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26 가끔 아프다
오늘 동경은 아침부터, 어젯밤부터 비가 왔다. 아침에도 비가 오고 있었다. 오늘은 수요일로 1교시와 4교시가 있는 날이다. 4교시는 지난주에 종강을 해서 오늘로 1교시가 종강이다. 어제는 한 과목, 두 반이 시험을 봤다. 시험 준비가 부족해서 걱정했더니 시험도 엉망이었다. 그동안 수업 분위기가 좋았던 만큼 실망도 크다. 과목에 따라 다르지만, 내가 가르치는 방법은 초등학생도 따라올 수 있을 정도다. 기본적인 지시를 듣고 그대로 따라하면 어느 정도 할 수 있게 된다. 학생들 반이 공부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다. 공부하는 훈련은 어릴 때부터 하는 것으로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런 훈련을 하지 않고 대학교에 온 학생들은 수업에 따라오기가 힘들다. 공부하는 훈련이 부족해도 책을 읽고 지시를 듣는 기본적인 걸 지키면 따라올 수도 있다. 그러나, 공부하는 훈련이 안 되어 있는 학생은 기본적인 소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내가 보면 수업에 나와도 몸은 거기에 있지만, 거의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온 것이다.
한편으로 같이 시작해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이 있다. 똑같은 스타트 라인에서 시작해도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과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전혀 다르게 골인한다. 학생들 개인적인 능력의 차가 아니라, 훈련된 노력의 차가 열 배정도 된다. 골인하는 지점에서 열 배나 차가 나면 그 후는 노력해서 따라잡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노력하는 학생들은 노력해서 얻는 재미와 성과를 알기 때문에 계속 노력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지식의 양극화가 선명해진다. 같은 대학을 나와도 실력의 격차도 커졌다. 살아가는 세계도 다를 것이다. 나는 적어도 대학에서 자신의 공부하는 방법을 확립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대학이라는 환경이 도움이 된다. 그 후에는 사회인이 되고 나서야 공부하는 방법을 확립하려면 시간이 없다.
학기말이 되면 여러모로 스트레스가 많다. 오늘 아침 1교시는 무사히 착지한 수업이었다. 학생들이 종강에서쓴 코멘트에는 강의를 듣고 자신들 생각이 바뀌고 시야가 넓어졌다고 자신들 인생에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학생들이 열심히 강의를 듣고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쓰러질 정도로 무리를 해도 학생들이 듣질 않으면 단지 시끄러운 잡소리가 될 뿐이다. 1교시를 마치고 학생들 코멘트를 다 읽었다. 쌈장을 가지고 가서 직원에게 좀 나눠줬다. 직원이 지금 기왕후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단다.
다음에는 12시가 되기 전에 도서관에 가서 친구에게 쌈장을 전해주고, 요전에 아들문제로 상담했던 걸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걱정한다고 해서 안되는 게 되는 것도 아니고 되는 것이 안되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도서관에서부터 배가 아파왔다. 비가 와서 날씨가 선선해서 다행이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걸어 오면서 야채 무인판매에 들렀다. 오늘은 미니토마토가 있었고 오이도 한봉지 샀다. 집으로 걷는 동안도 계속 배가 아프다. 배가 아픈 것이 심상치 않다.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했다. 배가 점점 더 아파온다. 아침부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날씨가 선선하지만 습도가 높아서 땀을 많이 흘렸다. 거기에 냉방에 차거운 바람 맞기를 반복했다. 스트레스에 몸이 덥다가 춥기를 거듭한 것이 원인이다.
점심으로 아침에 먹다 남은 것을 먹고 옥수수를 삶아서 먹었다. 화장실에 갔더니 사정없이 설사를 했다. 너무 힘이 빠져서 동료들과 요코하마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 약속에 갈 수 없을 것 같다. 동료에게 몸이 아프다는 메일을 하고 침대에 누워서 담요까지 덥어서 몸을 따뜻하게 해서 잤다. 3시간쯤 정신없이 자고 났더니 몸이 조금 회복했다. 이렇게 가끔 몸과 마음이 아프다. 학교나 길에서 쓰러지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노력해서 자신의 능력을 개척해가는 학생들은 어떻게 든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전혀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들이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 모르겠다. 공부를 잘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때 눈 앞에 주어진 걸 열심히 하는 습관이 없으면 뭔가 습득하는 것이 어렵다. 뭔가를 습득해서 자신의 능력으로 전환하는 것은 순발력만으로는 안된다. 장거리마라톤과 같은 것이라고 본다.
사진은 본문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플리마켓에서 산 것 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