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8 유이(由比) 이야기
오늘 동경은 맑고 포근한 날씨였다. 오늘도 출근하는 전철이 늦어서 휴강을 할 각오를 했다. 학교에 전철이 늦어서 못 간다는 전화를 하기도 부끄럽다. 분명히 내 잘못이 아니라, 전철이 늦은 것이다. 다행히도 전철을 무사히 갈아타고 시간에 맞게 학교에 도착했다. 학교에 도착했지만, 학교에 가는 동안 진을 빼서 피곤했다.
이번 주 월요일에 친구와 같이 시즈오카현에 있는 유이(由比)에 다녀왔다. 친구가 연구 필드로 몇 년 동안 다니는 곳이다. 유이에서 유명한 것은 사쿠라에비라고 쓰루가 만에서 잡는 잔새우다. 사쿠라에비를 잡아서 활어처럼 산 채로 사시미처럼 요리로 내놓거나 팔기도 한다.
점심시간에 맞춰서 간 집은 가장 맛있다는 야마시치라는 초밥집이다. 친구가 주문한 것은 이와시카레다. 나는 처음 간 집에 다시 갈 일이 없을지도 모르니까, 대표적인 걸로 주문했다. 친구와 같이 만난 분은 초밥을 시켰다. 이와시카레도 맛있고, 내가 먹은 것도 좋았다. 이와시는 큰 멸치다. 사쿠라에비 튀김도 먹고, 살아있는 사쿠라에비도 먹었다. 사쿠라에비는 예쁘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이에서는 후지산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야마시치 초밥집 오카미상(여주인)이 선물이라면서 이와시카레를 두 개나 주셨다. 오카미상이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야마시치에는 한글판 메뉴도 있었다. 오카미상이 아주 싹싹해서 기분이 좋았다.
5월 황금연휴가 끝나면 사쿠라에비가 가장 좋은 철이라고 한다. 운이 좋으면 후지산을 배경으로 예쁜 사쿠라에비를 말리는 분홍색 광장이 펼쳐지는 광경을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유이는 옛날 길인 도카이도(東海道)에 접한 유서가 깊은 곳이기도 하다. 유명한 우키요에 화가인 우타가와 히로시게(歌川広重)의 우키요에(浮世絵) 도카이도 고쥬산 쓰기(東海道五十三次)에도 유이와 간바라(蒲原)가 나온다. 내가 가보진 못 했지만, 도카이도 히로시게 미술관에서는 우키요에를 직접 밀어서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는 모양이다. 정식 명칭은 시즈오카시 도카이도 히로시게 미술관이라고 한다. 입장료(510엔)와 우키요에를 만들 경우는 종이 값이 300엔 든다.
유이에 갔더니 동경보다 훨씬 따뜻하고 포근하다는 걸 느꼈다. 바닷가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시즈오카여서 그런 것 같다. 가까이에는 야이즈와 시미즈항이라는 일본 원양어업의 대표적인 항구도 있다.
나중에 유이 어협에도 들러서 조합장님과도 환담을 나누고 나오는 길에 어협 건물과 어판장과 가공하는 곳도 봤다. 안내를 하는 어협 직원도 요즘 젊은이답게 패셔너블하게 옷을 입은 멋쟁이였다.
담쟁이 넝쿨이 예쁘게 어우러진 카페에 가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고 쉬다가, 마지막에 특산품인 사쿠라에비를 사러 들렀다. 여기(사스니 고마키상점) 사쿠라에비와 시라스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사쿠라에비를 샀더니, 잘 아는 사람(친구)와 같이 갔다고 시라스를 한 상자 선물로 주셨다. 내가 사쿠라에비를 샀지만, 아직 먹질 않아서 맛에 대해서는 말을 못 하겠다. 나는 동경에 살아서 맛을 보려고 사 왔지만, 놀러 간다면 현지에서 맛있게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사쿠라에비는 예쁜 만큼이나, 가격도 싼것은 아니지만, 한번 먹어볼 만하다.
유이에서 가깝게 후지산을 보고 싶었는데, 날씨가 흐려서 못 본 것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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