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경은 찬기운이 도는 맑은 날씨였다. 오후 수업이 축제로 휴강이라, 첫교시 수업만 했다. 첫교시 강의 전에 요새 난리가 난 BTS에 관련된 일을 해설했다. 이번 소동이 어떤 흐름 속에서 일어 났으며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해설했다.
문제의 발단은 '강제연행' 판결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베총리를 비롯해서 외무상에 다른 정치가까지 나서서 한국을 비난하면서 매스컴이 동조해서 '혐한'을 선동했다. 거기에 '넷우익'이 기다렸다는 듯이 판을 벌려간다.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혐한'으로 흘러갈 것을 예상했고 목적은 국민들을 단결시켜 지지율을 높이는 것에 있다고 봤다. 현재 그 목적은 달성했지만, 당분간 같은 논조를 유지할 것이다. 최종목표는 한국정부로 부터 '사죄'를 받아 내는 것이다. '강제징용' 판결을 무시하고 싶은 것이다. 한국정부가 사과해야 할 일은 없다. 하지만, 어쨌든 한국정부를 '굴복'시키고 싶다는 것이 보인다.
BTS 때리기는 한국과 한국정부를 비난하기에 가장 좋은 타겟이기 때문이다. 소속회사가 원폭피해자 단체와 미국 유대인 인권단체에 사과를 한 것은 잘했다. 문제의 포인트는 '넷우익'이 BTS로 부터 '사죄'를 받고 싶은 것이다. 오늘 '넷우익' 편에서 한국정부가 사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아주 황당하지만, 최종 목표는 한국정부를 '굴복'시키는 것에 있다. 일본정부와 '넷우익'은 같은 문맥으로 보인다. '넷우익'이 끈질기게 BTS를 '공격'하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BTS에게 '굴욕'을 주고 '굴복'시키는 걸 일본사람들과 BTS 팬들에게 보이고 싶은 것이다. 지금 '넷우익'에게는 BTS가 한국과 한국정부를 대신하는 '공격'대상이 되어 있다.
오늘 연말에 있는 NHK 홍백 노래대결 출연자가 발표되었다. 트와이스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여기서 NHK가 타협을 했구나 싶었다. 한국에서는 NHK 홍백 노래대결에 출연하는 것을 대단한 것처럼 보도하지만, 인기가 많이 떨어져서 관심이 별로 없다. 시청율도 계속 떨어지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트와이스가 출연을 하는지 아닌지가 주목이었을 것이다. 이번 소동으로 인한 부산물이다. 정말 인기있는 가수는 거기에 출연하지 않고 자신의 콘서트를 한다. 그렇기에 트와이스가 나오지 않아도 하나도 아까울 것이 없다. 트와이스가 나오지 않으면 시청율이 더 떨어질 뿐이다. BTS는 말할 나위도 없다. 솔직히 BTS가 일본에서 TV출연을 못하는 것에 대해 팬이 아닌 사람들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번 소동으로 인해 잘 몰랐던 사람들에게까지 인지가 되고 말았다. 도대체 어떤 그룹이기에 일본에서 '넷우익'이 '혐한'데모를 다시 하게 만들었나. TV에 출연하면 보고 싶은 것이다.
'넷우익'의 BTS를 향한 '공격'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 주변 연예인까지 끌어 들여 드라마처럼 새로운 화제를 만들어 BTS를 '공격'하고 있다. BTS와 그 팬에 한국과 한국정부를 합쳐서 '공격'하는 것이다. 요즘 일본에 신선한 화제가 별로 없다. 거리에는 11월이 되어 연말을 향하면서 일루미네이션이 반짝이기 시작했지만 사회분위기는 어둡기 짝이 없다. 이런 우울한 일본에서 모두가 신나게 한국을 이지메하는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매스컴이 계속해서 연속극처럼 BTS를 화제로 하면서 '혐한'을 부추기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넷우익'과 일부 매스컴은 거의 동급이다. 이런 분위기가 연말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헤이트' 축제니까. 암울하기 짝이 없다.
강의에서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후처리 문제다. '위안부 문제'도 마치 일본과 한국정부의 대결구도로 가져 가지만, 일본과 과거에 침략전쟁을 했거나 식민지 지배를 했던 아시아의 문제다. 한국정부만 '굴복'시키면 일본의 죄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른나라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강제징용' 판결도 꼭 같다. 한국과의 대결이 아니라, 일본과 아시아의 문제라는 걸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예전에는 일본이 미국의 세력을 등에 업고 압도적인 경제력으로 피해를 입은 나라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른나라들이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진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나올 문제가 한국에서 강력히 제기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일본이 어디에서 돈을 벌고 있으며, 앞으로 어디를 상대로 물건을 팔 것인지, 판단을 잘 해야 한다. 생각해 봐라, 2000년대에 들어서 계속 북한 때리기를 했고 근래는 5년 이상 '혐중'을 하다가 태도를 바꿨다. '혐한'을 해서 지지율을 높이는 일을 반복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한다. '넷우익'이 장악하는 사회는 정상적이 아니다.
'넷우익'의 승리는 BTS의 패배가 아니다. BTS와 '넷우익'은 가는 길이 너무 달라서 승패를 겨룰 상대가 아니다. '넷우익'이 승리한 것은 일본사회에서 '혐오'가 승리했다는 뜻이다. '혐한'과 '넷우익'이라는 '혐오'가 승리한다는 것 자체가 철저한 패배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혐한'이라는 '혐오'를 이겨내는 것이 자신들을 위한 싸움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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