 간다. 92-93년 이쿠노 구에서 필드웤을 할때 나도 일년정도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저녁 두시간정도 자원봉사로 가르치는데 참가했었다. 사회학에서는 이런 조사방법을 참가관찰법, 참여관찰법이라 한다. 그러나 어머니학교에 관해서 논문을 쓰지는 않았다.
내일 거기에 가면 몇분이나 아는 얼굴을 볼수 있을까? 사실, 긴장되고 떨리는건 아는분들이 아프거나 돌아가신 게 아닌가 해서다.
어머니학교에는 자원봉사로 참가하는 사람(선생)들이 있다.
중심이 되어 있는 사람들은 몇십년을 라이프웤으로 하는 것 같다. 주로 일본사람들이다.
물론 이분들이 대단하지만, 실은 학생(할머니)들 매력이 굉장하다. 나는 이분들이 제주도할머니들 매력에 빠져서 그렇게 오랫동안 자원봉사를 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할머니들안테 (일본) 글을 가르치지만, 할머니학생들안테 배우는게 너무 많다. 정말 감동할 정도로, 나도 선생이라는 직업을 20년 정도년정도 여기저기서 하지만, 감동할 만 한 학생을 만나기가 쉬운게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확율이 대단히 높다. 특히 할머니들이 어떻게 살아 오셨는지 알면 감동을 안 할 수가 없다.
지난주 내내 전화를 해도 통화를 못한 할머니가 한분 계시다.
어제는 큰 맘먹고 그 할머니를 잘 아는 수녀님에게 전화를 했다.
2년 전에 약간 치매기가 있었는데, 어떻게 지내는지? 요즘은 딸네 집에 가있는단다. 딸네랑 같이 사니 딸네 가족들이 잘해줘서 치매도 많이 좋아졌단다.
참 다행이다. 건강할때는 혼자서 맘편하게 지내지만, 노후를 돌봐 줄 자식이 있어서 다행이다. 이 할머니는 일곱살 때 혼자서 일본(오사카, 교토)에 오신 분이다. 비록 글은 모르지만, 너무 너무 똑똑하고 귀엽고 센스가 대단하다. 그리고 마음씨도 천사처럼 곱다. 자신이 많은 고생과 성공도 했지만, 항상 주위 사람들을 보살핀다. 그것도 상대방이 부담되지않게 도와준다.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참 아름다운사람이다.
그런데, 그 할머니 딸네집 연락처를 아는사람이 없단다. 오늘 미사에 나오실 줄 알았는데 안오셨다. 수녀님이 성당에 가서 주위분들안테 물어보셨는데,,, 이번에 가서 꼭 만나고 싶었는데 만날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해 나이는 추정 90세 정도이다. 나이드신 분 들은 일년 일년, 아니 하루 하루가 다르다. 제작년에 돌아가신 할머니는 85세였는데, 화요일 아침에 며느리와 함께 모신 절에가서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가방을 싸야지,,,
오후에는 서울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서울에 가있는 고베사는 친구가 오사카 가면 어디서 자느냐고 걱정한다.
이 친구도 필드웤을 할때 살았던 할아버지집 막내 며느리이다.
그러니까 제주도사람 2세이다. 부모님에게 엄격한 제주도 옛날식 가정교육을 받아 20살 때 같은 고향출신 사람과 결혼했다. 지난주에 제주도로 벌초와 성묘를 갔다가 서울에 들른거다. 이 친구는 2세이지만 거의 1세처럼 조상에 관한 일을 돌본다. 시어머니가 시작한 시집 조상들 산소 모으는 일을 시어머니, 시아버지도 마무리를 못해 돌아가셨는데 30년에 걸쳐서 마무리 지었다. 고향에 남은 친척들에게 벌초 부담을 적게 하려고 한것이다. 시아버지, 시어머니 산소는 오사카에 있다. 이 친구로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시집조상들을 챙긴 것이다. 3세인 아들이나 (일본인) 며느리 안테도 조상을 섬기는 일을 주지시키고 있지만, 본인은 아마 몸이 성해서 움직이는한 제주도에 성묘를 갈 사람이다. 조상섬기는게 영락없는 제주도 할머니 세대 수준이다.
제주도 사람들 문화는 이렇게 전해져간다.
국적이나 민족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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