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18 쌍화탕 냄새나는 수제비
오늘 동경은 맑고 따뜻한 겨울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튼을 열고 햇살이 집에 들여 실온을 높여간다. 청소나 빨래하기에 날씨가 아주 좋다. 그러나 일찍 일어나도 청소나 빨래도 못한다. 침대에 누운 채로 책을 좀 읽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서 오랜만에 요가를 풀세트로 했다. 역시 풀셋트를 하면 체온이 올라간다. 베게도 밖에 널었다. 빨래와 이불을 말리는 것은 어제 했으니까, 오늘은 청소를 할 차례다. 어제도 날씨가 좋아서 청소까지 하고 싶었지만, 오늘 하려고 남겨두었다.
창문을 열어놓고 매트들을 밖에 널어놓는다. 우선은 아침을 먹고 시작해야지. 어제 밥을 해서 남은 걸 따뜻한 물에 말아서 신김치에 김을 같이 먹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책장에 낀 먼지를 신경 써서 닦았다. 매트도 먼지를 털고 걸레질을 해서 말렸다. 집안 먼지를 털어내면 기분이 좀 개운해진다. 어디까지나 기분이지만… 청소를 마치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작은 빵을 구워서 버터와 꿀을 발라서 먹었다. 빵도 괜찮고 버터도 맛있는 것이었는 데, 꿀이 맛이 별로였다. 그래서 만족감이 없었다.
집에 먹을 게 별로 없어서 오늘은 양계를 하는 집에 가서 계란을 사 오려고 했다. 그러나, 날씨가 좋아도 바깥에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내일, 도서관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러 가려고… 오늘은 그냥, 집에서 지내기로 하고 수제비를 만들어 먹으려고 밀가루 반죽을 했다. 반죽을 해놓고 멸치와 다시마로 국물을 낸다. 야채를 씻고 잘라서 준비를 한다. 야채는 냉장고에 있는 당근에 샐로리, 배추다. 국물에 야채를 먼저 넣고 끓였다. 그리고 된장을 풀어 넣었다. 어디선가 쌍화탕 냄새가 난다. 쌍화탕 냄새가 어디서 날까, 가만히 봤더니 샐로리와 된장이 합쳐진 냄새다. 오묘하게 쌍화탕 냄새가 나는 수제비가 되겠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조합이지만, 인생에는 생각지도 못하는 일이 일어난다. 그냥, 걷다가 함정에 빠질 수도, 천둥벼락을 맞을 수도 있다. 쌍화탕 냄새가 나는 수제비도 먹을 수 있다. 밀가루 반죽을 늘려서 넣고 끓였다. 나중에 고추장을 조금 풀어 넣었다.
수제비를 배불리 먹고 하던 뜨개질을 마감하기 시작했다. 앞판과 뒷판을 연결하고 어깨와 목을 짜서 마무리를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베이지색실에 무늬를 넣어서 미니원피스 같은 베스트다. 친구에게 받은 중국산 실을 써서 짰다. 나로서는 드물게 전체적으로 무늬를 넣은 것이다. 무늬를 짜는 사람들의 즐거움을 조금 알 것 같다.
그나저나, 쌍화탕 냄새가 나는 수제비를 먹었으니 기운이 좀 나려나…
오늘 사진도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는 담양 소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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