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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사회

태풍 하이선이 지나는 밤

NHK에 따르면 9월 6일 동경도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116명으로 확진자 누계 21,772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369명으로 사망률 1.69%이다. 일본 전국에서 신규 확진자는 저녁 6시 반 현재 449명으로 요코하마항을 포함한 확진자 누계가 72,749명이 되었다. 사망자 누계는 1,379명으로 사망률 1.89%이다. 같은 날,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167명으로 내역을 보면 지역감염이 152명, 해외유입이 15명이다. 확진자 누계는 21,177명이 되었고 사망자 누계가 334명으로 사망률 1.58%이다. 

 

저녁 6시 반 이후 일본 통계가 올라오지 않는다. 통계를 보니 오늘 태풍이 통과하는 지역이 빈칸이 있는 걸로 봐서 오늘은 코로나 19 통계에 신경 쓸 상황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한국 연합뉴스에서는 일본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로 준 걸 기뻐하는 뉴스가 떴다(news.v.daum.net/v/20200906220721412). 연합뉴스가 일본 NHK보다 더 일본을 생각하는 것 같다. 자국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논조 밖에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미안하지만 코로나 19 방역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하는 일을 일본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차원이 다르다고 한다. 

 

일본은 오늘 하루 종일 태풍 하이선에 대한 뉴스로 도배가 되었다. 비록 오키나와 주변에서 규슈 옆을 통과하지만 워낙 태풍이 커서 태풍권에 들어오는 지역이 넓다. 거기에 규슈는 지난 집중호우 피해에서 아직 복구하는 중에 태풍이 연달아 왔는데, 이번 태풍이 아주 강하고 100년에 한 번 정도의 확률로 집중호우가 내린다고 해서 강이 다시 범람할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댐을 사전에 방류하고 가능한 대처를 했지만 자연재해라는 게 실제로 끝나고 봐야 한다.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피난하라'는 지시와 권고가 내려지고 있다. 저녁 뉴스를 보면 540만 명에 대해 피난 지시와 권고가 내려졌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70361).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피난 지시와 권고이지만 피난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피난해서 가도 피난소가 수용인원이 차서 들어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현재 코로나 19 감염 우려도 있어서 피난소에 가는 것이 걱정된 사람들이나 호텔을 잡을 수 있는 사람들은 호텔로 피난을 했다. 같은 지역이라도 호텔 건물은 더 튼튼하고 높다. 그리고 최소한 숙식이 해결된다. 호텔이라도 아예 태풍 영향권을 벗어난 지역까지 피난을 해서 호텔에 숙박하는 경우도 있다.

 

NHK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일본보다 일찍 5일에 태풍 영향권 주민에게 피난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한다(www3.nhk.or.jp/news/html/20200905/k10012602671000.html?utm_int=news-ranking_access_list-items_020). 다음을 보고 있지만 보지 못한 뉴스다. 일본 상황에 대해서는 상세히 보도하면서 왜 한국 상황에 대한 자세한 보도는 나오지 않는 걸까? 추미애 장관 아들 각종 의혹을 창작하고 있는 것이 슈퍼 태풍보다 시급하며 국민적 관심사인가? 오밤중에 그런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각종 의혹을 창작하면서 까던 스타일인가? 일본 태풍이 스쳐 지나가는 지역 상황에 관한 상세한 보도만큼 한국에 대해서 보도했으면 좋겠다. 전공의가 업무에 복귀 여부도 정 복귀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다. 의대생의 국시 거부도 아이들도 아니고 다 자신들 인생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나이니까, 알아서 판단할 문제이다. 7일로 날자가 변경된 시간이 되어야 태풍에 관한 뉴스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이런 태풍에도 슈퍼가 붙는 자연재해에 대해서는 미리미리 사전에 국민적인 관심을 갖고 같이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언론도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 정부가 쓰러지길 바라는 걸로 보인다. 언론이 슈퍼 태풍이나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존재로 보인다. 

