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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생활

널뛰기하는 날씨

2014/11/27 널뛰기하는 날씨

 

오늘 동경은 아주 맑고 따뜻한 날씨였다. 최고기온이 19도에 바람 한점 없어서 따뜻하다 못해 더운 날씨였다. 그런데 어제는 비가 세게 오고 바람도 부는 한겨울 추위였다. 옷을 껴입고 있어도 추워서 피곤함을 느낄 만큼 추웠다. 전날은 반소매를 입었을 정도로 따뜻했다. 날씨가 완전 극과 극으로 널뛰기를 한다

날씨의 변화라는 것은 아주 사사로운 것으로 항상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변함없이 계절이 돌아오면 경험했던 비슷한 날씨가 다시 돌아온다는 걸 알고 있다. 아니, 믿고 있다고 할까. 그런데 이렇게 예측을 못 할 정도로 날씨가 정신없이 널뛰기를 한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것은 아니지만, 신뢰하고 있던 어떤 감각에 배신을 당했다고 할까. 뭔가 내가 서있는 땅이 엄청난 지진으로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다고 할까. 기준이랄까, 중심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 순간순간, 매일매일 지나는 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단편이면서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는 걸 안다. 다시 오지 않는 날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절이 다시 돌아옴에 한치 의심도 없이 산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가게에서 사 왔으면 반품이라도 할 텐데, 아니면 업그레이드를 하든지. 그러나 물건이 물건인 만큼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날씨에 휘둘려서 이렇게 정신이 없으니 모든 것이 평정심을 잃고 경황없이 돌아간다. 모든 일에 두서없이 긴 시간을 두고 계획하고 차분히 진행하질 못한다. 그냥, 하루하루 코앞에 있는 일을 처리하기에 급급하다. 살아가는 게 아슬아슬한 곡예의 연속도 아닌 것을, 그렇다고 뭘 대단한 걸 바라는 것도 아니다. 날마다 집에 돌아오면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무슨 위험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집에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이, 안온한 잠자리가 있다는 것이 작은 위안이 된다. 목욕하고 자는 거야. 신데렐라도 울고 갈 호박침대에서...

그냥, 날씨라도 안정이 되었으면 싶다. 그러면 세상도 좀 더 차분하고 평온해지는 것이 아닐까

열흘 전에 찍은 다카하타후도 사진이다.. 사진이라도 차분하고 평온해지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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