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30 4월이 간다
오늘 동경은 청명하게 맑은 날씨였다. 오늘은 월요일 도서관에 가는 날이다. 도서관에 가는 날인 줄 알았더니 휴일이다. 어제까지 휴일인 줄 모르고 있었다. 도서관에 가는 날로 알고 기대가 컸는데 휴일이라니 그다지 기쁘지 않다. 내일 강의가 있어 학교에 간다. 만약 내일 강의가 없다면 이번 황금연휴는 10일간이라는 장기연휴가 되었을 것이다. 다른 대학은 10일이나 장기연휴가 된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나는 연휴 동안 집에서 할 일이 있어 휴가인듯 아닌듯하게 지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요가를 해 몸을 풀었다. 무나물은 어젯밤에 씻어서 물에 담갔다. 아침으로 무나물을 데쳐 된장에 무쳐서 잡곡밥에 무나물을 먹었다. 봄이라서 그런지 푸른색 야채를 많이 먹고 싶어진다. 어제도 나물을 데쳐서 먹었다. 오늘도 점심에 양배추를 데쳐서 먹었다. 봄에는 야채를 데쳐서 심심하게 먹는 것이 맛있다.
도서관에 가지 않으니 딱히 집에서 할 일이 없다. 할 일이 있지만 하고 싶지 않다. 바깥 날씨를 봤더니 청명하게 맑은데 기온도 높아서 낮에 나가면 더울 것 같다. 집에서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점심에는 데친 양배추로 때웠다. 오후에 들어서 어제 만든 오징어 부침개를 부쳐서 먹었다. 오징어 부침개는 어제저녁에 만들어서 반을 먹고 반을 남겼다. 오징어와 양파만 넣은 것이다. 점심 겸 저녁으로 맛있게 먹었다.
주말부터 오늘까지 줄곳 '남북 정상회담'을 즐기면서 지냈다. 뉴스를 보고 또 보고 같은 걸 이렇게 보고 저렇게 봐도 질리지 않는다. 한국에서나 북한에서도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페북에도 좀 늦게 뉴스가 지속적으로 올라온다. 분위기로는 한반도에서만 '축제' 분위기가 아니라, 페북에도 '축제' 분위기로 올라온다. 전쟁이 될지도 모르는 갈등에서 적극적으로 '평화'를 추구하는 것 자체가 '축제'인 것이다. '평화'를 추구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이득이다.
일본에서는 많은 것을 유보하면서 우선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평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인사를 했다. 아베 정권이 속내는 북한을 강경하게 압박하는 것에서 조금도 진전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이었고 '북미 정상회담'도 낙관적으로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미국도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일본이 밀고 있던 강한 압박을 유지할 수가 없다. 현실적으로 변하는 국제정세와는 관계없이 북한을 이지메 하는 모양새가 되고 만다. 지금까지 북한을 갖은 수단으로 이지메하고 우롱한 것은 북한의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걸 구실로 삼았지만, 더 이상 이지메 할 구실이 없어지고 만다.
아베 정권 지지율이 낮아서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급변하는 국제정세를 무시하고 억지주장으로 개길 수가 없다. 그렇다고 성급하게 '북일 정상회담'을 가지지 못할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봐가면서 정해가겠지.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을 한 후에 '남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중 정상회담'이 거론되고 있어서 일본만 빠지게 되고 만다. 어쩌면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크게 공헌했던 '북풍'은 이번에 정반대 의미로 아베 정권을 구해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될지도 몰라서 예정보다 일찍 '북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있다. '북일 정상회담'이라는 카드가 없으면 아베 정권이 가을 선거에서 재집권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은 적대시하던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고 말고가 아닌, 자신들의 장기집권을 위해 '북일 정상회담'이 꼭 필요하다. 그 외에 다른 걸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재료가 없기 때문이다. 이지메하고 조롱하던 북한과 악수를 해야 하다니 참 아니러니 하고 변화는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다.
오늘 저녁은 정말로 오랜만에 산책을 나갔다. 산책하는 동안 트림이 계속 나왔다. 집에서 주로 앉아 있어서 생활하기에 소화가 잘 안된다. 저녁을 먹고 산책을 다녀오면 몸이 훨씬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트림이 나와서 배가 들어가고 부기도 빠진다. 아마 잠도 잘 자겠지. 운동삼아 산책하는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은 준비운동 삼아서 가볍게 산책했다. 산책하는 길은 저녁이라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신록의 푸르름이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로 4월이 간다. 4월은 그다지 기쁜 일이 없는 달이었는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해 좋은 기억을 남기는 달이 되었다. 세월호가 '촛불'이 되었고 문 대통령을 뽑았다. 성공적인 '남북 정상회담'의 기초에 세월호 아이들이 있다. 슬프기만 했던 4월이 뜻깊은 4월로 바뀌고 있다. 4월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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