 

피난 지시와 권고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내용을 소개하자. 집이 강변이라서 호텔에 피난하고 있지만, (호텔에서) 식재료가 없어서 식사를 제공할 수 없다고 사죄했습니다. 식재료가 도착하지 않아서 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이런 때는 피차일반이라고 납득했습니다. 체크인할 때 옆에서 호텔 맨에게 "너네가 사다가 식사를 준비해라"라고 클레임을 걸고 있는 젊은이가 있어서, 그렇다면 집에 돌아가거나 피난소에 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비상시에 서로 협조적이지 않은 사람에게 사죄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호텔에서 일하는 여러분 힘내시기 바랍니다. 숙박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나는 이 댓글을 읽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봤다. 그런데 대댓글을 보면 거짓말이라거나, 조작이라는 걸 볼 수가 있었다. 

 

어제 뉴스를 보니까, 마트에도 사재기로 인해 식료품이 다 동이 났다. 자동차에 주유할 기름도 다 떨어졌다. 창문에 붙이는 테이프도 품절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텔 식재료도 외부에서 반입이 되지 않으면 식재료가 없다. 태풍으로 인해 외부에서 반입할 시간이 없었다. 지금 정전이 된 지역이 많다고 한다(news.yahoo.co.jp/pickup/6370385). 정전이 되면 호텔의 자가발전으로 최저한의 서비스는 가능하지만 에어컨도 작동할 수가 없지 않을까? 이런 비상사태에는 호텔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면 손님을 위해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태풍은 지나가는 시간 동안 안전한 곳에서 지낼 목적으로 호텔에 투숙한 것이다. 평상시 호텔에서 풀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클레임을 걸고 싶은 기분은 알겠지만 호텔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내가 추측하기에 관광 가는 것이 아닌 피난 목적이라서 호텔에 예약한 것도 직전이거나 당일이었을 걸로 본다. 호텔에서도 사전예약으로 미리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면 미리 준비했을 것이다. 그럴 시간이 없었기에 체크인할 때 미리 사전 양해를 구한 걸로 보인다. 호텔에만 가면 숙식이 해결될 줄 알고 아무 준비도 없이 피난 간 주민이 화도 나겠지만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같이 안전을 도모하고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도 많은 댓글이 서로를 걱정하는 것이 많다. 실시간으로 뉴스에 나오지 않는 현지 상황을 전하는 내용도 있다. 거기에 다른 태풍을 경험한 사람이 태풍이 올 때보다 지난 후에 더 큰 피해가 많이 생긴다는 것도 알려준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피난소에 가도 사람이 많을 것이라 집에서 지낸다는 내용에 대해 절대로 베란다에 나오지 말라, 창문 가까이에는 있지 말라는 등 조언을 해준다. 일본에서 베란다는 다 오픈된 형태이다. 한국처럼 베란다를 막거나 하지 못하는 걸로 안다. 

 

일본에서는 태풍이 규슈를 스쳐지나지만 워낙 태풍 영향을 받는 지역이 많아서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내일 아침 날이 밝아서 태풍이 지나고 나서 괜히 호들갑을 피웠다고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서로 격려하고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인지상정이라고 본다.

 

그런데, 오후에 아베 총리가 뉴스에 나왔다. 완전히 인상이 달라져서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였다. 그 내용이 정말로 대단했다. 새로운 안전보장 전략에 대해서 내주 후반에 담화를 발표한다는 내용이었다(www3.nhk.or.jp/news/html/20200905/k10012601961000.html?utm_int=all_side_ranking-social_004). 나는 그 뉴스를 보면서 비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일본에서는 중요한 내용이겠지만 지금 사상 최대의 태풍이 지나가고 있는 상황에 긴급히 보도할 내용인가 싶었다. 아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사람들이 정신이 없는 사이에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하는 건가? 새로운 안전보장 전략은 언제 어떤 경우에 생길지 모르는 일에 대한 것이다. 지금 당장 눈앞에서 지나가고 있는 슈퍼태풍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긴급상황에 대해 모두 집중해서 긴장하고 있는데, 그런 발표를 했다. 정말, 대단하다. 마지막까지 대단한 활약을 벌일 모양이다. 태풍은 지나가도 아베 총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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