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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아베정권

너무나 '애국적'이어서

2018/05/28 너무나 '애국적'이어서

 

오늘 동경은 서늘하게 흐린 날씨였다. 아침으로 잡곡밥에 된장찌개를 먹었다. 옷을 갈아 입고 준비해서 도서관을 향했다. 날씨가 덥지 않아서 걷기에 쾌적하다. 가는 길에 농가 마당을 들여다봤더니 양상추가 있어서 하나 사서 들고 갔다.

 

지금 주변에 수국이 피기 시작했다. 사는 곳이 기온이 낮아서 기온이 높은 곳 보다 늦게 핀다. 내가 돌보는 수국이 세 그루 있다. 가장 예쁜 것이 먼저 피는데, 일찍 핀 것을 누군가 꺾어 갔다. 피기 시작할 무렵 수국이 가장 예쁜데 그중에서 실한 걸 무참하게 아직 덜 피었는데 꺾어 갔다. 내가 돌보니까, 내 수국인데 누군가 꽃을 훔쳐갔다. 속이 좀 상하다. 나도 꺾지 않았는데......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어쩔 수가 없다.

 

 

오늘 도서관에 가서 신문을 봤더니 주요 일간지 일면에 일제히 북미정상회담 재개 소식이 실렸다. 신문에 따라 제목과 헤드라인이 약간 차가 있지만 대동소이하다. 공통점은 북미정상회담 재개에 한국의 역할,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을 깡그리 무시하고 미국이 우위에서 진행한다고 한다.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된 것에는 지난 주말에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는데 일본에서 보기에는 중요하지 않은 모양이다. 남북정상회담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애써 무시하는 걸 보면 거꾸로 대단히 의식하고 있다는 걸 드러낸다. 그런데 참 우스광스럽게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도 인식을 바꾸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습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만하게 보고 있다. 한국 자한당대표와 너무 닮았다. 요즘은 일본이 약간 자제하고 한국에서는 미친 듯이 나가고 있다. 어쨌든 괜찮다. 실속을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슈퍼맨이라는 걸 알고 있나? 슈퍼맨과 김정은 위원장의 콤비플레이라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넘어서 지구를 구할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죽으면 죽었지 북한과 한국, 중국에 대한 우월감을 포기할 수가 없다.

 

도서관에서 일본에서 헤이트스피치를 반대하는 활동가가 쓴 책을 읽었다. 주로 헤이트스피치를 한 것은 '재특회'라는 그룹이 중심이다. 넷우익과 일본회의와 더불어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핵심층이다. 헤이트스피치라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고 치부했지만, 엄연한 폭력이다. 자신들이 사는 사회의 사회적 약자인 마이노리티에 대해 공개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라고 했던 것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단지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실제로 일본사람들에게 외국인, 재일동포를 차별하게 선동했다. 원래 일본은 차별이 심한 곳이다. 그런 와중에 정부가 나서서 차별을 선동하니 얼씨구나 좋다 보통 사람들까지 양아치가 되어 차별을 하게 만들었다. 일본에서 외국인을 차별하는 것은 일종의 '애국적 행위'가 되어 있다. 차별이 심각해져서 일본의 선주민족인 아이누나 오키나와 사람들에게, 후쿠시마사람들에게도 차별을 일삼고 있다. 이런 잘못된 정치는 자살골이다. 자신들이 살아가는 사회를 파괴하는 행위인 것이다. 아베 정권에서 역주행을 한 일본의 민주주의가 언제 회복할지, 회복할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정치적으로 북한은 말할 것도 없이 혐한에 혐중을 해온 결과, 관광객은 돈을 쓰러 오는 사람들이라, 경제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일반 사람들 인식으로서는 도저히 반길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혐오' '차별'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차별'이나, '혐오'를 하지 말라는 것은 '차별'이나 '혐오' '폭력'이기에 '범죄'를 저지르면 안된다는 뜻으로 알라고 한다. 이전에는 '차별' '혐오'에 대해서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서 하면 안 되는 교양머리 없는 짓거리였지만, 지금 세계적인 추세로는 '폭력'이며 '범죄'로 알고 있다. 정치가들이 '차별적'인 망언을 일삼고 '혐오'를 부추겨도 절대로 본받으면 안된다. 정치가는 권력이 있지만 보통사람들에게는 권력이 없다. 바로 처벌을 받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

 

이웃나라에 '혐오감'을 국가가 매스컴을 동원해서 선동하는 것은 '전쟁'이나 '테러'와 마찬가지다. 일본은 그동안 북한을 '가상적국'으로 깨부수고 있었다. 항상 북한에서 '공격'한다고 설레발을 치고 난리가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 만들어진 '북풍'이 아베 정권의 지지율을 유지시켜준 공로자다. 동일본 지진 이후 '혐한'이 등장했다. 이전부터 있던 것이 주류가 된 것이지만, 영토분쟁을 이유로 불타올랐다. '혐중'에 대해서도 영토분쟁을 중심으로 불을 질렀다. 일본이 주변국가에 대해서 거의 일방적으로 '혐오감'을 부추기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전쟁'을 했던 것이다. '전쟁'을 하는 나라에 대해 어떻게 '호의적'으로 볼 수가 있겠나? 주변국가에 대한 '적대감'이 아베 정권을 유지하는 에너지원이었다. 그렇기에 일본이 미국과 북한이 정상회담을 하고 수교를 맺으면 태도를 바꿔야 한다. 미국에 따라 가야 하니까. 하지만 일본 국민들은 그동안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해왔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용납할 수가 없다. 자신들이 판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과도 국가간에 정치적으로 표면적인 관계 개선처럼 쇼를 할 수 있지만 일본 국민들은 '전쟁'을 했던 상대라서 마음을 열 수가 없다. 일본 국민이 볼 적에 '전쟁'이 끝나지 않은 것이라, 주변국가는 '적국'이다. 정치와 매스컴이 합작으로 만들어 온 것이다. 자신들이 만든 틀에 옭아 매어 스스로 목을 조이고 있다.

 

진짜로 웃기는 것은 실질적인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입힌 것은 일본이 주변 국가에 대해서다. 근래 일본에서는 거꾸로 자신들이 주변 국가로부터 '공격'을 받은 '피해자'가 된 것이다. 죽으면 죽었지 절대로 질 수가 없는 상대에게 '공격'을 당했다는 일본 사람들 심정은 어떻게 치유가 될지 정말로 모르겠다.

 

한국은 너무나 엉망인 지도자로 인해 국민들이 노력하고 학습해서 똑똑해지고 말았다. 일본에서는 정치가 국민들을 우매하게 만들고 말았다. 일본 사람들이 너무나 '애국적'이어서 그렇다. '애국'에 대한 생각이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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