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8 고양이에게
오늘 동경은 맑고 개인 날씨였다. 기온은 낮았어도 햇빛에 바람도 없는 날씨라서 따뜻했다.
나는 지난번에 블로그를 올리고 나서 감기로 이틀을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잠을 잤다. 전날부터 열이 났는 데, 모르고 있다가 열을 내면서 잠을 잤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 것도 모르고 잠을 잤다. 잠을 자는 동안 먹지 않아서 깨어나서도 체력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실은, 아는 친구가 나보다 하루 먼저 감기에 걸려 쓰러졌다. 나는 또 감기에 걸렸다고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보다 하루 먼저 일어나서 외출을 했다가 집에서 나갔다가 100미터 사이에 두 번이나 실신을 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본 공사하는 인부가 구급차를 불러서 병원에 입원했단다. 젊은 남자가 그렇게 쓰러지는 게 이상하다고 여기저기 사진을 찍고 검사도 했단다. 나는 그 걸 보고 겁이 났다. 내가 체력이 없는 데, 밖에 나가서 쓰러지면 골치가 아프다. 특히 지난 주는 좀 바쁜 주였다. 조심스럽게 화요일에 나갔다. 조심스럽게 일을 하고 돌아왔다. 감기에 걸렸던 친구 얘기를 하면서 멍청하다고 웃었다. 내가 보기에 그 친구는 다이어트를 너무 많이 해서 저항력도 떨어졌고 요새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서 걱정하고 있었다.
수요일도 아침에 수업을 하고 점심 때는 시내에서 중요한 미팅을 하고 저녁에 수업을 했다. 목요일은 평상시대로 수업을 했다. 금요일에는 내 수업에 호주에서 온 친구가 와서 특강을 해줬다. 호주친구는 전날 도착해서 학교까지 먼 길을 와줬다. 특강을 부르면 여러 가지 수속이 필요하고 강사에게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에는 호주에서 온 것이라, 강의가 끝나고 둘이서 프랜치 레스토랑으로 식사하러 갔다. 다른 친구도 불러서 같이 가려고 했는 데, 연말이 가까워서 다 바쁘단다. 실신했던 친구도 리스트에 있었는 데, 멀어서 부를 수가 없었다. 나도 감기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목에 가래가 끓는 상태로 고양이처럼 목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프랜치 레스토랑에는 갔더니 아직 시간이 일러서 문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추우니까, 안에서 기다리겠다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둘이서 많이 먹고 글라스 와인도 한잔씩 마시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 둘이서 식사를 하고 있는 데, 레스토랑과 아는 사람이 자기네 집에 꽃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우리에게도 꽃을 나눠줬다. 흰색과 노란색 프리지어를 한 다발씩 받았다. 친구는 호텔에 머물고 있으니까, 내가 둘을 받아왔다. 친구와 식사를 계산하고 같은 전철를 타고서 나는 집으로 친구는 호텔로 보냈다. 꽃을 보면서 내가 하는 말이 자기를 위해서 꽃을 사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꽃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사실이 그렇다. 집에도 꽃이 많이 꽂혀있으니 환하게 밝아온다.
감기기운이 남아 있어 편도선이 많이 부어서 어제도 하루를 잤다. 하루종일 자다가 깨다가 하면서 침대에서 책을 읽으면서 지냈다. 문제는 이주일 동안 청소를 못했다는 것이다. 감기가 나아도 먼지 때문에 다른 병이 걸릴 것 같이 께름칙하다.
오늘은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챙겨서 도서관에 갔다. 월요일이니까, 정해진 일과다. 좀 이르게 나가서 도서관에서도 재빨리 일을 마치고 책을 빌려서 점심시간에 집을 향했다. 오랜만에 야채 파는 곳에도 가봤다. 야채는 신선한 당근과 굵은 파를 사 왔다. 헌책방에도 들렀지만, 건질 게 없었다. 위층에는 장난감을 파는 곳이어서 가볼까 생각했지만, 왠지 오타쿠냄새가 나서 가기가 꺼렸다. 그런 곳은 오타쿠들의 천국인 것이다. 용기가 없어서 못 갔다.
어쨌든 집에 빨리 돌아와서 청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햇볕이 따뜻할 때 청소를 마쳐야 한다. 집에 돌아왔더니, 후리지아의 달콤한 냄새가 집안에 가득했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고 먼지를 털어낸다. 작은 매트를 털고 햇볕에 말린다. 그 사이에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했다. 아침에 누룽지를 끓여먹고 나가서 점심을 못 먹었다. 청소를 하고서 금방 음식을 만들면 냄새가 다시 밴다. 떡볶이를 만들었다. 냄새가 배지 않게 창문을 연 사이에 음식까지 만들었다. 배불리 점심겸 저녁을 먹었다.
아직 늦지 않은 오후였지만, 청소를 마치니 순식간에 찬기가 돌고 어두워진다. 청소를 했으니 속이 다 시원하다. 남은 감기기운도 청소할 때 쓸려 나갔기를 바란다.
요새 일본은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아무것도 기대할 수가 없지만, 주위 분위기는 아베 정권이 계속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 신문에 의하면 엔화가 싼 영향으로 중소기업이 도산, 폐업 등이 많단다. 경기회복이라고 하면서 국가가 기업을 망하게 하고 있다. 경제도 엉망으로 수렁속이다. 그렇지만, 야당이 도대체 자신들이 할 일을 못하고 있다. 존재감이 없다는 말이다. 아베 정권이 계속되는 걸 두려워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저 얼굴을 계속 봐야 한다는 것이 괴롭다. 갈수록 얼굴이 더 험상궂어진다. 공포조성을 위한 건가? 일본은 어디로 향하려는 걸까. 차라리, 길냥이들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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