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사회

국제관계가 리얼리티쇼인가?

2018/05/26 국제관계가 리얼리티쇼인가?

 

오늘 동경은 오전에 맑았다가 오후에는 흐린 가라앉은 분위기 날씨였다. 집에서 쉬면서 밖을 보기에는 지내기 좋은 날씨였다. 지난 주 급하게 서울에 다녀와서 피로회복을 못하고 평상시처럼 일을 해서 어제는 아주 피곤했다. 주말이라서 오늘도 도서관에 예정이었지만, 빌릴 책은 수요일 빌렸다. 그냥 집에서 느릿느릿하게 지내면서 쉬기로 했다. 주말에 하는 중요한 일은 먹고 쉬는 것이다.

 

어젯밤에 현미를 씻어서 불렸다가 오늘 아침에 쌀도 씻어서 콩을 넣고 밥을 했다. 일본산 연어를 굽고 북해도에서 온 유기농 녹색과 흰색 아스파라거스를 볶았다. 냉장고에서 오래 묵은 짠지도 씻어서 볶았다. 쌈장에 양배추를 꺼내서 쌈을 싸서 먹었다. 그동안 빵을 먹고 지내다가 밥을 먹으니 기분이 좋다. 염분을 많이 섭취해서 몸이 약간 붓는다는 것이 결점이지만, 가끔은 어쩔 수가 없다.

 

 

목요일에 풍계리에서 핵개발 시설을 폭파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에 확실한 진전이 보이는 것 같아 좋은 기분이었다. 문 대통령이 미국 방문을 해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왔다는 뉴스도 봤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는 줄 알았더니 밤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캔슬한다는 속보가 떴다. 설마, 농담이거나, 가짜 뉴스겠지 믿기가 힘들었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러면 그렇지 하는 것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해서 돌아온 지 하루도 안되었는데, 북한이 풍계리의 핵개발 시설 폭파를 기다렸다는 듯이 북미 정상회담을 캔슬한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한국과 북한을 동시에 뒤통수를 치면서 한방에 묵사발을 만들었다.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에서 판문점 선언을 지키는 것도 있지만 비핵화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보인 것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우방이라는 한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어떻게 보고 있는지 민낯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장기판의 졸이라는 것이다. 동맹이라면 최저한의 예의라는 것이 있을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고 문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였다. 결국, 한국은 미국에서 보면 식민지 정도 취급이라는 걸 한국사람들이 확실히 알게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솔직한 표현으로 미국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냄으로 한국사람들에게 많은 걸 알려줬다. 고맙다, 트럼프 대통령 한국사람들이 가야 할 길을 명확히 알려줬다.

 

금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한국 뉴스를 듣고 있었다.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북한이 차분하고 성숙한 대응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훨씬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대응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부 매스컴이 설레발을 쳐서 마치 문 대통령의 실책인 것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난리를 치는 것도 있었다. 한국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한국 정부,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믿는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성공적인 결과가 한반도의 비핵화, 평화와 번영으로 직결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는 한국민들의 염원인 것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동 단결해서 '전략적 우쭈쭈'를 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고 노벨평화상을 받으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한 멋있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드라마의 예쁜 각본까지 준비했다. 그 각본을 의식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갔던 것을 트럼프 대통령은 무시하고 묵사발로 만들었다. 미국이 막강한 힘을 가진 무서운 나라니까, 함부로 나서서 비판할 일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한국이 생각하는 드라마의 예쁜 각본대로 가는 것이 모양새가 멋있었다. 한국사람들이 대동 단결해서 '전략적 우쭈쭈'까지 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응원했던 마음을 잊을 것이다. 한국사람들이 밟히면 꿈틀 한다는 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여기는지 각인시켜줬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한반도에 사는 사람들이 주체적, 주도적으로 실현해가야 한다는 걸 확실히 알려줬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싫어하는 것은 일본 만이 아니라는 걸, 미국도 그렇다는 걸 알려줬다. 북미 정상회담 만이 아니라, 플랜 B와 플랜 C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일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중지에 대한 뉴스를 재빠르게 올라왔다. 그 뒤에 북미 정상회담을 재개할지도 모른다는 움직임에 대한 것은 뉴스가 늦다. 어제 오후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본 속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중지하고 북한에 최대한 압박을 가한다는 것이었다. 한국 뉴스에는 어디에도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은 없었는 데...... 일본이 원하는 희망사항이 아닌가? 내가 항상 보는 동양경제 뉴스 사이트에는 정치 경제란에 북미 정상회담 중지에 대한 기사는 세 개나 올라와 있지만, 재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뉴스가 한 꼭지도 올라오지 않았다. 일본에서 뭘 바라고 있는지 너무 확실히 드러난다. 북미 정상회담 중지를 기다렸다는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싶다.

 

부디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어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을 위해서도 그게 좋은 성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본다. 한반도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이 꼭 필요한 과정이기에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마음은 차갑게 굳었다. '전략적 우쭈쭈'도 거둔다. 일본과 미국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걸 잊지 말고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주적으로 평화와 번영의 길로 가야 한다.

 

이번 일로 확인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관계를 리얼리티쇼 취급을 해서 북한과 한국을 막다른 길로 내몰며 휘두른 것이다. 일부 매스컴에서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문 대통령을 때리는 기사가 나왔다. 하지만, 놀라운 전개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북한이 차분하고 성숙하게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낸 비장의 카드를 선수 쳐서 읽고 있었던 것 같다. 한수 위다한국사회도 패닉에 빠지는 일이 없이 차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에 크게 휘둘리지 않았다. 애초에 트럼프 대통령을 얼마나 믿었을까? 한국은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해 마음을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보다 김정은 위원장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상대가 된 것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을 믿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있다고 해도 잘 타개할 것이라는 신뢰인 것이다. 한국사회가 자신감과 함께 성숙해졌다. 남북한이 같이 성숙해지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국사람들이 한반도의 평화에 번영에 대해 꿈을 꾸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한반도라고 하면서 실질적으로 ''에서 살았다. 남북관계 개선으로 평화와 번영을 꿈꾼다는 것은 이름 그대로 '섬나라'에서 세계와 연결된 '반도'에서 살아갈 꿈인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 한반도에 사는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꿈이 되고 말았다. 단지 꿈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니라,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한 걸음씩 나가기 시작했다. 북한 사람들도 같은 꿈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꿈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든다. 흔들리지 말고 한 걸음씩 나가야지.

 

국제관계는 리얼리티쇼가 아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현실이며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목표가 정해졌으면 흔들림 없이 차분히 그 길로 가야 한다.

 

'한국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공항에서-2  (0) 2020.05.30
인천공항에서-1  (0) 2020.05.30
MBC의 변명  (0) 2020.05.30
일 년 전 오늘  (0) 2020.05.16
투표용지 괴담이 아니다  (0) 2020.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