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4 북한이 동경을 공격한다고?
오늘 동경은 아침에 흐리다가 맑고 바람이 부는 날씨였다. 드디어 본격적인 골든 위크 중이다. 그저께 저녁에 학생이 놀러 왔다가 어제저녁에 돌아갔다. 학생은 떡볶이를 먹고 다음날은 플리마켓에 가서 쇼핑을 하고 놀다가 갔다. 플리마켓에서 산 것은 별로 없고 내 것에서 나눠준 것이 캐리어로 하나 가득이었다. 어제는 자장면을 만들어서 먹었다. 학생은 빨강 떡볶이를 먹고 밤에 잘 때는 핑크색 잠옷에 푸른색 시트, 파랑과 짙은 분홍색 체크무늬 담요를 덮고 잤다. 거기에 검정색 자장면을 먹고 간 것이다. 나는 어제와 오늘 플리마켓에 가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다. 어제 건진 것은 시보리로 염색한 손수건이고, 오늘 건진 것은 엽서들이다. 아마, 내일도 플리마켓에 가서 보물찾기를 하고 도서관에 가서 일을 할 것이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매일같이 주위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느냐는 것이다. 질문하는 사람은 학생을 비롯해서 대학동료들에 동네 사람까지 다양하다. 지난 수요일 학생이 북한에서 미사일을 50발 쏜다고 해서 밤새 동경이 북한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되어 아침에 일어나면 자기가 죽어 있을 줄 알았단다.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고, 선생님 북한이 동경을 공격해서 전쟁이 나는 것이냐고 묻는다. 걱정하지 말라고,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지는 몰라도 일본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이 안도하는 눈치다. 다른 학생들도 선생님의 해설을 듣고 안심했단다. 학생들이 알았다는 뉴스는 어디서 들었는지 모른다. 강의도 여기저기서 하니 매일 수업마다 그 해설을 했다. 내 해설을 들은 학생들이 안심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 한편 지금 일본에서 얼마나 북한이 일본을 공격한다고, 전쟁이 난다고 보도를 해대서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지 기가 막혔다. 일본은 21세기에 들어와 북한을 ‘가상적국’으로 까대기를 얼마나 깠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대학생이 된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북한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들은 적이 없다. 요즘은 북한이 일본의 ‘가상적국’에서 ‘적국’으로 격상되었다. 한국에서 ‘주적’이 어쩌고저쩌고 하더니, 북한은 어느새 일본의 ‘주적’인 것처럼 되고 말았다. 북한은 인기가 있어 좋겠다. 여기저기서 ‘주적’이니 뭐니 어쨌든 북한이 관심을 가지고 상대해주길 바라는 모양이다.
내가 학생들에게 하는 해설은 적어도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점을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참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 대해 좋거나 싫다고 할 때, 그 나라 정치, 현정권에 의해 다른 나라를 좋거나 싫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아마, 일본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아베 정권’이라서, 일본의 정치나 정권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바마 정권’이나, ‘트럼프 정권’이라서 좋아하는 걸까? 생각하라고, ‘정권’이나, ‘정치’는 항상 바뀌는 것이다. 아무리 북한이 싫어도 거기에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인 북한이 싫다고 해서 북한의 인민들이 힘들게 살고 있다면 그게 우리의 ‘행복’이 될 수는 없다. 거기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걸 상상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일본이 북한을 아무리 싫어해도 북한이 이웃인 것은 변함이 없다.
이번 화요일에 영국인 동료가 북한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다.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북한은 주변에 강대국에 둘러 싸인 약소국이라고 본다. 그들은 주변 강대국에 대해 자신들을 지키려는 수단으로 무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신무기를 개발해서 강대국으로부터 자신들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지, 주변 강대국을 공격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북한이 ‘전쟁’을 도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네도 힘이 있다고 주변 강대국에게 깔보지 말라고 힘자랑을 하는 것이다. 약소국이 강대국을 공격했다가 묵사발이 되는 것은 약소국이 아닐까? 북한을 이지메하는 것은 주변 강대국들이 아닌가? 가해자들이 더 난리를 친다. 현재, 북한과 한국을 도발하는 것은 미국과 일본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며, 그에 못지않게 위험한 것이 일본이라고 본다. 북한의 무기 개발을 빌미 삼아 세계 최강국 미국이 ‘전쟁’을 들먹거리며 도발하고, 군사강국 일본은 북한이 공격한다고 헛소리를 하면서 ‘전쟁’을 들먹거리며 헌법을 고친단다. 일본이 군비를 강화하면 중국도 더욱더 군비를 강화해야 하고, 옆에 있는 러시아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강대국이 더 강해지면 그것이 무서운 북한도 죽어라고 위험한 무기 개발을 해야 한다. 동북아의 평화가 위험하게 되는 ‘악순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북한이 바라는 것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대화라고 본다. 그리고, 북한과 미국은 멀지 않아 직접적인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정은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북한의 체제를 목숨 걸고 지키고 싶은 것은 김정은이라고 본다. 즉, 김정은이 평화를 사랑하는지 어쩐지는 몰라도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김정은이 ‘전쟁’을 하면 자기네가 망해서 갈 곳도 없을 텐데, ‘전쟁’을 하겠나? 두 번째로 ‘전쟁’을 원하지 않는 것은 ‘한국 남자’들이다. 군대에 갔던 ‘한국 남자’들에게 다시 군대에 간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일인 모양이더라, 그러니 ‘한국 남자’들이 군대 가기 싫어서라도 ‘전쟁’이 나길 원하지 않는다. 아마, ‘한국 남자’들이 ‘전쟁’이 나지 않게 결단코 막지 않겠나? 그런 이유로 ‘북한’과 한국이 전쟁을 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고 해설한다. 그냥, 내 나름의 해설인 것이다. 북한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만이 아니다. 21세기에 들어와 일본이 가장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 일본이 정치적으로 북한을 이용한다는 구체적인 현상은 재일동포를 탄압하는 것이며, 자신들이 군사대국을 향해 치닫는 것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국의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공포 정치'를 하고 있다. 정말로 짜증 난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전혀 상관이 없는 창문 밖의 느티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