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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일본 대지진, 캔버라에서 피해자 추모제

2011/03/28 일본 지진, 캔버라에서 피해자 추모제

 

지난 토요일 캔버라 나라피스 공원에서  일본지진 피해자를 위한 추모제가 있었다같은 학교에 있는 사람들이 주가  행사이기도 해서 나도 참가했다.

오늘 참가 인원수 집계를 보니 300명정도 참가했다다행히도  날은 날씨가 좋았다. 요즘 갑자기 쌀쌀해지기 시작한 캔버라는 비도 많이 온다. 같은 일을 해도 날씨에 따라서 달라진다모금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행사를 주관하거나 참가하는 사람들에게도 날씨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촛불을 받아서 작은 연못을 둘러싼 것처럼 촛불을 놓았다그리고 행사를 주관하거나협조하는 사람들이 메시지를 읽었다일본에서 하는 행사처럼 엄숙하게 긴장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고, 방사능 오염이 걱정되는 시기에 열리는 추모제라 마음이 복잡했다그리고 메시지들도 안타까워하는 바람직한 모습으로 재건하는 소망 등 감정이 담겨있었다.

나는   아침부터 왠지 어깨가 무거웠는데 추모제에 갔다오니 어깨가 가벼워졌다사실은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했다. 구체적인 누군가가 아닌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추모한다는 우선  사람들이 죽는 순간 편안했을지그리고  사람들이 죽고  다음에 가는 세계가 있다면 세계에서는 어떨지신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지만생각했다남겨진 가족이나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 하지 말았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행사가 끝나서 돌아오는 길에 아는 가게에 들렀더니 가게주인이 행사에 가려고 했는데 아는 일본친구가 안 간다고 해서 자신도 가지 않았지만기부를 하겠다고 한다 전날은 버스정류장에서 호주아줌마가 일본을 위해서 기도한다고 했다 주위에 다른 사람들도  행사에 대해서 물어본다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인  느낀다.

요즘 일본은 살벌하다도대체 사람사는 세상 같지않게 살벌하다한국도  살벌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지진이 났을  한국 사람들에게서 걱정하는 메일이 가장 많이 왔다. 그리고 일본을 돕기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행동을 했다 지진은 어떤 의미에서는 일본만을 뒤흔든게 아니라 원전 때문에 세계를 뒤흔들었다고 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었다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일본지진은 일본 지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아픔과 불안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정작 일본에서는 평화로운 일본이 강조된다겉으로 보면 평화롭게 하고 있지만여진이 계속되고, 방사능 오염문제가 남아있으며정전하는데도 불구하고 평화롭다는 걸 강조한다. 평화로울 수가 없는 조건에서 평화롭다고 억지를 쓰고 있다. 
마음이 편안할까

친한 친구 메일을 보면군마사이타마에서 고베나 오사카로 피난을  왔다고 한다. 관서쪽에서도 불안해서 물건들을 사재기 하고 있다고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 있다고 한다아마 이게 정상인 것이고 솔직한 것이다불안하기에 불안하다는 말을 못 하는 상태다.

얼마 없으면 일본 사람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벚꽃이 핀다벚꽃이  때까지 여진이 끝났으면 한다. 일본 사람들이 활짝  벚꽃을 보며괴로움을 잊고 희망찬  출발을   있기를 바란다.

나도 동경에 돌아가는 걸 3주 늦추기로 했다
갑자기 생긴 휴가로 조금은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기로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