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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제주도 사람들/재일동포

새로운 친구

새로운 친구

재일 제주도 사람들/재일동포 2011/11/03 22:46 huiya



지난 주 목요일에 새로운 친구가 한 명 생겼다. 

내가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입력을 해서 문자를 보낼 정도로 적극적이였다
.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중에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 그렇게 적극적으로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해낸 것이다.

상대는 재일동포 아이다.
내가 이 아이들과 가끔 모노레일 역에서 보기 시작한 게 블로그를 뒤져보니 일년 정도가 된 것 같다. 삼형제였는데, 큰 언니는 중학생이 되어서 자전거 통학을 한다고 올해 들어서는 안보인다. 목요일에 재수가 좋으면 나머지 두 명을 한꺼번에 아니면 한 명이라도 볼 수 있다. 그 아이들을 볼 수 있는 시간에 마춰서 역에 간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꼭 있으라는 법은 없다. 그렇다고 세상이 뒤숭숭하니 내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것도 이상한 것이다.

새학기가 시작되어 네 주 전에 둘을 다시 만났다. 과자라도 주고싶었는데 마침 가진게 없었다. 여자아이에게 내가 여름방학 때 네팔에 갔었어그랬더니 네팔이 어딘지 잘모르는 눈치이다. 내가 신은 신발을 보더니 중국것으로 보였나보다. 
이 신발은 중국에서 산거예요?

아냐, 일본거야, 근데 이름이 블루차이나. 나 이거 참 좋아해

다음에 봤을 때 먹다 남은 쵸코렛을 줬다. 
이 건 벨기에건데, 처음 사봤어, 너네 만날 줄 알았으면 과자를 가지고 올 걸.

지지난 주에는 아침에 과자를 챙겨서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역에 갔더니 막둥이 남자아이 만 풀이 죽어서 앉아있었다. 
오늘은 왜 혼자야?
누나네 는 먼저 갔어요, 나는 병원에 들렀다가 가느라고 좀 늦은 거예요.

왜 어디 아파? 제가 축구하는데 골키퍼 거든요, 그래서 여기저기 부상을 한답니다.
이번은 무릎이 다쳤는데 이 건 성장하면서,,,

말을 하는 폼이 남자답게 의젓하다, 너무 멋있다. 내가 가지고 갔던 과자 쵸코렛을 나눠먹으라고 세 개 줬다. 너무 먹고싶어하는 눈치이길래 .

하나 먹어도 돼.
아니예요, 전차안에서는 이런 걸 먹으면 안돼요

그러면서 먹고 싶은 걸 꾹 참는다. 너무 너무 멋있고 귀엽다. 광채가 난다.
요즘 내가 가르치는 대학생들도 전차안에서, 그 것도 아침부터 닭다리튀김을 냄새풍겨가며 먹는데,,,비교된다. 이대로 자라면 너무 멋있는 남자가 될 것 같다. 

지난 주도 시간을 마춰서 역에 갔다.
아이들이 안보여서 전차를 하나 그냥 보냈다. 다음 전차에 타서 오늘은 못 만나나 했더니, 여자아이가 왔다.

오늘은 혼자네, 지난 주에 나눠 먹으라고 동생안테 과자 세 개 줬는데. , 알아요. 같이 먹었어요.
내가 마침 써서 고치고 있는 논문을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있는 내 이름을 가르치며
이 게 내 이름이야 했더니
어머 조선사람이예요? 그러면서 눈이 빛난다. 경계심이 풀리며 친근감이 다가온다.

그래, 처음 만났을 때 한국아줌마라고 했잖아. 실은 내가 재일동포를 연구하는데, 우리말로 쓴 책도 있거든,기회가 있으면 주고 싶은데, 전화번호를 알려줄래?

그래서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문자를 보냈다.그랬더니 짧지만 너무 센스있는 문자가 왔다. 역시 내가 짝사랑을 할 정도로 매력을 가진 아이였다. 이 아이는 초등학생인데 나보다 더 아줌마 같다. 어른스럽다. 중학생인 언니가 더 어려보이고,,,

일 년이 걸린 것이다. 전화번호를 물어보기까지, 
근데 이 아이들이 참 매력적이다.
끌린다. 
팍팍 잡아당긴다. 
휘말릴 것 같은 예감이다.

목요일이 기다려진다. 이 아이를 만날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왜 이 아이들이 그렇게 매력적인지, 
내 가슴에 파고 드는지 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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